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 템퍼링 논란은 계속된다, 쭉! [기자수첩-연예]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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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6 오전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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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 템퍼링 논란은 계속된다, 쭉! [기자수첩-연예]

템퍼링은 주로 프로 스포츠에서 사용하는 용어다. 팀과의 계약이 끝나지 않은 선수가 다른 팀을 소속 팀의 동의 없이 접촉하는 행위를 말한다. 그런데 지난해 외주 제작사 더기버스와 원 소속사 어트랙트의 분쟁으으로 알려진 피프티피프티 사태 이후 연예계에서도 템퍼링이 공론장에 오르내린다.

ⓒ데일리안DB

템퍼링 자체는 연예계에서 낯선 단어지만, 이 같은 갈등은 오래전부터 연예계의 골칫거리였다. 피프티 사태 당시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에서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아티스트 빼가기, 템퍼링과 같은 외부세력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 좌시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은 성명문을 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엑소의 첫 유닛 첸백시(첸·백현·시우민)는 독자적으로 운영한다는 새 소속사 INB100을 차리고, 얼마 되지 않아 이 소속사가 MC몽, 차가원 회장 측의 자회사로 편입된 것을 두고 기존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는 “템퍼링이 분명”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미 지난해 한 차례 템퍼링 의혹을 제기했지만 엑소 완전체 활동은 SM에 귀속되는 등의 합의서를 체결하면서 덮어뒀던 문제다.

하이브 역시 산하 레이블 어도어 민희진 대표의 갈등에서 “민 대표가 뉴진스를 데리고 나가려고 했다”며 템퍼링을 이번 분쟁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템퍼링은 이제 엔터테인먼트에서 가장 우려하는 리스크 중 하나로 부각된 셈이다. 피프티 사태 당시 가요계 관계자들이 어트랙트를 지지했던 것도 이 같은 문제가 이어질 것을 우려해서다. 어트랙트가 패배할 경우 피프피 같은 템퍼링 사태가 반복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템퍼링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이유는 이를 규제하거나 금지할 방법이 없어서다. 외부 세력의 개입을 공식적으로 입증하기 까다롭고, 템퍼링은 주로 대화나 문자, 입금 내역 등으로 확인할 수 있기에 외부 세력이나 아티스트의 불리한 증거를 확보할 가능성도 낮다. 심지어 현재는 ‘어디까지가 템퍼링이냐’에 대한 기준 역시 명확하지 않다.

민희진 대표 역시 템퍼링 의혹에 대해 한 매체를 통해 “피프티피프티 사건이 선례로 남은 만큼 난 그런 바보 같은 짓을 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고, 첸백시 측 역시 “가족 같은 관계로 조언을 했을 뿐”이라며 해당 의혹 제기에 대해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민·형사상 책임을 추궁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나마 지난 3일 문화체육관광부가 템퍼링 규제를 ‘부분적’으로 반영한 ‘대중문화예술인 표준전속계약서’ 개정안을 발표했다. 예술인은 전속계약 종료 후 새 소속사로 이전하는 경우 전 소속사에서 제작한 음원 등과 동일·유사한 콘텐츠의 재제작 및 판매 금지 기간을 1년에서 3년으로 연장해 템퍼링을 촉발할 수 있는 기대수익을 낮췄다. 또 계약기간 종료 후 발생한 콘텐츠 등 매출의 정산 기간을 명시하도록 해 정산 관련 분쟁을 사전에 방지했다.

사실상 어느 선까지 탬퍼링 행위라고 볼 수 있는지를 규정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어, 표준전속계약서를 통해 템퍼링 행위를 명확히 방지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기준과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는 이상, 사실상 기획사 자체적으로 증거를 찾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법의 판단을 받아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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