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변수에도… 더 커진 이재용式 선한 영향력

아시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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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0 오후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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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변수에도… 더 커진 이재용式 선한 영향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20년 넘게 남몰래 이어온 선행이 뒤늦게 알려지며 새 미담이 전파되고 있다. 조만간 이 회장은 또다시 불법 경영 승계 의혹에 대한 항소심 재판 재개로 법정을 드나들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오래된 선행들이 들춰지면서 삼성 경영 철학인 ‘사업보국’에 대한 꺾이지 않는 의지가 더 드러나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매년 1500억원이 넘는 규모의 대외 후원 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이웃사랑성금, 해외 구조활동 지원에 더해 지역 교육발전, 균형발전 등 다양한 대외 후원에 1643억7800만원을 썼다. 계열사인 삼성생명도 지난해 집행한 사회공헌기금만 774억9400만원이다.

이 중에서도 1990년 제정된 삼성 호암상 시상에는 매년 30억~40억원의 후원액이 사용된다. 삼성 호암상은 부친인 호암 이병철 회장의 경영철학을 기리고 싶었던 이건희 회장이 사회 각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뤄 학술·예술 및 인류 복지증진에 크게 공헌한 인사들을 격려하기 위해 만들었다. 한국의 노벨상이라 불리며, 올해 34회 시상까지 총 176명의 수상자들에게 343억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삼성 호암상에는 삼성전자 및 대부분 계열사들이 기부를 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이재용 회장이 2021년부터 3년째 이어오고 있는 개인 기부도 눈에 띈다. 이재용 회장은 2021년 4억원, 2022년 2억원, 지난해 2억원 등 회사와 별도로 개인 기부를 이어 가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2016년 이후 6년간 재판과 수감으로 시상식에 참석할 수 없었지만, 2022년부터는 시상식에도 직접 참여하고 있다.

이 외에도 이 회장은 개인이름으로 수십 단체에 남몰래 기부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 사례 중 하나가 최근 알려진 영등포 쪽방촌에 20년 넘게 진행하고 있는 기부다. 평소에도 사회공헌에 관심을 가져왔던 이 회장은 상무 시절인 2003년 서울 영등포 쪽방촌에 위치한 요셉의원을 찾았다. 요셉의원은 쪽방촌의 노숙인 등 극빈 환자들을 치료하는 곳이다.

요셉의원 근처의 쪽방촌 가정을 찾은 이재용 회장은 쪽방에서 네 명의 가족이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모습을 목격하고 작은 신음소리를 내며 손으로 입을 가리기도 했다. 이 회장은 쪽방 골목을 돌아본 뒤 작은자매관상선교수녀회가 운영하는 ‘영등포 공부방’까지 둘러보고 요셉의원에 돌아왔다. 당시 이 회장의 얼굴은 굳은 채로 요셉의원의 설립자인 선우 원장에게 “솔직히 이렇게 사는 분들을 처음 본 터라 충격이 커서 지금도 머릿속이 하얗기만 하다”고 털어놨다. 선우 원장은 13회 호암상 사회봉사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양복 안주머니에서 준비해 온 봉투를 건넸다. 봉투 안에는 1000만원이 들어 있었다. 이재용 회장은 이후 매달 월급의 일정액을 기부했다. 이 외에도 이재용 회장은 20년 넘는 기간 외국인 근로자 무료진료소, 어린이 보육시설 등 사회 사각지대에 있는 어려운 이웃을 돌봐왔다는 후문이다. 이들 시설에 매년 상당한 금액을 기부하고 있다.

이 회장의 이러한 선행을 두고 이병철, 이건희 등 선대회장으로부터 내려온 삼성의 경영 철학 ‘사업보국’에 이재용 회장 개인의 선한 영향력이 더해져 삼성의 사회공헌의 범위와 역할들이 넓혀져 오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9월에는 홍라희 전(前)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함께 삼성 안내견사업 30주년을 맞아 경기 용인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했다. 선대의 ‘동행 철학’을 이어가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돋보이는 행보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이 회장의 아버지 이건희 선대회장의 ‘신경영’ 선포와 함께 시작한 사업인 만큼 사회공헌 프로그램 중에서도 의미가 깊다.

◇86년간 이어진 이병철 회장의 ‘사업보국’ 경영철학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철칙처럼 따르는 삼성의 경영이념은 조부 이병철 창업회장이 새긴 ‘사업 보국’이다. 사업 보국은 기업을 통해 국가와 사회, 더 나아가서 인류에 공헌하고 봉사한다는 의미다. 이 경영 일념으로 올해까지 86년의 삼성이 만들어지고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이병철 회장은 1965년 본인 소유의 토지와 현금 등 사재를 털어 삼성문화재단을 설립했다. 삼성문화재단은 문화예술이 국민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적으로는 갈등과 병리현상을 해소해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는 인식으로 출발했다. 리움미술관과 호암미술관도 문화재단의 소유다. 현재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2017년까진 며느리인 홍라희 여사가 리움미술관장직을 맡아왔다.


 이건희 회장은 취임한 뒤인 1989년 사재를 출연해 삼성복지재단을 설립했다. 복지재단은 장학사업과 보육사업을 핵심으로, 취약계층 아이들이 이 사회에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게끔 교육 여건을 제공했다. 또한 애완견에 대한 애정으로 1993년 안내견 양성기관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를 설립하기도 했다. 현재 국내 유일 안내견학교다. 이건희 회장은 이 공로로 2002년 세계안내견협회로부터 공로상을 받기도 했다. 1994년 첫 분양을 시작해 현재 267마리가 각계로 입양돼 시각장애인들의 눈이 돼 주고 있다.


 1995년엔 삼성전자 사회공헌활동 전담 조직이 신설됐다. 취약계층의 교육을 지원했고 청소년들이 과학적 상상력을 가질 수 있게 도왔다. 2020년 이건희 회장이 별세하자 유족은 26조원의 유산 중 60%를 세금과 기부를 통해 사회에 돌려주기로 결정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전례를 찾기 힘든 규모의 사회 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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