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신사업 이어 자회사 정리…’구조조정’폭 어디까지?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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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4 오후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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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 신사업 이어 자회사 정리…’구조조정’폭 어디까지?

AI 금융 조직 이어 엔트리브 법인 철수

박병무 공동대표 영입 이후 개편 속도 빨라져

엔씨소프트 판교 R&D 사옥 전경.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판교 R&D 사옥 전경.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가 AI(인공지능) 금융 사업에 이어 게임개발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 법인을 정리하기로 했다. 박병무 공동대표 내정 이후 회사가 본격적인 구조조정 절차에 돌입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트리브는 최근 직원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개최해 법인 정리 및 자사의 게임 서비스 종료를 안내했다. 직원 전원은 내달 15일 권고사직 형태로 회사를 떠난다. 엔트리브가 서비스 중인 ‘트릭스터M’, ‘프로야구H3’ 등 주요 게임 서비스는 종료하며, 게임 지식재산권(IP)은 엔씨소프트에 넘긴다.

엔트리브는 2012년 엔씨소프트에 인수된 이후 11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16년 첫 구조조정에 이어 2022년 두 번째 구조조정을 단행했으나 결국 적자 탈출에 실패하고 폐업에 이르렀다.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13일 AI 금융 전담 조직인 ‘금융비즈센터’ 소속 직원 40여명을 대상으로 조직 개편 설명회를 열고 사업 정리를 공지했다. AI 금융은 엔씨소프트가 수익 다각화를 목표로 시작한 신산업이다. 그러나 설립 이후 3년 동안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하면서 결국 철수 수순을 밟게 됐다.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가 공동대표 후보자로 영입된 이후 구조조정 속도가 빨라진 모습이다. 엔씨는 1997년 이후 줄곧 김택진 창업자가 단독 대표이사를 맡아왔으나 올해 들어 경영 실적이 나빠지면서 전문경영인인 박 후보자를 영입,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또한 회사는 지난 10월 ‘변화경영위원회’를 출범하고 조직개편, 비용구조 절감, 신성장동력 강화 등을 논의 중이다.

엔씨소프트의 대표적인 적자 계열사로는 윤송이 사장이 이끄는 엔씨웨스트가 있다. 엔씨웨스트는 엔씨소프트가 2012년 북미 현지에서 게임을 수급해 서비스하기 위해 만든 법인이다. 설립 이후 2015년부터 6년 간 적자를 이어오다 2021년 흑자전환 했으나 지난해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올초에는 비개발 인력 중심으로 직원 20%를 감축했다.

게임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가 몸집 줄이기를 이어갈 것이라 내다본다. 엔씨소프트는 기업가치 대비 조직이 비대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로 이날 기준 엔씨소프트의 시가총액은 약 5조원으로, 9조원인 크래프톤보다 한참 낮지만 임직원 수는 올해 3분기 기준 4784명이다. 크래프톤 직원 수는 1678명에 그친다. 게임사는 인건비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인력 구조조정만 해도 이익률을 상당한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다만 엔씨소프트는 AI 금융 조직 해체 발표 당시 본사 차원의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엔트리브 법인 정리에 대해서는 “미래 도약을 목표로 선택과 집중에 기반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며 “서비스 종료까지 이용자 불편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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