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피키캐스트 나가고 6년 동안 AI 플랫폼 회사에 다닌 이유

뷰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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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06 오후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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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피키캐스트 나가고 6년 동안 AI 플랫폼 회사에 다닌 이유

이제는 광고도 AI 시대, “테크 기반 솔루션으로 ‘유니콘’까지 성장했죠”
AI 기반 광고 솔루션 제공 기업 ‘몰로코(Moloco)’의 김현우 이사

최근 펜데믹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집중되며, 온라인 마켓 점유율이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이에 온라인에 머무는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많은 광고 업계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들은 다양한 매체가 기반이 되는 온라인 광고가 매체 대비, 시간 대비 어떤 캠페인이 가장 효율적인지를 두고 고군분투 중이다. 이때,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된 스타트업이 혜성처럼 등장해 유명 기업에 등불을 밝혀주었다. 바로 AI 기반의 광고 솔루션을 제안하는 ‘몰로코(Moloco)’다.

 몰로코(Moloco)는 창업한 지 10년도 되지 않아, 실리콘밸리 오피스를 기점으로 총 9개의 글로벌 오피스까지 확장한 대규모 스타트업이다. 최근 경기 침체로 투자 시장에 찬바람이 불며, 많은 스타트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몰로코(Moloco)는 꾸준히 성장했다. 아마존, 메타 같은 대규모 테크 기업들마저 인원 감축을 하는 불황기 속에서 몰로코(Moloco)는 인원 충력에 집중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2021년 시리즈C에서 ’15억 달러(현재 환률로 약 2조 원)’ 기업 가치를 평가받았다. 회사 성장에 중심 역할을 하는 몰로코(Moloco)의 김현우 이사를 만나 기업의 성장 과정과 함께 스타트업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제는 광고도 데이터”
4차 산업의 중심에서 광고를 말하다

Q. 본인 소개를 해주신다면.

머신러닝 기반 광고 솔루션 회사 ‘몰로코(Moloco)’의 이사 김현우입니다. 현재 6년 간 재직 중이며, Product Manager로 시작해 현재는 리테일 미디어 플랫폼이라는 솔루션의 APAC 사업개발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Q. 머신러닝 기반 광고 솔루션 회사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진행하고 계신 건가요?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이란, 쉽게 설명하자면 ‘기계가 스스로 학습한다’는 뜻입니다. AI 가 스스로 데이터를 분석해 사용자에게 최적의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입니다. 사실 ‘몰로코(Moloco)라는 회사 이름도 ‘머신러닝 컴퍼니’의 약자 M, L, C로 만들어졌습니다.

  저희가 현재 제공하는 솔루션에는 모바일 광고주와 마케터들을 위한 ‘몰로코 클라우드(DSP)’와 ‘몰로코 리테일 미디어 플랫폼(RMP)’가 있는데요. 우선 DSP는 고도화된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모바일 광고를 자동화하는 플랫폼입니다. 데이터를 분석을 통해 서비스 사용자가 긍정적인 반응을 일으킬 만한 최적의 광고를 제공하도록 돕는 일이라고 볼 수 있죠.

몰로코 리테일 미디어(RMP)의 경우 이커머스나 마켓플레이스 기업이 자사의 퍼스트 파티 데이터와 트래픽 자산을 기반으로 광고 비즈니스를 쉽게 구축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솔루션입니다. 사실 자체적으로 광고 서비스를 운영하며 많은 데이터와 트래픽을 확보한 회사들이 많습니다. 이런 데이터와 트래픽을 수익화할 수 있도록, 광고주들은 자체 광고 사업을 추진할 수가 있는데요 이런 사업에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할 경우 더 빠른 성장을 도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기업들 대상으로 적극적인 광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일을 합니다.

Q. 회사는 어떻게 시작됐나요. 현재 운영 방식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몰로코(Moloco)는 실리콘 밸리에서 시작되었어요. 현재 9개 도시에 오피스를 가지고 있는데요. 전 세계 400명 이상이 직원들이 있고 그중 반 이상이 엔지니어와 데이터 사이언스 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레드우드시티에 있는 본사와 더불어 뉴욕, 시애틀, 싱가포르, 런던, 일본, 인도 등에 있습니다. 서울 오피스는 APAC의 허브처럼 다양한 비즈니스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Q. 소비자가 몰로코의 비즈니스를 구체적으로 경험하는 사례가 있을까요?

  가령, 어떤 커머스 사이트를 돌아다니다 보면 소비자가 물건을 사기 위해 검색을 하죠. 구매하고 또 다른 물건들을 찾게 됩니다. 이런 액션 하나하나가 소비자마다 패턴화되고 있고, 머신러닝 서비스는 이 데이터들을 통해 사용자가 다음에는 어떤 상품에 관심을 가지고 구매할지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사실 대중들은 이미 유명한 머신러닝 사례를 알고 있습니다. 바로 머신러닝 기반의 바둑 대국인데요. 바둑 9단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이 큰 화제였죠. 알파고도 결국 어떤 위치에 바둑돌을 놔야 가장 우승할 확률이 큰지를 예측하는 식으로 돌아가는데, 저희가 제공하는 머신러닝 광고 솔루션도 같은 맥락이라 보시면 됩니다. 어떤 타입의 사용자가 어떤 시간에, 어떤 매체의 광고에 반응할 확률이 높은지를 계산해서 최적의 광고를 제공하는 것이죠. 광고주는 앱을 더 성장시킬 수도 있고, 그 안에서 더 많은 액션이 일어나도록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할 수 있게 됩니다.

누적 투자 유치 금액 2억 달러
기업 가치 약 2조 원의 비결은? “성공 경험의 선순환”

Q. 2022년에 대표적인 성과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주요 성과라고 한다면, 코로나로 인한 경기 불황에도 지난 열 분기 동안 지속적으로 수익을 이루고 있고 2020년 이후 매출이 5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스타트업계에 투자 한파가 불면서 얼마나 수익성이 좋냐가 굉장히 중요해졌잖아요. 저희는 계속해서 새로운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수익성을 내기 위한 모델을 개발 중입니다. 감사하게도 작년에 시리즈 C 투자를 받으면서 현재 누적 유치 투자 금액은 2억 달러, 기업 가치는 15억 달러 정도로 추산이 됐습니다.

  현재 주목할만한 성과를 내는 사례로는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인 ‘오늘의 집’을 들 수 있습니다. 몰로코(Moloco)는 ‘오늘의 집’이 광고 사업을 구축하는데 필요한 기술 솔루션과 컨설팅을 제공했으며, 몰로코 리테일 미디어(RMP) 솔루션 도입으로 셀러들의 평균 ROAS(광고비 대비 매출액)가 1,000%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ROAS 수치도 중요하지만, 쇼핑객들이 광고를 보면서 구매 경험을 해치지 않는 것도 핵심입니다. 이런 것들을 목표로 두고 쇼핑객과 광고주인 셀러 모두 만족하는 광고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Q. 이렇게 많은 성과를 내기까지 매우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성공 사례를 만들기가 매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든 성공적인 케이스를 만들게 되면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요. 선순환 구조가 이어지면 폭발적인 성공이 이어지죠. 퍼포먼스가 좋은 케이스들이 하나 둘 씩 생기기 시작하자 그 케이스를 통해 들어온 새로운 고객이 또 다른 좋은 케이스를 만들어내고 지금과 같은 폭발적인 성장으로 이어졌습니다. 성공 사례로는 몰로코 클라우드 DSP의 경우 ‘위메프’, RMP의 경우 ‘GS Shop’과 ‘오늘의 집’이 있습니다.

  현재 몰로코는 리테일 미디어 플랫폼 사업으로 호재를 누리고 있어요. 리테일 미디어란 구매 시점의 고객들에게 영향을 주기 위해 이커머스나 마켓플레이스의 앱이나 웹사이트에 게재되는 광고를 말하죠. 업계에서 몰로코의 리테일 미디어 플랫폼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을 체감하면서, 예전 몰로코의 DSP가 성장하기 시작할 때의 선순환 구조를 현재 리테일 미디어 플랫폼이 그려나가는 것 같아서 굉장히 행복한 시기입니다.

광고 시장의 새로운 경쟁구도
‘자사만의 양질 데이터 확보’

Q. 광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에 다니면서 현재 광고 시장이 급변화하는 것을 크게 느끼셨을 것 같아요. 요새 광고 시장을 어떻게 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가장 큰 변화를 두 가지 꼽자면 팬데믹과 프라이버시 문제입니다. 우선 팬데믹은 모든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는데요. 오프라인 활동이 줄면서 사람들이 훨씬 모바일에 익숙해졌어요. 그만큼 모바일 사용자의 데이터양이 비약적으로 상승했습니다. 사용자들의 행동과 패턴 등이 데이터로 평소보다 훨씬 많이 쌓였다는 얘기죠.

  하지만 이 비약적인 상승이 모두 타깃 데이터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게 바로 프라이버시 문제의 핵심입니다. 수많은 사용자가 서비스 내의 데이터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게 되었어요. 대표적으로 아이폰에서 새로운 앱을 설치하면, 데이터 추적 금지를 설정할 수가 있죠. 이렇게 서비스 내에서 수집할 수 있는 ‘써드 파티 데이터’라고 하는데요. 추적 금지 이슈로 써드파티 데이터를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기업 자사 데이터가 훨씬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퍼스트파티 데이터’라고 하는데, 현재 이런 자사 데이터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고 이를 통해 새로운 광고 사업을 성공적으로 키운 기업이 ‘아마존’입니다.

Q. 대기업들이 왜 자체적으로 광고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워할까요?

  사실 리테일 미디어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까지 전체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검색 광고, 소셜 미디어, 리테일 미디어의 포지션을 보면 리테일 미디어 포지션이 25%가량까지 상승했습니다. 이런 상승세의 흐름을 탈 수 있는 것이 결국 광고 사업인데요. 그 광고 사업을 할 수 있는 회사들이 취할 수 있는 선택지가 있을 거예요. 직접 할지, 아니면 어떤 파트너와 할지 이런 고민을 항상 하시거든요. 그런데 지금 시장이 크는 속도가 워낙 빠르기 때문에, 얼마나 빨리 시작해야 하는지를 중점에 두면 파트너를 선택하는 일이 좀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하는 거라고 봐요.

  저희 몰로코(Moloco)의 경우, 수년 동안 투자·연구·개발해왔던 고도화된 머신러닝 기술들을 바로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최대한 2~3년 정도는 인하우스 시스템을 준비하는 것보다는 마케팅에 즉각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큰 장점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고의 동료와 함께 일한다는 자부심
서로와의 신뢰 관계는 회사의 무한 동력

Q. 이사님은 몰로코에 어떻게 합류하게 된 건지 궁금합니다.

  전 회사인 피키캐스트에서는 광고 사업 담당 이사를 맡았습니다. 회사에 돈을 벌어오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전에는 네이버에서 광고 플랫폼 Product Manager를 맡았었습니다. 피키캐스트에서 나올 때 ‘안정적인 회사로 가는 게 나을까?’를 고민하다가 결국 한 IT 계열 회사에 입사 예정이었는데요. 우연히 몰로코(Moloco)를 이끌고 계신 안익진 대표님의 연락을 받아 최종적으로 몰로코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몰로코(Moloco)는 아주 작은 회사임에도, 엄청난 능력을 갖춘 동료가 모여 있다는 점이 매력 포인트였습니다. 인생의 마지막 도전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IT 회사 입사 일주일 전에 취소하고 몰로코(Moloco)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Q. 어떤 직무 분들이 주로 일하고 있나요?

  저희는 엔지니어링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 직원의 반 이상이 데이터나 엔지니어 개발자분들이세요. 최근 테크 기업들의 인원 감축 소식이 잦은데, 감사하게도 저희는 인재 영입에 지속해서 투자하고 있으며, 투자한 만큼의 비즈니스 성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Q. 동료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궁금합니다.

  저는 몰로코(Moloco)에서 최고의 동료들과 같이 일하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높은 실력으로 좋은 성과를 내는 동료들에게 신뢰감이 들고, 동료들 또한 회사에 신뢰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실 어떤 집단에 속해 있는지가 ‘나’를 설명한다고 볼 수도 있는데요. 급한 성장을 위해 채용의 기준을 낮춰, 단순히 인력만 충원하려는 회사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저희는 경력 기준과 성과 기준을 최대한으로 높여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그렇게 채용된 구성원들에게 무제한의 자유를 부여합니다. 출퇴근 시간도, 휴가도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아요. 일하고 싶은 만큼 일하며 개인에게 업무 자율성을 부여합니다. 하지만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도 책임을 다하고, 팀원들 스스로가 목표에 맞는 결과를 내려고 노력하죠. 단순하게 말하자면 회사가 동료들에게 무한한 신뢰를 제공해 성장의 동력을 부여하고, 이 신뢰를 바탕으로 직원도 회사를 신뢰해 나가는 관계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Q. 몰로코 입사 이전과 입사 이후, 광고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바뀌셨을까요?

  사실 피키캐스트에서 광고 사업 총괄을 담당할 때 그 당시에는 데이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몰랐습니다. 몰로코(Moloco)에서 일하면서 비로소 광고가 ‘데이터’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전 같았으면 지면 당 단가를 매기는 것이라고 보았다면, 데이터 관점으로 보았을 때 같은 지면이라도 또 다른 가치를 부여할 수도 있다는 것을 몰로코(Moloco)에서 배웠습니다. 데이터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고, 그 데이터가 얼마나 큰 광고의 가치를 끌어낼 수 있는가를 중점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Q. 2023년도에 개인적으로, 혹은 회사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먼저 국내의 고객사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리테일 미디어 신사업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어서 이커머스 등에 효과적으로 플랫폼 광고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내년에는 해외에서도 좋은 사례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동남아 클라이언트를 새롭게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다양한 온·오프라인 이벤트와 콘텐츠를 통해 몰로코(Moloco)의 플랫폼을 많이 알리고 있습니다.

성장의 원동력은 ‘불안전성’
고민을 멈추고 항해를 시작하라

Q. 스타트업 입사를 고민하는 분들에게 조언을 건넨다면?

  다른 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는 커리어 선택에 있어서 안정적이지 않은 방향이 더 도움이 됐다고 느꼈어요. 훨씬 일을 덜 하고, 안정 지향적인 회사가 좋은 직장일 수도 있죠. 하지만 성장이라는 것은 안전하지 않은 곳에서 일어난다고 생각해요. 불안전한 곳에 자신을 던져 놓고, 그 속에서 안전함을 이루려고 노력할 때 성장이 이루어진다 생각합니다. 모든 스타트업이 다 좋은 곳은 아니겠지만, 저는 세 가지 관점에서 회사를 선택해 봤으면 좋겠어요. 첫 번째, 잘 성장하는 회사인지? 두 번째, 얼마나 뛰어난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지? 세 번째, 본인이 많은 책임을 보여주고 성장할 수 있는 자리인지? 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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