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김범수 “회사 이름까지 바꾼다는 각오로 임하겠다”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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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1 오후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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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김범수 “회사 이름까지 바꾼다는 각오로 임하겠다”

11일 임직원들에 사내 공지

“확장중심 경영전략 리셋…기술·핵심사업에 집중

느슨한 자율경영 기조 벗어나 구심력 강화

새로운 카카오 이끌 리더십 세울 것…쇄신내용 공유”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지난 20일 오전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 아지트에서 열린 4차 공동체 경영회의에 참석했다. ⓒ카카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지난 20일 오전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 아지트에서 열린 4차 공동체 경영회의에 참석했다. ⓒ카카오

“카카오라는 회사 이름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하겠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회 위원장은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진행한 11일 카카오 계열사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쓴 사내 공지를 통해 “경영쇄신위원장으로서 의지를 가지고 새로운 카카오로의 변화를 주도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먼저 김 위원장은 “기술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카카오를 설립해 크루(카카오 직원)들과 함께 카카오톡을 세상에 내놓은 지 14년이 되어간다”며 “‘무료로 서비스하고 돈은 어떻게 버냐’는 이야기를 들었던 우리가 불과 몇 년 사이에 ‘골목상권까지 탐내며 탐욕스럽게 돈만 벌려한다’는 비난을 받게 된 지금의 상황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운을 띄웠다.

김 위원장은 “기술과 자본이 없어도 모두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플랫폼 기업을 만들고자 했고, 이를 위해 열정과 비전을 가진 젊은 CEO들에게 권한을 위임해 마음껏 기업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지원했다”며 “실리콘밸리의 창업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었던 이 방식이 한국에서도 작동하길 바랐고 실제로도 카카오와 카카오 계열사들은 짧은 시간에 많은 성공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 방정식이라고 생각했던 그 방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저는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며 “‘더 이상 카카오와 계열사는 스타트업이 아닙니다. 자산 규모로는 재계 서열 15위인 대기업입니다. 규모가 커지고 위상이 올라가면 기대와 책임이 따르기 마련인데 그동안 우리는 이해관계자와 사회의 기대와 눈높이를 맞춰오지 못했습니다”고 과오를 인정했다.

이어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이 되고자 했으나 지금은 카카오가 좋은 기업인지조차 의심받고 있다. 우리를 향한 기대치와 그 간극에서 발생하는 삐그덕대는 조짐을 끓는 물속의 개구리처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며 “이런 상황까지 이르게 된 데 대해 창업자로서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제 카카오는 근본적 변화를 시도해야 할 시기에 이르렀다. 계열사마다 성장 속도가 다른 상황에서 일괄적인 자율경영 방식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며 “투자와 스톡옵션과 전적인 위임을 통해 계열사의 성장을 이끌어냈던 방식에도 이별을 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선 확장 중심의 경영전략을 리셋하고 기술과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자 한다”며 “현재 시점의 시장 우위뿐만 아니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점화 가능할지의 관점으로 모든 사업을 검토하고 숫자적 확장보다 부족한 내실을 다지고 사회의 신뢰에 부합하는 방향성을 찾는 데 집중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그룹 내 거버넌스 역시 개편하겠다”며 “느슨한 자율 경영 기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카카오로 가속도를 낼 수 있도록 구심력을 강화하는 구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카카오의 기업 문화 역시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 과거에 말씀드린 적 있듯이 ‘문화가 일하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기에 현재와 미래에 걸맞은 우리만의 문화를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며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해 왔던 영어 이름 사용, 정보 공유와 수평 문화 등까지 원점에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적 쇄신도 시사했다. 김 위원장은 “새로운 배, 새로운 카카오를 이끌어갈 리더십을 세워가고자 한다”며 “2024년부터는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고, 쇄신의 진행상황과 내용은 크루들에게도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한 과정이 될 수 있지만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이 여정에 카카오와 계열사 크루 여러분들이 함께 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경영진들도 단단한 각오로 임해주시길 요청한다. 저부터도 부족한 부분에 대한 날 선 질책도, 새로운 카카오 그룹으로의 쇄신에 대한 의견도 모두 경청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지금의 이 힘든 과정은 언젠가 돌아보면 카카오가 한 단계 더 크게 도약하는 계기로 기억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모바일 시대에 사랑받았던 카카오가 AI(인공지능) 시대에도 다시 한번 국민들에게 사랑받고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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