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은 벗는데 아이들은 쓰라니” 실내 마스크 자율 1주일 부모는 울상

뉴스1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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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6 오후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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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은 벗는데 아이들은 쓰라니” 실내 마스크 자율 1주일 부모는 울상

관련 사진. 2023.2.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병원과 대중교통을 제외하고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게 된지 일주일이 됐다. 하지만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영유아가 지내는 실내공간은 여전히 마스크 착용을 해달라는 공지를 하고 있어, 학부모들의 반발을 자아내고 있다. 또 각 기관마다 마스크 착용 방침이 제각각이어서 혼선도 있다.

실내 마스크 착용 자율화가 시행된지 일주일째인 6일 오전, 경기 광교의 한 어린이집은 여전히 아이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등원하고 있었다. 교사들도 마스크를 쓴 채 아이들을 맞이했다.

해당 어린이집은 지난 3일, 학부모들에게 “구청의 지침은 마스크 착용 ‘권고’지만, 어린이집은 영유아가 생활하는 공간으로 감염에 취약한 아이들을 위해 당분간 마스크 착용을 하고자 한다”고 공지했다.

해당 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32)는 “정부 지침이 시행되는 날에도 보건복지부 지침이 아직 안내려왔다고 해 기다렸는데, 일주일이 지나도 또 마스크를 쓰라는 공지가 내려와 속상하다”며 “기관이 이렇게 앞장서서 마스크를 써달라고 하면 마스크 자율이 무슨 의미냐”고 불만을 토했다.

또 다른 학부모(37)는 “어린이집에서 마스크 쓰고 생활하는 건 코로나 확산 방지에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어차피 간식이나 밥 먹을 때 마스크 벗고 옹기종기 모여있지 않냐”고 토로했다.

분당에 있는 한 유치원도 실내 마스크 착용을 공지했다.

해당 유치원 학부모는 “선생님께 연락드려 규정대로 셔틀에서는 쓰고 원내에서는 벗겠다고 했는데 말하면서도 혼자 예민한 엄마가 되는 거 같았다”며 “막상 우리 아이만 벗고 있는 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는 “어차피 마스크 써도 코로나, 감기 다 걸리고 언어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시기에 아이 발음은 점점 더 안좋아지는 것 같다”고 불만을 표현했다.

익명을 요구한 유치원 교사 A씨는 “코로나 시기 아이들 발달 문제가 심각하다. 거의 1년 이상 느린것 같다”며 “선생님들도 벗고 싶은데 학부모님들 눈치 보여서 못 벗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마스크 착용을 ‘권고’로 전환한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정작 영유아 기관은 서로 눈치를 보며 마스크를 못 벗는 상황인 셈이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후 첫 주말인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의 한 대형 쇼핑몰에 실내 마스크 자율 착용 권고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3.2.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학원도 학부모들에게 학생들의 마스크 착용을 당부하긴 마찬가지였다.

학원장 B씨는 “정부 지침은 안 써도 되는데 예외 조항으로 여지를 남겨놨다”면서 “환기가 어려운 환경, 다수가 밀집한 상황에서 대화 등 비말생성 행위가 많은 경우에는 마스크 착용을 강력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학부모 C씨는 “맞벌이 자녀인 우리 아이는 학원 투어하며 하루종일 마스크 쓰고 있어야 한다. 나는 일하면서 답답하면 벗을 수 있는데 아이는 그러질 못하고 있다. 30일 되길 기다렸는데 일주일 째 이런 상황일 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반면 정부 지침대로 마스크 착용 권고를 개인의 자율에 맡긴 영유아 기관들도 있어 학부모들은 혼란스럽다는 입장이다.

수원에 사는 김선애(39)씨는 “큰아이가 다니는 유치원과 발레학원은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문자가 왔는데 둘째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은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고 안내했다”면서 “너무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0시를 기해 마스크 착용 의무를 ‘권고’로 전환했다. 다만 감염취약시설과 병원, 약국, 대중교통, 통학버스 등 일부 시설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그대로 적용된다.

sualuv@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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