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는 빨아주고 박찬욱은 무시…오스카상 ‘헤어질 결심’ 충격적인 억지 퇴짜, 왜?

살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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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25 오후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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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는 빨아주고 박찬욱은 무시…오스카상 ‘헤어질 결심’ 충격적인 억지 퇴짜, 왜?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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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상)에서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영화계 조차 이변이라는 평가가 나오며, 역대 오스카상 수상 역사도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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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1월 24일(현지시간) 제95회 오스카상 시상식에 오를 최종 후보 명단을 공개했습니다.

‘서부 전선 이상 없다’(독일) ‘아르헨티나, 1985’(아르헨티나) ‘클로즈’(벨기에) ‘EO’(폴란드) ‘더 콰이어트 걸’(아일랜드) 5편이 선정되었습니다.

유력한 후보로 점쳐지며 많은 기대를 모았던 ‘헤어질 결심’은 지난해 12월 발표된 국제영화 부문 예비후보 15편에는 포함됐으니 최종 후보작 진출에는 실패했습니다. 기대와 달리 최종 후보에 선정되지 못하고 고배를 마시게 돼 국내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냈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이후 한국 영화의 오스카상 도전이 무산됐습니다.

그책
그책

전 세계가 인정한 거장 박찬욱 감독의 11번째 장편 영화이자 ‘아가씨'(16) 이후 6년 만에 한국 영화 복귀작인 ‘헤어질 결심’은 중년 남성이 산에서 떨어져 사망한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형사 해준(박해일)과 서래(탕웨이)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리며 호평을 받은 영화입니다.

또 ‘헤어질 결심’은 박찬욱 감독이 새로운 공간과 관계의 변화, 그리고 진실의 변화에 따라 켜켜이 쌓이는 주인공들의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에 집중한 스토리와 연출로 전 세계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이런 호평에 힘입어 ‘헤어질 결심’은 지난해 5월 열린 제75회 프랑스 칸국제영화제에서 20년 만에 감독상을 수상하면서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이기도 했습니다.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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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뿐만이 아닙니다. ‘헤어질 결심’은 아카데미 레이스 시즌에 맞춰 지난해 10월 14일 북미 개봉한 이후 유력 외신으로부터 찬사에 가까운 호평을 얻으며 박찬욱 감독의 이름값을 톡톡히 증명했습니다.

개봉 당시 뉴욕타임스는 “‘헤어질 결심’은 강렬한 오프닝과 더불어 박찬욱 감독만의 자유로운 상상력과 아름다운 미장센으로 관객을 단번에 현혹시킨다. 그리고 마침내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느낌과 동시에 사정없이 마음을 흔들며 심장을 붕괴시킨다”며 ‘헤어질 결심’을 2022년 10대 영화로 선정했습니다.

가디언은 “박찬욱 감독의 매혹적인 스릴러 속에서 탕웨이는 강렬하면서도 어디로 튈지 모르며, 매력적이다”라는 호평을, 포브스는 “절제와 뉘앙스의 미학이 담긴 작품,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서스펜스와 왕가위 감독의 그리움이 어우러져 꿈같은 영화가 탄생했다”고 극찬을 쏟아냈습니다.

‘기생충’ 수상 적중했던 매체도 빗나간 결과

스포츠 조선
스포츠 조선

이를 바탕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을 예측하는 매체 골드더비 역시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유력 후보로 ‘헤어질 결심’을 선택했습니다.

특히 골드더비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19)이 지난 2020년 열린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최초 4관왕(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의 역사를 쓰기 전 유력한 작품상 후보로 선정했고 한국계 미국 연출자 정이삭 감독의 독립 영화 ‘미나리'(21)에서 활약한 윤여정 또한 2021년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유력 수상자로 예측, 놀라운 적중률을 보였습니다.

이렇듯 남다른 아카데미 시상식 예측으로 관심을 받았던 골드더비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가 발표되기 전 공개한 예측 발표에서 국제장편영화상 후보로 ‘서부전선 이상 없다’를 1위로 선정했고 이어 ‘헤어질 결심’을 2위에 올렸지만 결과적으로 ‘헤어질 결심’을 제외하고 골드더비가 선정한 1위부터 6위까지 국제장편영화상 최종 후보로 선정돼 아쉬운 뒷맛을 남겼습니다.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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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국 아카데미상은 미국의 가장 권위 있는 영화 시상식이며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영화 시상식입니다. 미국에서는 흔히 “오스카”(Oscars)로 불립니다.

한국 영화는 아카데미의 관심을 받게 된 역사가 길지 않습니다. 21세기 들어 한국 영화시장이 성장하고 우수한 작품들이 여럿 제작되면서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관례처럼 매년 작품을 출품하고 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2019년까지는 한국 영화인, 아니 한국인은 아직 수상은커녕, 본상 후보에조차 오른 일이 없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국제영화상 부문에는 2020년 마침내 기생충이 한국영화 최초로 후보로 올랐으며, 국제영화상 뿐만 아니라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미술상까지 총 6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습니다. 리고 수상이 확실시된 국제영화상 외에도 작품상, 각본상, 감독상을 수상하는 4관왕의 쾌거를 달성했습니다.

2021년에는 미나리가 작품상을 비롯하여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에 후보가 올랐고, 한국 영화인 최초로 윤여정이 아카데미 배우상(여우조연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아카데미의 ‘억지 퇴짜’, 박찬욱 감독 무시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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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결심’의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 불발은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 팬들에게 더욱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외신에서는 이변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AP 통신은 “올해 오스카의 가장 큰 놀라움 중 하나는 호평을 받은 박찬욱 감독의 로맨틱 누아르 ‘헤어질 결심’이 배제된 것“이라며 의문을 가졌고 미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적어도 ‘헤어질 결심’은 국제영화상 후보로 확실해 보였다. 박찬욱 감독도 감독상 (반전의)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아카데미는 박찬욱 감독을 무시했다. 글로벌 영화계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고 두드러진 영화감독 중 한 명에게 때늦은 오스카의 순간을 줘야 할 기회마저 놓쳤다”고 비난했습니다.

매셔블은 “칸영화제 선두주자였던 ‘헤어질 결심’을 무시하기로 한 아카데미의 결심은 절대적인 범죄“라고, 인사이더는 “‘헤어질 결심’의 후보 탈락은 올해 가장 큰 퇴짜 중 하나. 일부 사람은 ‘아카데미의 억지‘라고 평했다”고 비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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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영화계에서 여러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헤어질 결심’은 미장센이 뛰어난 박찬욱 감독의 마스터피스임이 분명하나 서스펜스 로맨스라는 장르적 한계와 치열한 오스카 레이스에서 캠페인에 뒤처진 부분도 최종 후보 탈락의 주요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혹자는 아카데미 시상식이 중국계 이민자 가정의 이야기를 소재로 많은 할리우드 내 많은 관심을 받은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게 주요 부문 후보를 몰아주면서 시상식 내부적으로 ‘아시아 쿼터’를 채웠다고 여겼기에 ‘헤어질 결심’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박탈됐다 평가하는 이들도 상당합니다.

제95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3월 1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립니다.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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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아쉬움을 갖게 된 ‘헤어질 결심’이지만 여기서 끝난 게 아닙니다. 전 세계가 인정한, 이견 없는 ‘올해 최고의 마스터피스’인 ‘헤어질 결심’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의 아픔을 잊고 오는 2월 19일 열릴 제76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과 비영어영화상 후보에 선정된 ‘헤어질 결심’이 척박한 환경 속 기적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특히 박찬욱 감독은 2018년 열린 제71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가씨’로 한국 영화인 최초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해 화제를 모은바, 다시 한번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의 저력, 그리고 박찬욱 감독의 영화 미학을 입증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위대한 필모그래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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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963년생으로 올해 나이 60세인 박찬욱 감독은 2003년 ‘올드 보이’ 이후 전 세계가 사랑하고 있는 영화 감독입니다. 하지만 그도 처음부터 영화계의 인정 받은 건 아닌데요. 

독특한 개성으로 영화 팬들의 관심을 받았지만,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지못한 데뷔작 ‘달은…해가 꾸는 꿈(1992년)’ 이후 그는 생계를 위해 계속해 영화 평론가 활동을 병행하게 됩니다. 1997년 차기작 ‘삼인조’ 또한 제작 과정에 어려움을 겪은 탓인지 흥행과 비평에서 좋은 평가를 얻지 못했는데요.

전환점이 된 것은, 한 소설의 영화화를 제안받으면서부터입니다. 독특한 소재와 미스터리한 분위기에 끌려 메가폰을 잡은 박 감독은 2000년, 한국 영화계에 신드롬을 낳은 이영애, 송강호, 이병헌 주연의 ‘공동경비구역 JSA’를 완성합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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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2002년 ‘복수는 나의 것’에 이어 ‘올드 보이'(2003)로 칸 심사위원대상 수상, ‘친절한 금자씨'(2005), ‘싸이코지만 괜찮아'(2006), ‘박쥐'(2009)로 과감한 작품 세계를 펼쳐냅니다.

2010년대에는 ‘소녀’를 다른 시선으로 그린 ‘스토커'(2013), ‘아가씨'(2016)뿐만 아니라 플로렌스 퓨 주연의 드라마 시리즈 ‘리틀 드러머 걸'(2018)로 새로운 챕터를 엽니다. 또한, 2022년 ‘헤어질 결심'(2022)까지. 정서경 작가와 함께 늘 자신을 갱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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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칸에서 작품상 주지 않은 것부터 말이 안된다고 생각함. 하물며 오스카 정식 후보에조차 들지 않았다는 건 넌센스임. 미국 로컬영화제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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