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스님들 “조계종 총무원은 현응스님 엄벌해달라”

아시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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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4 오후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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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 스님들 “조계종 총무원은 현응스님 엄벌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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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총림 해인사 임회의원 정산스님이 14일 조계종 총무원 호법부를 방문한 뒤 약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황의중 기자

성추문 의혹으로 해인사에서 산문출송(山門黜送·절에서 내쫓는 결정)된 전 주지 현응스님에 대해 엄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해인사 내에서 나왔다.

현응스님은 앞서 2022년 12월 가발 쓴 비구니와 속복을 입고 모텔을 나서다 발각돼 해인사 임회에서 산문출송당한 바 있다.

해인총림 해인사 임회(총림 단위에서 열리는 총회)의원인 정산·성공·진각·학암 등 스님 12명은 14일 서울 종로구 조계종 총무원 호법부를 방문해 성추문 의혹과 법인카드 유용·위증교사 의혹 등을 받고 있는 현응스님에 대한 고발장을 전달했다.

12명의 임회의원은 전체 30여 명의 해인총림 해인사 임회에서 임시회의를 열 수 있는 정족수에 해당한다. 즉 임시회의를 열 수 있는 만큼 대중의 뜻을 모아 엄중한 처벌을 요구한다는 뜻을 호법부에 전한 셈이다. 이들은 호법부를 방문한 데 이어 4층 접견실을 찾아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과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임회의원들은 회견에 앞서 보도자료를 통해 “조계종 총무원은 상습적인 모텔 출입으로 드러난 바라이죄(승려 계율 중 가장 엄격하게 금하는 죄)와 거액의 공금횡령 의혹에도 불구하고 (현응스님에 대해) 공권정지 7년이라는 송망방이 처벌을 내렸다”며 종헌·종법에 따라 철저히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12명의 임회의원을 대표한 정산스님은 조계종 총무원에서 약식 기자회견을 갖고 “스님의 성추행이라는 단어가 언론에 계속 보도되는 것에 대해 대단히 괴롭고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대승적 차원의 문제 해결은 현응스님에 대한 처벌을 면하는 게 아니라, 처벌은 엄하게 하되 종단이 이 사태를 잘 수습하는 방향을 얘기하는 것”이라 강조했다.

총무원장 진우스님과의 면담 결과에 대해서는 “불교발전을 위해 대승적 차원으로 해결하자는 원칙에 공감하셨다”고 전했다.

해인사 전 주지 현응스님은 2018년 한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여성인 A씨는 2018년 3월 온라인 게시판에 ‘현응 스님으로부터 성추행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고 5월 MBC ‘PD수첩’에 출연해 비슷한 취지의 인터뷰를 했다.

이에 현응스님은 방송 내용이 거짓이라며 A씨와 PD수첩 제작진을 형사 고소했다. 검찰은 PD수첩 제작진은 불기소 처분하면서도 A씨는 2020년 1월 재판에 넘겼다.

1심은 “A씨가 범행 시점과 장소를 특정하지 못했고, 게시글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법정 진술도 글 내용과 다르다”며 A씨 주장을 사실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3부(김지선 소병진 김용중 부장판사)는 지난달 29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주장한 추행 관련 내용은 주요 부분에서 일관되고, 일부 세부적인 진술이 변동됐다고 해도 허위 사실로 볼 만한 충분한 증거는 되지 않는다”며 “피고인을 고소한 사람의 진술을 쉽게 믿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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