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지났지만…대구지하철참사로 딸 보낸 엄마, 병원行

뉴스1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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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20 오전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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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지났지만…대구지하철참사로 딸 보낸 엄마, 병원行

박남희 칠곡군의원 메모(칠곡군 제공) 2023.2.20/뉴스1

192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구지하철참사로 딸을 잃은 어머니가 극심한 스트레스로 병원에 입원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20일 경북 칠곡군에 따르면 2003년 2월18일 대구지하철참사로 피아니스트를 꿈꾸던 장녀 이미영양을 떠나보낸 박남희 칠곡군의원이 참사 20년인 지난 18일 새벽 병원에 입원했다.

딸을 잃은 후 20년간 한시도 편한 날이 없었던 박 군의원은 참사 20주기 1주일 전부터 몸이 아프기 시작해 지난 18일에는 스트레스로 인한 간기능 저하로 3주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

20년 전 참사 당시 경북예고 3학년이던 딸은 협연 제안을 받고 공연 준비로 지하철을 탔다가 변을 당했다.

당시 딸이 휴대전화로 “지하철에 불이 나 문이 열리지 않아요. 구해주세요”라고 호소하자 박 군의원은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행동해”라며 딸을 진정시켰지만 화마를 피할 수 없었다.

딸을 잃은 아픔을 봉사로 달래기 위해 적십자사 등에서 활동하던 박 군의원은 지난해 7월 ‘인재(人災)로 자녀를 가슴에 묻는 부모가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며 군의원의 길을 택했다.

그는 입원으로 대구지하철참사 추모식에 참석하지 못하자 수첩에 ‘미영아, 천국에선 사고 없이 잘 지내겠지? 그곳에서는 잘 지내고 있기를 바란다. 보고 싶구나’라는 메모로 딸의 넋을 기렸다.

박 군의원은 “참사가 발생한지 긴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같은 아픔이 반복되고 있다”며 “딸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일상에서의 안전 의식 개선을 위해 작은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지하철 참사는 2003년 2월18일 오전 9시53분 지하철1호선 중앙로역에 정차한 전동차 안에서 한 지적장애인이 휘발유에 불을 질러 마주오던 전동차로 번지면서 발생했으며, 192명이 숨지고 151명이 다쳤다.

newso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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