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안 될 거라고 했었는데…” 양희종이 떠올린 11년 전 생애 최고의 순간

mk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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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24 오전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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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안 될 거라고 했었는데…” 양희종이 떠올린 11년 전 생애 최고의 순간

“모두가 안 될 거라고 했었는데…. 지금 떠올려도 몸에 전율이 흐릅니다.”

지금으로부터 11년 전, KBL 역사상 가장 압도적인 시즌을 보낸 팀이 있었다. 역대 최초의 와이어 투 와이어 1위, 최다 44승, 최초 8할 승률, 단 한 번의 연패도 허용하지 않는 등 대단한 역사를 쓴 팀, 바로 원주 동부였다. 그런 그들을 상대로 당당히 도전장을 내민 건 바로 안양 KGC. 모두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했던 그 도전은 또 하나의 역사가 됐다.

KGC ‘영원한 캡틴’ 양희종은 지난 22일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2022-23시즌을 끝으로 정든 유니폼을 벗는다. 2007 KBL 신인 드래프트 전체 3순위 지명 후 15년 넘게 원 클럽맨, 안양의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활약한 그는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이별을 알렸다.

 “모두가 안 될 거라고 했었는데…. 지금 떠올려도 몸에 전율이 흐릅니다.” 사진=KBL 제공
“모두가 안 될 거라고 했었는데…. 지금 떠올려도 몸에 전율이 흐릅니다.” 사진=KBL 제공

양희종과 KGC는 수많은 성공을 함께 이뤘다. 2011-12시즌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 2016-17시즌 창단 첫 통합우승, 2020-21시즌 KBL 역사상 첫 ‘퍼펙트 10’ 우승 등 모든 역사를 함께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양희종이 은퇴를 앞두고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은 것이 바로 2011-12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이었다. 창단 첫 KBL 정상이라는 의미도 컸지만 무엇보다 불가능에 도전했고 성공했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양희종은 “올 시즌에 특히 빅 게임이 많아서 매 순간 기억에 남는다. 극적인 순간도 평소 시즌보다 더 많았던 것 같다”며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라면 2011-12시즌 첫 우승을 이뤄낸 그때가 아닐까 싶다. 아직도 생각날 때가 있고 몸에 전율이 흐른다”고 이야기했다.

당시 KGC는 베테랑 은희석(현 삼성 감독), 김성철(전 DB 코치)을 중심으로 양희종, 김태술, 박찬희, 이정현, 오세근, 크리스 다니엘스라는 지금 기준으로 보면 압도적인 라인업을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11년 전만 하더라도 대부분 어린 선수들이었다. 양희종과 김태술은 갓 전역한 예비역이었으며 박찬희와 이정현은 프로 2년차 시즌이었다. 심지어 오세근은 신인이었다(이미 국가대표 에이스급 선수였던 오세근이었기에 단순 신인으로 보지는 않았다).

반면 동부는 이미 2000년대를 지배한 팀 중 하나였고 2010-11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김주성-윤호영-로드 벤슨으로 이어진 ‘동부 산성’은 악명을 떨쳤고 박지현-황진원, 여기에 이광재까지 있었다. 경험과 기량을 모두 갖춘 완벽한 팀이었다. 실제로 정규리그 2위에 오른 KGC조차 동부와의 상대 전적은 1승 5패에 불과했으니 할 말이 없었다.

이상범 전 DB 감독은 11년 전을 회상하며 “지금 생각하면 KBL 최고 선수들이 한 팀에 모였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때는 정말 어린 선수들이었다. 김주성, 윤호영, 벤슨 등 이미 산전수전 다 겪은 선수들이 있는 동부와 비교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사실 그들을 이겨낸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KGC는 동부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6차례 붙었고 단 1번을 제외한 모든 경기에서 5점차 이내 승부를 펼칠 정도로 대접전을 펼쳤다. 2경기 외 4경기에서 원 포제션 게임으로 마무리될 정도로 혈전이었다. 그렇게 KGC가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업셋 시리즈’를 만들어내며 역대 가장 드라마틱한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KGC의 챔피언결정전 우승 마침표를 찍은 6차전 위닝샷은 양희종의 차지였다. 시리즈 내내 윤호영과 신경전을 펼치는 등 스토리를 만들어낸 그는 64-64로 맞선 상황에서 경기 종료 9초를 남기고 멋진 점퍼를 성공시켰다. 윤호영을 속인 뒤 던진 극적인 점퍼였고 또 긴 시리즈를 자신의 손으로 끝내버린 명장면이었다.

양희종은 “모두가 안 된다고 했다. 그래도 은희석 감독님을 중심으로 한 형들을 믿고 어린 선수들이 패기 넘치게 도전장을 내민 시절이었다. 그때가 아직도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지금 생각해도 그 선수들이 한 팀에서 만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즐겁고 또 행복한 일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11년 전 첫 우승을 계속 떠올리게 되는 이유가 마지막 슈팅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만큼 그 순간은 정말 행복했다”며 웃음 지었다.

민준구 MK스포츠(kingmjg@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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