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타뇨는 할 만큼 했다…’어리둥절’한 바람만 남긴 현대건설

MHN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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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4 오후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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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타뇨는 할 만큼 했다…’어리둥절’한 바람만 남긴 현대건설

현대건설 몬타뇨가 강성형 감독을 바라보고 있다ⓒ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현대건설 몬타뇨가 강성형 감독을 바라보고 있다ⓒ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MHN스포츠 수원, 권수연 기자) 이대로라면 어렵다. 

지난 23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2022-23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PO 1차전에서 한국도로공사가 현대건설을 세트스코어 3-1(25-18, 23-25, 25-15, 25-17)로 돌려세우며 1승을 먼저 올렸다.

PO는 총 3전2선승제로 치러진다. 이 중 1승을 먼저 차지한 도로공사가 김천에서 26일 열리는 PO 2차전에서도 승리할 경우 챔프전에 바로 가게된다. 반대로 1, 2차전의 승리팀이 각각 다른 경우 다시 수원으로 돌아와 3차전을 치른다.

5시즌만에 봄배구를 치르는 현대건설이다. 유달리 험난했던 현대건설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올 시즌 초부터 이목이 집중됐다.

지난 2019-20시즌과 2021-22시즌, 팀은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지만 코로나19의 장벽에 가로막혀 두 번이나 봄배구를 치르지 못하게 됐다. 2020-21시즌은 6위라 나설 수 없었다. 이런 다사다난한 나날을 거쳐 마침내 처음같은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됐다. 

특히 세터 김다인, 공격수 정지윤, 미들블로커 이다현은 모두 진짜로 첫 봄배구에 나서는 선수들이다. 이토록 3월만 보고 간절하게 달려왔지만 막상 포스트시즌에 진입하기도 전에 현대건설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현대건설의 1위를 강력하게 이끌어온 야스민의 이탈이 가장 뼈아프다. 야스민은 지난 해 12월, 페퍼저축은행전을 마지막으로 코트에서 내려왔다. 사유는 허리디스크.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전(前) 현대건설 소속 야스민 베다르트ⓒ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전(前) 현대건설 소속 야스민 베다르트ⓒ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현대건설은 황연주를 대체투입하며 야스민의 기약없는 복귀만 기다렸다. 하지만 허리 상태가 악화되어 웜업조차 할 수 없게 된 야스민은 결국 계약을 해지하고 수원을 떠났다. 이후 현대건설은 서서히 연패를 만들다 급기야 흥국생명에게 밀려 2위로 내려왔다. 

대체선수로는 콜롬비아 출신 이보네 몬타뇨가 들어왔다. 하지만 시즌 말미부터 투입되어 호흡이 맞지 않았다. 오픈 공격이 잘 되지 않았고 후위도 세팅이 어느정도 맞아야 위력이 발휘됐다. 수비력도 부족해 큰 성적표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상대 리시브를 흔드는 서브 강타는 더욱 찾아볼 수 없었다. 호흡이 맞지 않으니 신뢰도가 떨어지고 점유율이 자연스레 낮아졌다. 현대건설의 날개 화력은 급속도로 식었다.

설상가상으로 리베로 김연견이 발목 부상으로 잠깐 이탈했다 복귀하며 수비력이 낮아진 상황이다. 이탈 당시 김연견의 공백은 너무나도 컸다. 리시브를 필수적으로 뒷받침해줘야 하는 고예림과 황민경도 부상으로 인해 100% 컨디션이 아니다.

PO 1차전에는 양효진과 이다현, 중원의 해결력이 사실상 절실했다. 정지윤에게도 기대가 모였지만 목적타 리스크가 짙었다. 정작 몬타뇨에게는 기대치가 크지 않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여니 결과는 달랐다. 양효진은 공수방면에서 모두 무너지며 8득점(공격성공률 38.5%)에 그쳤다. 20득점(성공률 33.33%)으로 빠듯하게 팀을 끌고 간 몬타뇨를 제외하고 국내진이 모두 최다 8득점에서 멈췄다.

현대건설 양효진ⓒ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현대건설 양효진ⓒ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현대건설 정지윤ⓒ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현대건설 정지윤ⓒ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현대건설 고예림ⓒ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현대건설 고예림ⓒ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세트 중반 황연주가 소방수로 급하게 투입됐다. 그러나 분위기 전환에는 실패했다. 범실은 수없이 쏟아졌고 리시브 라인은 엉켜서 허둥지둥대는 모습만 보였다. 

고예림은 교체 후 웜업존에 들어와 기둥에 몸을 대고 드러누우며 지친 모습을 뚜렷이 보였다. 

몬타뇨는 계속 상대 블로킹에 대고 치는 공격을 시도했다. 그러나 터치아웃 득점으로 이어지는 갯수는 적었다. 오히려 실점이 더 많았다. 다만 토스가 짧고 낮아 공격수들이 네트 앞에서 치지 못하고 헛스윙으로 쓰러지거나, 블로킹에 대고 때릴 수 밖에 없었던 점도 감안해야한다.

결과적으로 몬타뇨는 할 수 있는만큼 최대한 해보려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이 날 경기 후 강성형 감독은 “몬타뇨가 더 살아나달라”고 했다. “스위스 등 큰 리그도 해봤는데 어리둥절하다”라는 평도 따랐다. 하지만 이 날 어리둥절했던 것은 몬타뇨 한 명 뿐만이 아니었다. 더불어 그 어리둥절한 상황에도 홀로 두 자리 득점을 책임졌다. 

남은 시간은 하루 뿐이다. 단 하루만에 양효진의 감각을 일깨우는 것도 숙제가 됐다. 물론 그것을 이제 와서 어떻게 끌어내느냐도 물음표다.

기적을 바라듯 막연한 바람만 남았을 뿐이다. 쉽지 않은 길만 놓였다. 이 모든 고비를 뚫고 극적인 맞불승을 따낼 수 있을까? 

한편 챔프전 티켓의 명운이 걸린 PO 2차전은 오는 26일, 도로공사의 홈 구장인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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