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박사’, 씩 웃다 보니 시간 가네…똑떨어지는 추석용 오락 영화 [시네마 프리뷰]

뉴스1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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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20 오전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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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박사’, 씩 웃다 보니 시간 가네…똑떨어지는 추석용 오락 영화 [시네마 프리뷰]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스틸 컷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스틸 컷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이라는 긴 제목을 갖게 된 이 영화의 원제는 ‘빙의’다.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원작 속 주요 캐릭터 천박사와 오유경 등의 설정을 그대로 가져왔다. 제목이 길어진 것은 마케팅·홍보적인 측면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아마도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처럼 해외발 오락용 판타지 액션 영화 제목들이 주는 특유의 맛을 비슷하게 내기 위해 벤치마킹한 것으로 판단된다.

제목 전략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빙의’라는 한국적이고 단단한 이름보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이라는 제목이 역동적이면서도 장르적인 특색을 기대하게 만드는데, 이는 판타지 어드벤처물에 가까운 영화의 내용과 잘 맞아떨어진다.

지난 19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감독 김성식)은 ‘퇴마’를 소재로 판타지와 코미디, 오컬트 등이 가미된 오락 영화였다. 심오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은 아니지만, ‘설경’이라는 특이한 부적과 악귀에 들린 빌런, 귀신을 믿지 않는 ‘사짜’ 퇴마사와 귀신을 볼 줄 아는 영묘한 눈을 가진 여자 등 판타지적인 소재들이 신선했고 힘을 뺀 강동원과 이동휘의 코믹한 콤비플레이가 관객들의 기대에 딱 들어맞는 효과를 보여줬다.

영화의 주인공은 귀신을 믿지 않는 가짜 퇴마사 천박사다. 당주집의 장손이지만, 귀신을 믿지 않는 그는 퇴마라는 것은 귀신이 아닌 사람의 마음을 상대하는 일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 사기에 가까운 술수(?)를 써서 귀신을 쫓아달라는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는 대가로 천만원 단위의 거액을 받는다. 사실 그로 인해 그가 ‘천박사’라고 불리고 있다는 것이 파트너 인배(이동휘 분)의 주장이다. 그렇게 돈을 받고 부자들의 마음의 근심을 덜어주던 천박사와 인배에게 어느 날 유경(이솜 분)이 찾아온다. 하나 뿐인 동생 유민(박소이 분)을 구하기 위해 천박사를 찾은 유경은 귀신을 볼 줄 아는 눈을 가지고 있다.

유민은 빙의가 될 때마다 이상 행동을 하는데, 그런 유민을 조종하고 있는 것은 인간의 몸을 옮겨 다니며 영력을 사냥하는 악귀 범천(허준호 분)이다. 범천은 인간의 몸을 옮겨 다니며 빙의를 하는 능력이 있는데, 과거 당주였던 천박사의 할아버지와 얽힌 악연으로 인해 결계에 갇혀있는 신세다. 추종자들의 도움을 받아 계속해서 영력을 모으고 있는 그는 유경에게 원하는 바가 있어 여러 루트로 접근을 하는 중이다. 천박사는 그런 범천의 악행을 막기 위해 나선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포스터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포스터

강동원은 진지하지 않은, 가볍고 유쾌한 캐릭터를 연기할 때 흥행 타율이 높다. 이번 영화는 그런 의미에서 ‘전우치’나 ‘검사외전’의 흐름을 잇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그의 파트너 인배를 연기한 이동휘와의 케미스트리가 ‘전우치’에서 유해진, ‘검사외전’에서 황정민과 이뤄냈던 콤비플레이 못지 않다.

이런 류의 판타지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그럴 듯한 세계관의 구축이다. 너무 복잡하면 지루해지고 너무 간단하면 시시해 몰입에 방해가 된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이 같은 면에서 효율적이지만, 너무 가볍거나 모자라지 않은 정도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적재적소 배우들의 힘이 컸다. 코믹한 ‘케미’를 뿜어내는 강동원, 이동휘와 더불어 허준호, 김종수, 이솜, 아역 배우 박소이까지 설득력 있는 배우들의 연기와 아우라가 관객들의 시선을 스크린 안에 끝까지 잡아둔다. 의외성이 가득한 특별 출연 및 카메오, 박진감 넘치는 액션신 등은 이 영화에서 찾을 수 있는 또 다른 ‘깨알 재미’다. 추석용 영화로 아까울 것이 없는 선택이다. 러닝타임 98분. 오는 27일 개봉.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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