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라키’ 추혜미 작가, ‘감정’으로 끌어올리는 몰입도 [작가 리와인드(127)]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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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6 오후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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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키’ 추혜미 작가, ‘감정’으로 끌어올리는 몰입도 [작가 리와인드(127)]

판타지 로맨스 ‘멈추고 싶은 순간’ 이어

하이틴물로 변화 시도

<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의외의 변신으로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의 작가 필모그래피를 파헤치며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지난 2018년 드라마 ‘멈추고 싶은 순간 : 어바웃 타임’(이하 ‘멈추고 싶은 순간’)으로 데뷔한 추혜미 작가는 수명 시계를 보는 능력을 지닌 여자 미카(이성경 분)와 악연인지 인연인지 모를 운명에 엮인 남자 도하(이상윤 분)가 함께 마법 같은 순간을 그려나가는 이야기로 독특한 상상력을 보여줬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하이라키’를 통해선 ‘하이틴물’에 도전했다. 상위 0.01%의 소수가 질서이자 법으로 군림하는 주신고에 비밀을 품은 전학생이 입학한 후 견고했던 그들의 세계에 균열이 생기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전작과는 달라진 분위기로 시청자들을 이끌었다.

◆ 섬세하게 파고드는 ‘감정’으로 만든 차별화

‘멈추고 싶은 순간’은 ‘수명 시계’라는 판타지적 요소로 흥미를 더하고, ‘운명’으로 엮인 두 남녀의 서사로 애틋함을 유발하는 ‘판타지 멜로’ 드라마였다. 수명 시계를 통해 남은 삶의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미카의 이야기로 초반 흥미를 유발한 이후, 도하와 운명으로 얽힌 이야기를 차근차근 풀어나가며 애틋함을 배가한 것이다.

특히 운명을 맞교환해야 하는 운명으로 맺어진 미카와 도하가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남다른 뭉클함이 만들어졌었다. 물론 독특한 설정과는 별개로, 어려운 사랑을 이뤄나가는 과정은 다소 평범하다는 평을 받기도 했지만, 함께 운명에 맞서며 감정을 키워나가는 미카와 도하의 서사를 섬세하게 풀어나가며 잔잔하지만, 빠져드는 매력을 보여준 추 작가였다.

특히 수명 시계를 볼 수 있는 미카가 자신의 얼마 남지 않은 인생에도 불구,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살아나가는 모습으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하기도 했다. 씩씩하고, 당찬 미카의 매력을 바탕으로, 주어진 삶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새삼 느끼게 하는, 건강한 메시지를 남긴 것이 ‘멈추고 싶은 순간’의 장점이기도 했다.

‘하이라키’는 잔잔하게 메시지를 전하던 ‘멈추고 싶은 순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전개가 된다. 서열이 철저하게 나뉜 학교에서, 한 학생의 사망 사건을 둘러싼 전개가 긴장감 있게 펼쳐지는 ‘하이틴 스릴러물’의 매력을 구현한 것이다.

화려한 비주얼로 강조하는 ‘계급’부터 레이싱을 즐기는 10대들의 모습까지. ‘하이라키’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구축해 ‘하이라키’만의 메시지를 풀어나간다. 노정의, 이채민 등 신인 배우들의 활약에, 화려한 볼거리를 더해 마치 해외의 하이틴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재미를 느끼게도 한다.

다만 여느 해외 하이틴물과는 달리, 주인공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해 몰입도를 더해가는 것이 ‘하이라키’의 특징이다. 전학생 이채민이 균열을 일으키며 시시각각 변하는 관계망을 디테일하게 포착하는가 하면, 캐릭터들의 얽힌 로맨스까지 가미해 다채로운 재미를 느끼게 한다. 일각에서는 ‘설정이 자극적’이라고 지적하기도 하고, ‘이야기가 갈팡질팡한다’고 부정적인 평가를 하기도 하지만, 독특한 상상력을 기반 삼아 주인공들이 여러 감정을 느끼며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추 작가 특유의 ‘섬세함’을 느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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