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는 옥외광고 시장, 스타트업들 뛰어들기 시작한 이유

뷰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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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04 오후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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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지는 옥외광고 시장, 스타트업들 뛰어들기 시작한 이유

나도 모르는 사이 일상 속에 스며든 옥외광고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열풍으로 급성장하던 온라인 마케팅 시장이 현재 포화상태까지 이르렀다. 갈수록 복잡하고 보수적이어지는 시장으로 여러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이 애를 먹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광고의 중요성은 여전히 강조되고 있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더욱 확실하고 강렬한 인상을 주는 것은 다름 아닌 오프라인 광고라 볼 수 있겠다.

배달의민족 버스 옥외광고(좌)와 판교역에 설치된 여기어때 채용 광고(우) / 애드포토(좌) 블로터앤미디어(우)

 

노출 범위와 빈도가 한정적인 온라인 광고에 비해 버스나 지하철 등처럼 대중들이 매일같이 접하는 배너에 게시하게 된다면 하루 종일 노선에 따라 다양한 사람들에게 노출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지하철 스크린도어 같은 경우는 가장 노출도가 높은 플랫폼에 위치해있는 광고 매체로 여겨질 만큼 지하철 승하차 시뿐만 아니라 대기 시간 동안 노출이 가능해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최대의 광고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건물 부착 광고 같은 경우에도 크기가 상당하기에 하루 종일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어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큰 성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이로 인해 기존 광고 회사들이 최근 계속해서 눈길을 돌리는 것이 바로 실외나 옥외에 게재, 실행되는 광고인 옥외광고(OUT-OF-HOME)인 것이다. 기존의 옥외광고(OOH)는 특정 장소에 고정되어 있어 그곳을 방문해야만 볼 수 있었지만 최근 등장한 옥외광고는 고객이 이동 중이거나 멈춰 서있을 때 접근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특징으로, 한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테헤란밸리가 그 중심지가 되어가고 있다.

잠실역 스크린도어에 광고 중인 세탁특공대(좌)와 쿠팡이츠의 지하철 옥외광고(우) / 솔리드컴퍼니(좌) 매일경제(우)

 

테헤란밸리라 불리는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이곳은 수많은 기업체들이 밀집된 업무 중심 지역으로, 벤처캐피털 및 엔젤 투자 기관들이 주변에 포진해있다. 그렇기에 일반 소비자는 물론이고 잠재 기업 고객이나 미래 투자자들에게 자사의 역량을 알리고 신뢰도까지 높일 수 있는 그야말로 ‘핫플레이스’인 것인데, 그래서 그런지 획기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보유한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이곳을 옥외광고의 중심지로 공략하고 있다. 기존에는 성형이나 일반 기업 광고로 즐비하던 강남 일대 주요 옥외광고 자리가 스타트업들로 채워지면서 이 또한 하나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유동인구가 많은 버스정류장, 지하철 등지에 옥외광고를 진행하며 브랜드의 노출 빈도를 높이고 있는데 최근 3년간 옥외광고의 성장 추이가 어떻게 되는지 한 번 알아보자.

테헤란밸리에 빼곡히 채워진 스타트업 옥외광고(좌)와 강남 테헤란로에 올라온 셀트리온 옥외광고(우) / 플래텀(좌) 셀트리온 소액주주 비상대책위원회(우)

 

OOH, 어떻게 발전 중인가

행정안전부 산하 한국지방재정공제회에서 옥외광고산업의 시장규모와 행정 실태를 담아 발표한 ‘2021 옥외광고통계’의 결과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옥외광고산업의 시장규모(매출액)은 3조 765억 원으로 코로나19로 인해 전년대비 1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은 3조 2308억 원으로 다소 회복될 전망이나, 2022년 예측에서도 코로나19 이전의 시장규모 수준으로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앞으로 코로나 시대 이후 옥외미디어의 디지털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동인구 데이터, 모바일 데이터, 교통 정보 등 공공 데이터를 활용한 광고 상품들도 나올 것이며, OOH 전광판과 모바일이 연동된 광고 집행도 다양하게 시도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우리가 미래 영화를 볼 때도 빠짐없이 등장하는 미디어가 바로 OOH 광고인 것처럼 디지털 시대에도 각광받는 미디어가 될 것이라는 말이다.

2021 옥외광고통계(2020년 기준)(좌)와 광고 세부 유형별 매출액(우) / 매드타임스

 

AI기술과의 접목으로 맞춤형 옥외광고의 등장

▼ 데이블
AI와 같은 기술을 접목해 옥외광고의 성장에 앞장서고 있는 몇몇 기업들까지 예시로 들어보겠다. 개인화 추천 및 네이티브애드 플랫폼인 데이블은 최근 실내와 실외 디스플레이, 그리고 키오스크를 모두 포함한 ‘디지털 사이니지’에 맞춤형 광고를 내보내기 위한 솔루션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여기서 말하는 디지털 사이니지란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이용해 영상이나 정보를 노출하는 옥외광고로, 네트워크를 통해서 원격 관리하는 플랫폼을 일컫는다. 이를테면 옥외광고판, 디스플레이, 지하철 및 공항, 쇼핑몰 등등 내에 있는 크고 작은 디스플레이, 키오스크 디스플레이까지를 전부 디지털 사이니지로 정의하는 것이다.

글로벌 미디어 테크 스타트업, 데이블의 이채현 대표 / 매일경제

 

기존 디지털 광고는 구글 애널리틱스 등을 활용해 광고 효과를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측정이 가능하지만, 그에 비해 디지털 사이니지는 광고의 효과를 측정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단점이 있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컴퓨터 비전 기술을 가지고 이 점을 해결하려 노력 중인데, 최근 가장 많이 언급되는 솔루션은 디지털 사이니지에 카메라를 달고 광고 성과 측정을 하는 것이다. 광고에서 대중의 시선이 멈추었는지, 관심 있게 본 대중의 특성, 성별, 유형, 스타일 등등 전부 분석 가능하며 이를 통해 광고 효과를 측정하고 분석 리포트 생성까지 가능해졌다. 즉, 똑같은 광고 콘텐츠임에도 시간대 혹은 사용자 유형 별로 어떻게 다른 결과가 도출되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이 가능해진 것이다.

데이블의 목표는 컴퓨터 비전 기술을 이용해 온라인 광고처럼 타켓팅을 최적화하고 디지털 옥외광고를 고도화해 분석 가능한 방문자들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디지털 옥외광고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어나가는 것이라 밝혔다. 이에 데이블은 최근 패스트파이브와 업무 협약을 맺어 패스트파이브 전 지점에 데이블 AI 기반 옥외광고 솔루션을 설치해 공유 오피스를 이용하는 고객들과 방문객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했기도 했다.

이채현(왼쪽) 백승국 데이블 공동대표가 서울 테헤란로 사무실에서 자체 개발한 개인화 추천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한국일보

 

▼ 피치에이아이
두 번째 기업은 피치에이아이이다. 머니투데이 주최의 2022 대한민국 우수기업 대상 비대면 시상식에서 우수 AI 대상을 수상한 피치에이아이는 국내 최초로 옥외광고 시장에서 AI 기술을 활용한 회사이다. 피치에이아이 역시 전통적 방식의 옥외광고를 디지털 광고와 같이 운영하고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 푸(POOH)를 최근 출시해 광고노출, 관심도, 구매 등의 정보 수집이 가능한 데다 리타게팅 및 최적화 운영, 크로스 마케팅 등을 지원하겠다 발표했다.

국내 최초로 옥외광고 시장에 AI 기술을 활용한 회사 / 피치에이아이

 

▼ 애드
이뿐만 아니라 O2O 디지털 마케팅 플랫폼 스타트업인 애드 또한 옥외광고에 발을 들여놓았다. 애드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하는 인공지능 챔피언십 2021에서 2등에 오르며 이미 사업성과 기술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특히 비전 카메라를 설치하고 비식별 데이터를 분석하여 광고효과를 측정하는 기술이 규제개혁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규제 샌드박스 실증 특례’ 승인을 받았다. 이에 대형 매체사와 협업하여 옥외광고 효과 측정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대형 유통기업은 옥외광고 효과 측정 솔루션인 ‘애드아이’의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애드아이 서비스 도입 후 영상 속 객체를 인식해 광고에 머무는 시선의 시간을 분석하고 매체의 오프라인 광고 효과와 효율성을 기대해볼 수 있으며, 모든 프로세스가 진행되는 동안 객체는 골격화된 마스킹 형태로 비식별화 처리하여 개인 정보 노출은 사전에 방지가 가능하다. 애드의 안상현 대표는 옥외 디지털 광고 시장이 매년 빠르게 성장 중이기에 샌드박스 승인을 통해 선보이는 애드아이는 광고주와 매체사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며 국내를 넘어 비교적 규제가 적은 해외시장에도 도전할 계획이라 밝혔다.

애드아이 서비스는 영상을 시청하는 객체를 인식해 광고에 머무는 시간을 분석할 수 있다. / 플래텀

 

▼ 인터브리드
마지막 또 눈여겨볼 만한 곳은 애드테크 기업, 인터브리드이다. 인터브리드는 빅데이터 및 AI 기반의 옥외광고 플랫폼, 애드튠을 공식 론칭했다. 이는 사용자가 옥외광고 구좌를 입맛에 맞게 선택하고 구매할 수 있는 옥외광고 거래 플랫폼으로, 자체 보유한 트래픽 센서 및 AI 엔진을 통해 수집한 유동인구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광고 매체 주변 통행량체류량, 체류시간광고 노출 기간과 노출량에 따라 합리적으로 광고비를 산정해준다. 이로 인해 평소 높은 옥외광고비용에 부담을 느꼈던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들도 애드튠을 통해 합리적인 금액으로 옥외광고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겠다. 따라서, 온라인 광고에서는 가능했으나 기존 옥외광고에서는 볼 수 없었던 차별화된 서비스라는 반응이 우세하다.

박재은 인터브리드 대표 / 지디넷코리아

 

추가적으로 애드튠은 광고 영상 제작부터 광고 설정구매 및 광고 효과 분석까지 통합 관리가 가능한 서비스로 평소 광고하는데 어려움 느낀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도 옥외광고를 더 쉽고 간편하게 이용 가능하다고 한다. 인터브리드 박재은 대표는 앞으로 애드튠 통해 중소기업소상공인들 옥외광고를 가격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다양한 상품을 제공할 것이며, 옥외광고 거래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자사가 보유한 옥외광고 외에도 더 다양하고 많은 광고매체를 확보해 나갈 예정이라 말했다. 

애드튠은 기존 옥외광고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차별화된 서비스를 출시했다. / 애드튠 공식 블로그

 

고정관념을 단 번에 깨버리다

스타트업은 전통 기업이 만들어놓은 기존의 룰이나 업계의 관행을 파괴하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이런 도전정신이 지금의 광고시장을 뒤바꿔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 데이블의 백승국 대표 역시 “여전히 광고, 개인화 추천 기술을 도입할 곳은 많다”라고 언급한 것처럼 성공사례가 많아지고 있는 만큼 계속해서 다양한 형태의 광고가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움직이는 광고인 모빌리티 옥외광고도 자주 찾아볼 수 있다. 모빌리티 옥외광고란 AI를 활용하여 택시 탑승자에게 맞춤형 광고 및 영상 콘텐츠를 보여주는 신사업으로 카카오 모빌리티뿐 아니라, 모빌리티 어반테크 기업 모토브에서는 택시 상단 표시등에 차량용 스마트 미디어 기기를 설치해 실시간으로 도시공간 데이터를 수집하고 위치 기반의 광고를 운영 중이다. 이는 택시 이용자는 물론이고 자차 이용자나 보행자 등에게도 홍보가 가능하다는 메리트가 있다. 이처럼 광고는 변해가는 시대에 맞게 형태, 유형, 공간까지도 다양하게 확장 중인만큼 옥외광고 시장에서의 우위 기업은 어디일지, 또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지대한 옥외광고 분야는 무엇일지 추이가 매우 기대된다.

모토브가 택시 상단 표시등에 설치하는 차량용 광고 플랫폼 모토브 3.0 디바이스를 선보였다.(좌) 그리고 카카오 모빌리티에서도 차량 탑승 시 맞춤형 광고 및 영상 콘텐츠를 보여주고 있다.(우)/ 머니투데이(좌) 포토뉴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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