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주년 맞아 몽골서 ‘황제 주치의’ 독립운동가 이태준기념관 개관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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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6 오후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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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80주년 맞아 몽골서 ‘황제 주치의’ 독립운동가 이태준기념관 개관

독립운동가 이태준 지사 사진연합뉴스
독립운동가 이태준 지사 [사진=연합뉴스]

국가보훈부가 16일 몽골 마지막 황제의 주치의이자 독립운동가였던 이태준 지사의 기념관을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 건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념관은 올해 말 공사가 마무리되면 전문가 자문과 전시 콘텐츠 제작 등을 거쳐 광복 80주년인 내년 상반기에 공개될 예정이다.

총사업비 19억6000만원, 연면적 1520㎡ 규모의 기념관은 지하 1층과 지상 2층에 걸쳐 전시관, 수장고, 사무실, 강당, 교육실 등을 갖추게 된다.

보훈부는 2006년 지어진 ‘애국지사 이태준 기념관’이 20㎡ 규모로 매우 협소한 데다가 낡은 탓에 몽골한인회가 신축을 희망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2000년 이 지사의 모교 격인 연세의료원은 몽골 정부가 제공한 부지에 기념공원을 만든 후 6년 뒤 공원 내에 기념관을 건설했다. 새 기념관은 기존 건물을 철거한 자리에 국고 지원으로 지어진다.

1883년 경남 함안군 출생인 이 지사는 1907년 세브란스 의학교에 입학해 재학 중 안창호 선생의 권유로 비밀 청년단체인 청년학우회에 합류했다.

이후 1911년 중국 난징으로 망명해 1912년 중국 기독회 의원에서 의사로 일했고, 1914년에는 몽골로 이주해 ‘동의의국’이라는 이름의 병원을 차렸다.

당시 몽골인 대다수가 감염된 화류병을 치료해 몽골인들에게 ‘붓다 의사’라고 칭송받았으며, 몽골 마지막 황제의 주치의로 활동했다.

1919년에는 몽골로부터 귀중한 금강석이라는 뜻의 ‘에르데니 인 오치르’라는 최고 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 지사는 몽골 사회에 정착해 다른 독립운동가들에게 숙식과 교통을 제공하고, 1918년 9월 김규식에겐 파리강화회의 참가 여비를 주는 등 항일 운동을 이어갔다.

1921년 혼란한 몽골 정국 속에서 러시아 세력에 피살되며 생을 마감했다. 우리 정부는 지사의 공적을 기려 1990년 대한민국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고, 2017년 위패를 국립서울현충원에 모셨다.

보훈부는 “이태준 선생은 몽골에서 각지의 애국지사들과 연계해 독립운동을 전개한 애국지사이자 몽골에서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리며 한·몽 우호 관계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인물”이라며 “기념관 신축을 통해 한·몽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이태준 선생의 애국정신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배우 송혜교 씨와 함께 이 지사에 대한 안내서 1만 부를 한국어와 몽골어로 제작해 새로운 이태준기념관에 기증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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