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만 남성의 고통 ‘전립선비대증’…차세대 치료제는?

아이뉴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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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2 오전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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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만 남성의 고통 ‘전립선비대증’…차세대 치료제는?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소변을 시원하게 보지 못 하는 원인으로 알려진 전립선 비대증. 이 증상을 앓는 환자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012년부터 10년간 인구 고령화와 식습관 변화에 따라 전립선 비대증 환자 추세가 나이를 불문하고 30% 넘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제약업계가 이들의 고민을 덜기 위한 복합 치료제 개발에 한창이다. 현재 복합 치료제 시장은 한미약품과 GSK 등의 제품이 주도하는 가운데, 동국제약과 경동제약이 최근 임상 3상을 마치며 환자와 예비환자들의 관심을 모은다.

한 남성이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앉아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전립선은 남성 생식기에 있어 중요한 기관이다. 방광 바로 아래에 있으며, 요도를 감싸고 있다. 요도가 소변이 방광에서 배출되는 통로 역할을 하고, 전립선은 이 요도를 둘러싸고 있어 배뇨와 관련된 기능을 맡고 있다.

전립선 비대증은 말 그대도 전립선이 부풀어 올라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상태를 의미한다. 원인은 다양하다. 주로 나이가 들면서 남성 호르몬이 감소함에 따라 생긴다. 평균적으로 50대 전후에 들어서면 전립선 내부에 비대성 병변이 생겨 배뇨 장애와 통증, 성기능 장애 등 여러 질환을 유발한다. 그래서 50대 남자를 ‘전립선 연령’이라 부르기도 한다. 아무에게나 털어놓지 못할 고민이다.

물론 20·30대도 예외가 아니다. 유전적 영향 탓도 있지만, 대부분 식습관에 따른 비만, 고혈압, 고혈당 등으로 비교적 젊은 나이에 비대증을 앓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2년 전립선 비대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약 89만 명에 달한다. 2021년에는 약 135만 명으로 집계돼 34% 정도 늘었다.

50대 이상이 90%로 대다수를 차지하지만, 증가율을 살펴보면 20~30대 환자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20대 환자 수는 2012년 1317명에서 2021년 2811명으로 53%가량 증가했고, 30대 역시 이 기간 9215명에서 1만2332명으로 약 25% 늘어났다.

이렇듯 성인 남성이라면 방심할 수 없는 노릇이다. 제약업계는 전립선 비대증이 증가함에 따라 치료제 시장 역시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단일 치료제뿐만 아닌 2개 이상 성분을 하나로 조합한 복합제가 상승세다. 한미약품의 ‘구구탐스 캡슐’이 그중 하나다. 해당 제품은 기존 단일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 ‘한미탐스’에 쓰인 성분 탐스로신과 발기부전 치료 성분인 타다라필을 복합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한미탐스는 출시 7년 만에 272억원 매출을 찍은 제품이다. 한미약품 전체 매출의 2.93%를 담당한 셈이다.

GSK의 ‘듀오다트’ 역시 손에 꼽힌다. 국내 처음으로 출시된 5α-환원효소 억제제(두타스테리드)와 탐스로신의 복합제다. 두타스테리드는 탈모치료제 성분이다.

후발주자들의 추격도 주목된다. 동국제약은 지난해 10월 두타스테리드와 발기부전 치료제 성분 타다라필을 복합한 ‘DKF-313’ 임상 3상을 마치고 안전성 등을 확인했다. 현재 국내 품목허가 신청을 준비 중이다.

동국제약 측에 따르면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에는 전립선 크기를 줄이는 약제와 증상을 개선하는 약제로 크게 구분된다. 보통 크기를 줄이는 약제는 원인을 치료하는 장점이 있는 한편 효과를 보이는 데 긴 시간이 걸린다. 증상 개선 약제의 경우, 근본 원인에 대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동국제약은 이런 단점들을 집중적으로 개선한 복합제 개발에 나선 것이다. DKF-313 임상 3상 결과, 전립선 크기를 줄여 주는 동시에 배뇨 장애 증상을 개선해 주는 이중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간 복용해야 하는 질환 특성상, 최종 허가 시 하루에 1번·1정씩 복용함으로써 환자들의 삶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동제약도 이달 12일 복합제 ‘KDF1905-2BO’의 임상 3상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 또한 탐스로신이 활용됐고, 과민성 방관 치료제 성분인 미라베그른이 결합됐다.

임상 시험은 환자 79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무작위 배정을 통해 이중눈가림, 위약 대조 등 방식으로 실시됐다. 이 과정에서 탐스로신·미라베그른 병용 투여군의 하부요로 증상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전해졌다. 시험 12주쯤에는 국제전립선증상점수표(IPPS)를 통해 비열등성을 확인하기도 했다.

IPPS란 전립선 비대증 등 전립선 질환 증상의 심각도를 평가하기 위해 고안된 설문지로, 의사가 점수에 따라 적절한 치료 방향을 결정하게 하는 지표 역할이다.

경동제약 관계자는 “전립선 비대증 환자 증가 추세에 있다. 치료 효과를 높인 복합제의 품목허가를 서둘러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의약품 시장조사업체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 시장은 5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글로벌 시장은 연평균 8% 이상 성장, 올해 45억 달러(한화 약 6조25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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