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vs 수성”…일주일 후 결정될 아워홈의 운명

아이뉴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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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4 오전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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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vs 수성”…일주일 후 결정될 아워홈의 운명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국내 2위 단체급식 업체 아워홈이 갈림길에 섰다. 오너가 경영권 분쟁의 향방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임시 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그간 회사를 이끌던 막내 구지은 부회장이 승리할 경우 아워홈은 현 경영 체제를 유지하지만, 반대의 경우 경영권이 사모펀드 에 넘어갈 전망이다.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아워홈 본사. [사진=뉴시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오는 31일 임시 주총을 열어 사내이사를 추가로 선임한다. 지난달 열린 정기 주총에서 구지은 부회장을 포함한 사내이사 10여 명의 재선임 안건이 부결되면서, 상법상 최소 요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본금 10억원 이상의 기업은 사내이사가 최소 3인이어야 하지만 현재 아워홈 사내이사는 2명뿐이다.

2명의 사내이사는 구지은 부회장의 첫째 언니인 구미현씨와 그의 남편인 이영렬 전 한양대 의대 교수다. 구미현씨는 가정주부로 그동안 아워홈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으나, 이번 주총에서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과 연합해 구 부회장 재선임 안건 부결에 찬성하고 이사회에 진입했다.

아워홈은 구자학 전 회장의 1남 3녀가 전체 주식의 98%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으로 지분 38.6%를, 막내인 구지은 부회장은 20.67%, 장녀인 구미현씨는 19.28%, 차녀인 구명진씨는 19.6%를 갖고 있다. 구 전 부회장 측은 이사회를 완전히 장악하기 위해 임시 주총에 본인을 사외이사로 자신의 측근과 장남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 등을 올린 상태다. 구 부회장 측도 사내이사 재진입을 노릴 것으로 관측된다.

구본성(왼쪽) 아워홈 전 부회장과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사진=아이뉴스23 DB]

아워홈 오너가가 경영권을 두고 다툼을 벌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6년부터 지난한 분쟁을 이어오고 있다. 2021년엔 세 자매가 연합해 장남을 대표이사에서 끌어내린 바 있다. 몇 년 사이 분쟁 구도가 달라진 이유론 역시 ‘돈’이 거론된다. 구 부회장 체제로 전환된 후 적자 상태인 아워홈의 경영 정상화를 이유로 배당금이 대폭 축소됐는데, 구 전 부회장과 구미현씨가 이에 불만을 가져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주총 결과에 따라 아워홈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별다른 변수 없이 장남, 장녀 연합이 승리한다면 경영권이 매각될 가능성이 크다. 구 전 부회장과 구미현씨 모두 경영에 직접 참여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전 부회장이 이미 다수의 글로벌 사모펀드와 물밑 접촉을 늘리고 있다는 소문이 업계에 파다하다. 앞서 2022년에도 구 전 부회장과 구미현씨는 함께 경영권 매각을 추진한 바 있으나, 장남을 끌어내릴 때 세 자매가 맺은 의결권 통일 협약에 막혀 최종 매각은 무산된 바 있다.

구미현 아워홈 사내이사 집 앞에 붙은 노조 현수막. [사진=뉴시스]

구 부회장 측은 언니를 설득해 경영권을 방어하는데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경영권 방어를 목적으로 임시 주총에 자사주 매입 안건을 상정하기도 했다. 아워홈의 배당 가능 이익인 5331억원을 활용해 1년 안에 전체 주식의 61%(1401만9520주) 한도에서 자사주를 사들이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아워홈의 이익잉여금을 활용해 지분을 사서라도 현금화를 보장할 테니, 임시 주총에서 마음을 돌려달라고 미현씨를 설득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구미현씨 입장에서 자사주 매입은 세금 부담이 높아 매력적인 선택지는 아니나, 사법 리스크에 노출된 장남의 도덕성 논란과 기업 경영 경험이 전무한 본인의 전문성 논란 등에 압박을 느껴 입장을 바꿀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회사 내부적으론 현 경영 체제를 유지하는 쪽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쓰는 등 구 부회장 체제에서 낸 성과가 적잖기 때문이다. 반면 구 전 부회장 체제였던 지난 2020년엔 코로나19 영향이 있긴 하지만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아워홈 노동조합은 최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구미현·이영열씨 자택 앞에서 시위를 진행하며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아워홈 노조 측은 “아워홈의 주인은 노동자들이다. 노동자 생존권을 위협하는 오너들을 강력 규탄한다”며 “경영에 무지한 구미현, 이영열 부부는 사내이사에서 즉시 사퇴하고 대주주에서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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