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한 30대 여성 “경제적으로 힘들다” 유서…장례식장 밖까지 아버지 울음소리

뉴스1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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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8 오후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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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한 30대 여성 “경제적으로 힘들다” 유서…장례식장 밖까지 아버지 울음소리

 18일 인하대학교 장례식장에 전세사기 피해 사망자 A씨(30대)가 안치됐다. 2023.4.18/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18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전세피해 사기로 3번째로 극단적 선택을 한 30대 여성 A씨의 빈소가 차려진 인하대학교 병원 장례식장.

빈소에는 적막감이 감도는 가운데, 유가족들의 흐느낌만 흘러 나왔다. 유가족들이 공개한 단상에는 단아한 모습의 A씨의 영정사진과 향이 놓여 있었으며, A씨의 아버지와 여동생이 빈소를 지켰다.  

자녀의 억울한 죽음을 인정하지 못한 A씨 아버지의 울음소리는 장례식장 복도에 퍼졌다.    

A씨의 유가족들은 언론과의 접촉을 거부했다. 다만 전세사기피해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현장을 살피며, 취재진들과 대화를 나눴다.  

유가족들은 A씨의 유서 공개도 거부했다. 다만 대책위 관계자들은 A씨가 ‘경제적으로 힘들다’라는 내용의 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안다며 말을 아꼈다.  

유가족은 A씨의 아이폰 휴대전화를 들고 비밀번호를 풀 수 있는 방법을 기자들에게 문의하기도 했다.

A씨의 여동생은 “언니가 누구랑 대화를 했고, 통화를 했는지 궁금하다”며 “비밀번호를 풀 수 있는 방법이 없냐”고 물어봤다.

경찰은 A씨가 최우선변제금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전세금 9000만원을 한푼도 받지 못할 처지에 놓이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 중 2번째 사망자가 발생한지 사흘만에 30대 여성이 또 극단적 선택을 했다. A씨는 17일 오전 2시 12분쯤 이 아파트에서 의식을 잃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하던 중 숨졌다. A씨는 이른바 ‘건축왕’으로부터 전세 보증금 9000만원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로 아파트에서는 유서가 발견됐다. 앞서 인천에서는 전세사기 피해자 2명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18일 인하대학교 장례식장에 전세사기 피해 사망자 A씨(30대)가 안치됐다. (A씨 유가족 제공)2023.4.18/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A씨는 2019년 9월 인천시 미추홀구 B아파트에 전세금 7200만원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2021년 12월 재계약 당시 임대인의 요구에 따라 계약금을 1800만원 올려 전세금 9000만원에 재계약을 맺었다.

A씨의 아파트는 2017년 7월 은행권에 1억5000만원에 근저당이 설정된 상태였다. 이 아파트는 올 3월부터 경매가 개시됐으나, A씨의 주거지 매각기일은 잡히지 않았다.  

A씨는 당시 기준으로 최우선변제금 지급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전세금을 한푼도 건지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A씨는 숨지기 전날까지 직장에 나갔고, 피해자들과 대화를 나눴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A씨는 17일 오전 2시12분쯤 미추홀구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한편 시민사회단체가 ‘전세사기‧깡통전세 시민대책위’를 출범하고 정부에 ‘특별법’ 제정을 비롯한 제도적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책위는 이날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깡통전세 특별법 제정(공공매입과 피해구제 등) △전세가격(보증금) 규제를 위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전세대출‧보증보험 관리 감독 강화 등을 정부와 국회에 요구했다.

이들은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진 배경에는 정부 정책 실패가 있다”며 “정부의 관리‧감독 소홀뿐만 아니라 ‘빚내서 집 사라’, ‘빚내서 세 살라’는 대출 중심의 주거정책과 이를 통해 집으로 돈을 버는 투기 부양책이 주거불안을 키웠다”고 꼬집었다.

대책위는 이날 오후 7시30분 인천 주안역 남측광장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와 함께 사망 피해자를 추모하는 행사를 열 예정이다. 또 1인시위, 특별법 제정 촉구 서명운동 및 집회 등을 전개할 계획이다.

gut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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