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향한 SF의 ‘真心’ 바람의 손자, 거센 바람 몰아쳤다

MHN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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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8 오전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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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향한 SF의 ‘真心’ 바람의 손자, 거센 바람 몰아쳤다

(MHN스포츠 박연준 기자) ‘바람의 손자’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에 거센 바람을 몰아치고 있다. 데뷔 전임에도 미국 현지에서 벌써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이정후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는 지난 14일(한국 시각)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490억 원) 계약에 합의했다. 해당 계약서에는 4년 뒤 구단과 선수 합의로 계약을 파기하고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일명 ‘옵트아웃’ 조항 역시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국 선수 중 MLB 포스팅 역대 최대 규모다. 2012년 한화 이글스에서 LA 다저스로 이적한 류현진은 6년 3,600만 달러를, 김하성은 4년 2,800만 달러를 받았는데, 이정후는 이보다 훨씬 큰 계약을 맺었다. 역대 코리안 메이저리거 계약에서도 지난 2013년 추신수가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한 7년 1억 3,000만 달러에 이은 2위 규모다. 지난 10일 LA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약 9,234억 원)의 초대형 FA 계약을 맺으며 프로 스포츠 역사를 새로 작성한 오타니 쇼헤이 역시 2018년 포스팅 당시 계약금 231만 5,000달러, 첫 해 연봉 54만 5,000달러에 그쳤다. 그만큼 이정후의 이번 계약 규모는 대단하다.

또 이정후는 지난해 12월 일본 요시다 마사타카가 보스턴 레드삭스와 맺은 5년 9,000만 달러 계약을 넘어 아시아 야수 포스팅 최고액을 올렸다. 범위를 전체 포지션으로 넓히면 2014년 1월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가 뉴욕 양키스와 계약한 7년 1억 5,500만 달러에 이어 이정후가 두 번째다.

16일(한국 시각)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오라클 파크에서 입단식을 가진 이정후는 “반갑습니다. 자이언츠 여러분들, 제 이름은 바람의 손자, 한국에서 온 이정후입니다(Hello Giants! My name is Jung Hoo Lee, grandson of wind from Korea)”라고 말했다. 특히 이정후의 자신감 넘치고 여유로운 말 한마디가 모두를 사로잡았다. 이정후는 기자회견에서 마이크를 잡은 뒤 “핸섬(잘생겼나요.)?”라고 취재진에 되물으며 모두를 웃음 짓게 했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는 역사도 깊고 전설적인 선수들이 많은 팀이다. 그런 샌프란시스코에서 나를 선택해 주셔서 영광이다. 팀에 승리를 안기는 선수가 되고 싶다. 승리하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을 것이다.”라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아버지인 이종범에게 감사 인사 역시 잊지 않았다. 그는 “아버지께 인성이라든지, 좋은 사람으로서 설 수 있는 점들, 그리고 선수가 잘할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배웠다.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올 시즌 목표로는 “내가 부딪혀 봐야 할 것 같다. 목표를 잡는 것도 좋지만,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적응을 최우선으로 삼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싶다. 무엇보다도 팀이 이기는 것이 중요하기에 팀 승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 현지에서 이정후의 반려견인 ‘까오’ 역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17일 이정후의 반려견 ‘까오’를 소개하는 영상을 공식 SNS에 게시했다. 구단은 “우리가 이정후만 영입한 게 아니라는 것은 몰랐을 것”이라며 까오를 언급했다. 이어 “우리는 이들을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또 같은 날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농구장인 체이스센터에 방문해 에이전트 측과 함께 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브루클린 네츠의 맞대결을 관람하기도 했다. 여기서 이정후는 농구장 전광판에 출연하게 되었고, 하단에는 ‘샌프란시스코 외야수 이정후’라는 문구가 송출됐다. 당시 이정후는 손을 흔들며 골든스테이트 팬들의 함성에 화답했다.

최근 샌프란시스코 구단의 사랑은 역대급이다. 이정후 영입과 동시에 입단식, 반려견 그리고 농구장 방문 영상까지 포함해 무려 10개의 게시물을 공식 SNS에 연속 게시했다. 또 최상단 메인 이미지를 영문 ‘GIANTS’에서 한글인 ’자이언츠’로 바꾸기도 했다. 이는 샌프란시스코 구단이 팬들에게 이정후에 대한 관심을 이끌고자 한 행동으로 해석된다.

샌프란시스코는 영입 전부터 이정후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 피트 푸틸라 샌프란시스코 단장은 지난 10월, 고척돔을 찾아, 부상에서 복귀해 대타로 나선 이정후를 보며 박수를 보냈고, 경기 전 이정후의 훈련 모습을 살펴보면서 “타석에 들어서기 전 6, 7번의 스윙을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며 “뜬공을 잡는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 에너지가 정말 대단했다. 좋은 경험이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남겼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에 따르면, 이정후는 내년 시즌 연봉 700만 달러(약 92억 원)를 시작으로 2025년 1,600만 달러(약 209억 원), 2026년과 2027년에 2,200만 달러(약 287억 원), 2028년과 2029년에 2,050만 달러(약 267억 원)의 연봉을 받는다. 계약금은 500만 달러(약 65억 원). 또 이정후와 함께하는 자선 기부도 진행한다. 내년 6만 달러를 시작으로 2025년 8만 달러, 2026년과 2027년에 11만 달러, 2028년과 2029년에 10만 2,500달러 등 계약 기간 동안 매년 일정 금액을 기부하는 계획을 세웠다.

이정후는 내년 시즌부터 본격적인 샌프란시스코의 주전 중견수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는 뚜렷한 ‘주전 중견수’ 없이 시즌을 치렀다. 가장 많은 경기에 중견수로 출전한 선수는 루이스 마토스로 76경기에 나서 타율 0.250, 2홈런, 14타점 다소 아쉬운 성적을 냈다. MLB.com은 “KBO에서 골든글러브를 5차례나 받은 이정후다. 그는 상위급 수비력을 갖춘 중견수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또 샌프란시스코의 차기 1번 타자로도 주목받는 이정후다. CBS 스포츠와 MLB.com은 이정후를 샌프란시스코 차기 1번 타자로 낙점했다. 구체적인 라인업으로는 이정후(중견수)-라몬테 웨이드 주니어(1루수)-마이크 야스트젬스키(지명타자)-마이클 콘포토(좌익수)-제이디 데이비스(3루수)-미치 해니거(우익수)-타이로 에스트라다(2루수)-패트릭 베일리(포수)-마르코 루치아노(유격수)로 봤다. MLB.com은 “이정후는 25세의 젊은 외야수다. KBO에서 통산 타율 0.340, 출루율 0.407, 장타율 0.491의 좋은 공격을 보였다 어떤 시즌에도 0.318 이하 타율을 기록한 적이 없다”고 극찬했다. 이어 “이정후의 합류로 샌프란시스코 외야진은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다. 마이크 야스트렘스키, 미치 해니거, 마이클 콘포토 등과 함께 이정후를 조합 할 수 있고, 해당 선수들을 지명 타자로도 가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SPN은 “이정후는 KBO리그에서 개인 통산 0.340, 한 시즌 최고 0.360(2021년)의 타율을 기록했다. 정규시즌 최우수선수에 뽑힌 2022년에는 타율 0.349, 출루율 0.421, 장타율 0.575를 올리고, 개인 한 시즌 최다인 23홈런을 쳤다”며 “2022년에는 볼넷이 66개로 삼진 32개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라고 이정후의 선구안을 높게 평가했다. 또 “최근 2년 동안 이정후의 삼진 비율은 5.4%에 불과했다. 2023년 KBO리그 평균 18.2%, 메이저리그 22.7%보다 훨씬 좋은 수치”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끝으로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구단 사장 역시 “이정후가 내년 개막전부터 매 경기 중견수로 뛰는 것이 우리의 계획”이라며 “이정후 입단은 샌프란시스코 구단 역사에 남을 위대한 날”이라고 환영했다. 이어 “밥 멜빈 감독을 비롯해 코치진, 선수들이 이정후의 적응을 도울 것”이라며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에 오래 머물면서 위대한 기록을 남길 수 있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KBO리그 연도별 이정후 성적 (2017~2023)

2017년: 144경기 타율 0.324(552타수 179안타) 2홈런 47타점 OPS 0.812

2018년: 109경기 타율 0.355(459타수 163안타) 6홈런 57타점 OPS 0.889

2019년: 140경기 타율 0.336(574타수 193안타) 6홈런 68타점 OPS 0.842

2020년: 140경기 타율 0.333(544타수 181안타) 15홈런 101타점 OPS 0.921

2021년: 123경기 타율 0.360(464타수 167안타) 7홈런 84타점 OPS 0.959

2022년: 142경기 타율 0.349(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OPS 0.996 (MVP) 

2023년: 86경기 타율 0.318(330타수 105안타) 6홈런 45타점 OPS 0.860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 공식 SNS, EPA/ 연합뉴스, MLB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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