2023년 게임사 실적, 대체로 ‘불황’ 가운데 도전한 회사는 웃었다

p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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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1 오전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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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게임사 실적, 대체로 ‘불황’ 가운데 도전한 회사는 웃었다

▲ 실적 주간을 통해, 주요 게임사 매출과 영업이익 정보가 공개됐습니다
▲ 실적 주간을 통해, 주요 게임사 매출과 영업이익 정보가 공개됐습니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지난해 실적이 대부분 공개됐습니다. 올해 초부터 국내 외를 막론하고 거대 IT 기업, 게임사들의 구조조정 소식이 잇달아 전해지며 2023년 실적에 대한 궁금증도 함께 증폭된 상태입니다. 우선 크게 둘러본 국내 게임사 2023년 실적은 썩 호황은 아닙니다. 금리 인상과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세 등 여러 요인이 맞물리면서 소비자들 지갑이 닫힌 데다, 투자 심리도 얼어붙었죠.

그래서 역설적으로 지난 2023년은 국내 게임사에게 기존의 틀을 깰 것을 요구하는 ‘변화의 해’라고도 보여집니다. 기존 방식대로는 새로운 매출원을 발굴하기도 어려울 뿐더라, 더 이상 국내 시장만 고수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죠.

비단 국내만의 상황은 아니라, 전 세계 많은 게임사가 완전히 신규 IP 도전작을 내거나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등 새로운 활로를 모색했죠. 그 일환으로 2023년은 유독 대작들이 많이 쏟아진 해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2023년 국내 게임사들은 어떤 시간을 보냈을까요?

무난히 버티는 것만으론 
조금 부족했던 2023년

그간 국내 게임업계를 두고 ‘변화’가 필요하다는 말은 계속해서 나온 바 있습니다. 특히, 2020년대에 들어서는 많은 게임사들이 주력으로 삼았던 모바일 MMORPG도 영 시들해진 모습을 보이면서, 이를 돌파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글로벌 활로 개척, 기존과는 다른 플랫폼과 장르 도전이 대두되기도 했죠.

지난 2023년은 이러한 우려들이 ‘실적’이란 현실적인 수치로 표기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수많은 수작들이 있던 시기, 우리는 어떻게 보냈을까요?
▲ 수많은 수작들이 있던 시기, 우리는 어떻게 보냈을까요?

일단, 국내 주요 게임사를 가리키는 ‘3N’에서 넥슨을 제외하면,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모두 2023년 실적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들었습니다. 엔씨소프트는 전년 대비 매출은 31%, 영업이익은 75% 감소했으며, 넷마블은 전년 대비 매출은 6.4% 감소, 영업이익은 적자를 유지했죠.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2023년에 모두 ‘쓰론 앤 리버티’와 ‘세븐나이츠 키우기’와 같은 신작을 선보였지만, 개발 지연 등 이슈로 출시일이 미뤄지며 사실상 실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자연스럽게 기존 작품의 매출이 실적 대부분을 차지했는데, 나름 준수한 매출을 내놓던 이들 작품도 예전만큼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죠.

▲ 그나마 기존작이 잘 버텨주면서 더 큰 감소세를 막았죠
▲ 그나마 기존작이 잘 버텨주면서 더 큰 감소세를 막았죠

그나마 탄탄히 받쳐주는 작품들이 자리한 가운데 신작을 내놓으면서 도전에 나선 게임사들은 그나마 버텨냈지만, 펄어비스, 데브시스터즈처럼 라이브 서비스 운영에 집중한 게임사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펄어비스는 전년 대비 매출이 13.5%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 데브시스터즈는 전년 대비 매출이 24.9% 감소하고 적자를 계속해서 이어갔죠.

▲ 기존작을 잘 관리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 기존작을 잘 관리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양 게임사 모두 2023년에는 기존작 라이브 서비스 운영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과 ‘이브’를,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을 중심으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요. 특히 ‘검은사막’은 ‘아침의 나라’라는 큰 콘텐츠를 내걸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반향이 매출에 확 드러나지 않은 면을 보면 기존작을 계속 고수하는 것에도 한계가 분명 존재한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죠.

나오는 신작들에 따른 반응도 살펴봐야 하는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이런 부분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이 카카오게임즈 실적으로, 2023년에는 나름 준수한 성적을 거두는 기존작에 더해, 신작도 3종 내놓았는데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58% 감소했죠. 

▲ 기존작을 잘 관리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 기존작을 잘 관리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당시 카카오게임즈는 신작으로 ‘아키에이지 워’와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 그리고 ‘에버소울’이 출격했는데요. 해당 작품들 모두 모바일 시장에서 대체로 준수한 매출을 불러오는 장르 작품이었지만, 그럼에도 이전에 ‘오딘: 발할라 라이징’과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같은 히트작이 한껏 끌어올린 매출을 유지하기에는 역부족이었죠. 어떤 면에서, 이제는 기존 문법이 가볍게 통용될 만큼 여유로운 시장이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2023년 실적 부진을 경험한 국내 게임사들도 2024년에는 조금은 더 과감한 계획들을 내걸고 있는데요. 글로벌 추세로 바라보자면 뒤늦은 출발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더 이상은 기존 방식을 고수하는 것이 통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결국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힘들었지만,
변화의 성과들 나타났다

위 이야기처럼 국내 게임사들 대부분 아쉬운 성적을 거두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 와중에 ‘변화’를 지속적으로 밀어붙이면서 지난 2023년 나름의 성과를 거둔 게임사들도 존재합니다. 이들이 겪어낸 과정이 결코 순탄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렇게 결실을 맺은 덕분에 국내 게임업계도 다음 방향을 고민할 수 있게 됐죠.

▲ 2023년은 계속된 도전의 결실을 확인할 수 있었던 해이기도 합니다
▲ 2023년은 계속된 도전의 결실을 확인할 수 있었던 해이기도 합니다

우선, 넥슨은 2023년 전년 대비 매출이 20%, 영업이익은 30% 상승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순탄하게 라이브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는 기존작 ‘FC 온라인’과 ‘던전앤파이터’ 등이 잘 받쳐주는 것에 더해, 새롭게 합류한 2023년 신작 ‘프라시아 전기’와 ‘데이브 더 다이버’ 등의 흥행 영향으로 풀이되죠.

특히, 민트로켓에서 개발한 액션 어드벤처 신작 ‘데이브 더 다이버’는 국내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글로벌 흥행작으로써 큰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그 다음으로 나온 FPS 신작 ‘더 파이널스’도 준수한 인기를 누리면서 점차 글로벌 역량을 키워나가고 있죠. 실제로, 이 작품들로 4분기에만 북미·유럽 매출이 78% 늘어났습니다.

▲ 넥슨의 이러한 성과, 기존작과 신작 모두 동등하게 견인했다고 할 수 있죠
▲ 넥슨의 이러한 성과, 기존작과 신작 모두 동등하게 견인했다고 할 수 있죠

네오위즈 역시 이와 비슷한 면모를 보여주는 게임사입니다. 전년 대비 2023년 매출은 51% 증가,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을 했는데요. 본래 안정적인 웹보드게임을 기반으로 한 매출을 주력으로 했지만, 지난 2020년부터 지속적인 자체 IP 글로벌 진출 확대에 나서면서 PC/콘솔 게임 부문 매출 비중이 크게 늘어났죠. 특히 올해는 소울라이크 도전작 ‘P의 거짓’이 흥행을 기록하며, 이 같은 방향성에 큰 힘을 더하고 있습니다.

▲ 네오위즈도 마찬가지로, PC/콘솔 부문의 지속적인 투자가 성과를 보였습니다
▲ 네오위즈도 마찬가지로, PC/콘솔 부문의 지속적인 투자가 성과를 보였습니다

물론, 이런 신작들이 하루아침에 나온 것은 아닙니다. 이런 실적에 준하는 만큼 게임사 차원에서 꾸준한 신작 개발과 확보를 위한 투자 움직임이 있었고, 그에 따른 실패도 많이 감내한 덕분에 지금 모습이 가능했던 것이죠. 사실상, 이런 노력이 급변하는 시장 분위기 가운데 안정적인 모습을 내보일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런 모습과는 다르게, 크래프톤과 그라비티는 여전히 대표 IP인 ‘배틀그라운드’와 ‘라그나로크’를 고수하면서도 나쁘지 않은 실적을 기록했는데요. 크래프톤은 전년 대비 2023년 매출 3.1%, 영업이익 2.2%, 그라비티는 전년 대비 2023년 매출 56.6%, 영업이익은 52.8% 증가했죠.

▲ 아직까지는 '배틀그라운드'와 '라그나로크' 위세는 여전하지만...
▲ 아직까지는 ‘배틀그라운드’와 ‘라그나로크’ 위세는 여전하지만…

각 게임사가 내건 두 작품 모두 독보적인 입지를 점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권역에 집중하면서 실적 견인을 톡톡히 하고 있는데요. 다른 게임사들보다 아직까지 기존작이 가지는 영향력이 큰 편인데도 불구하고, 이들 역시 2024년부터는 조금 더 IP 다각화를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려고 하고 있죠.

크래프톤은 2024년 신작으로 ‘인조이’와 ‘다크 앤 다커 모바일’과 같이 PC와 모바일을 아우르는 다양한 작품을 선보일 방침이고, 그라비티도 신규 IP 확보에 더해 PC와 콘솔 부문에서 퍼블리싱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죠. 지난 1월에는 이를 통해 확보한 인디게임 10종을 오프라인에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 이들 역시 '다음'을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습니다
▲ 이들 역시 ‘다음’을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습니다

전체 글로벌 추세에서 본다면 이들 게임사의 행보 역시 빠르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기존작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에 지속적으로 나선 덕분에 이번 2023년에는 그나마 다른 게임사들에 비해 밝은 빛을 볼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모든 게임사가
‘변화’를 찾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현 게임업계는 크게 요동치고 있습니다. 2024년에 들어서는 낮은 실적을 이유로 규모 있는 게임사들의 대대적인 정리해고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비단 체질 개선을 위한 움직임이 결코 국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있죠.

▲ 이런 실적 속 정보들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 방향도 조금이나마 유추할 수 있죠 
▲ 이런 실적 속 정보들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 방향도 조금이나마 유추할 수 있죠 

위 실적을 쭉 둘러보면서도 말했지만, 이러한 수치들이 말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기존의 방식만 고수해서는 부족하다는 것이죠. 실제로, 괜찮은 실적을 받아 들었던 넥슨과 네오위즈는 많은 투자와 시간을 들이기는 했지만, 다양한 도전을 한 덕분에 기존작과 신작이 어우러진 안정적인 형태로 변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는 유례 없는 불황이 예상된다고들 합니다. 너나 할 것 없이 비용 효율화와 조직 개편, 그리고 신규 시장 개척을 주요 과제로 내세우고 있죠. 그럼에도 각자가 지금의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모색하는데 성공하고, 한층 더 성장하는 게임업계를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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