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바뀌는 中증시…작년 시총 10위권 움직임 보면 [차이나는 중국]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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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08 오전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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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바뀌는 中증시…작년 시총 10위권 움직임 보면 [차이나는 중국]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신임 상무위 기자회견장에 리창, 자오러지, 왕후닝, 차이치, 딩쉐샹, 리시 등 새 최고 지도부와 함께 입장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신임 상무위 기자회견장에 리창, 자오러지, 왕후닝, 차이치, 딩쉐샹, 리시 등 새 최고 지도부와 함께 입장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중국 공산당 제20차 당대회가 열린 지난해 중국 증시는 시원찮은 모습을 보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3연임 확정을 앞두고 대내적으로는 플랫폼기업·부동산업체 규제가 계속되고 대외적으로는 미중 관계가 긴장국면을 지속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블룸버그는 지난해 중국 본토 증시와 홍콩 증시에서 증발한 시가총액이 무려 3조9000억 달러(약 4950조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특히 중국 인터넷기업과 부동산업체가 다수 상장된 홍콩 항셍지수는 한때 2009년 이후 처음으로 1만5000선을 깨뜨릴 정도로 폭락했다.

‘궁즉변 변즉통(窮則變 變則通)’. 주역에 나오는 말로 ‘한계상황에 이르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는 길이 생긴다’는 의미다. 이 말처럼 11월 이후 홍콩 항셍지수도 급반등했다. 20차 당대회 종료 후 중국 정부가 플랫폼기업 규제 완화, 부동산 시장 부양으로 정책을 전환했으며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지했기 때문이다.

중국 증시는 정책시(政策市·정책시장)라고 불릴 만큼 중국 정부의 정책 영향을 많이 받는다. 지난해 정부 정책으로 인한 역풍을 받았다면 올해는 정부 정책으로 인한 순풍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올해 중국 증시와 홍콩 증시에 관심을 둘 만한 이유다.

중국 시가총액 10대 기업을 중심으로 중국 상장기업들을 살펴보자.

중국 시가총액 10대 기업…텐센트·마오타이·알리바바가 1~3위

지난해 중국 시가총액 상위 기업의 변화도 컸다. 중국 최대 배달음식 플랫폼 메이퇀(美團), 글로벌 최대 배터리업체 CATL 주가가 하락하면서 시총 1조위안(약 183조원) 클럽은 7개사로 줄었다. 국내 증시에서 시총이 183조원 이상인 기업은 삼성전자(389조원)가 유일하다.

분위기 바뀌는 中증시…작년 시총 10위권 움직임 보면 [차이나는 중국]

중국 시가총액 1위 기업은 인터넷 기업 텐센트다. 지난해 주가가 20.4% 하락했음에도 시가총액이 2조8571억 위안(약 523조원)에 달한다.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을 운영하는 텐센트는 중국 최대 게임사이기도 하며 중국에서의 위상은 네이버와 카카오를 합한 정도다.

지난 10월말 홍콩거래소에서 200홍콩달러를 깨뜨렸던 텐센트는 지난해말 334홍콩달러까지 반등했다. 역시 중국 정부가 온라인게임·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를 시사한 게 영향을 미쳤다.

2위는 바이주(白酒)업체인 마오타이다. 작년 주가가 15.8% 하락했지만, 텐센트와 더불어 시총 2조 위안대를 기록했다(2조1695억위안, 397조원). 주류업체 시총이 400조원에 육박하는 건 우리에게는 상상이 안 가지만, 14억 중국인이 최고의 명주로 여기는 마오타이라서 가능한 일이다. 마오타이는 글로벌 맥주업체 안호이저 부시 인베브(시총 129조원)을 제치고 세계 주류업체 시총 1위를 차지했다. 고급 바이주를 판매하는 마오타이의 순이익률은 51.6%에 달할 정도로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시총은 4765억 위안(약 87조원)이 증발했지만 3위를 지켰다. 2020년 10월 마윈이 중국 금융당국을 비판한 이후 전 세계 최대 IPO(기업공개) 기록을 경신할 예정이던 앤트그룹의 IPO가 갑자기 중지됐다. 이후 중국 정부의 플랫폼 기업에 대한 반독점 규제가 강화됐는데 중국이 지난 11월부터 방향을 바꾸면서 알리바바를 둘러싼 분위기도 호전되고 있다. 지난해 말 앤트그룹의 자본확충을 승인했다는 소식이 최근 전해지며 상장 전망이 다시 밝아졌다.

4위부터는 중국 대형 국유은행이 눈에 들어온다. 공상은행(4위), 건설은행(5위), 농업은행(7위), 초상은행(10위) 등 4개사다. 중국은 은행이 가계로부터 예금을 받아 자금 수요자인 기업에게 대출해주는 간접금융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은행들의 영향력이 막대하다.

6위를 차지한 차이나모바일은 중국 최대 통신사다. 2021년 미국 증시에서 퇴출됐지만, 지난해 상하이증시 상장 후 주가가 상승하면서 시총이 오히려 28.5% 늘었다.

이 외에 중요한 기업은 앞서 언급했던 메이퇀(美團)과 CATL이다. 8위인 메이퇀은 플랫폼 기업 규제 강화로 주가가 15% 가까이 조정받았지만, 여전히 시총이 9658억 위안(177조원)에 달하는 공룡기업이다.

9위는 중국 최대 배터리업체 CATL이다. 지난해 1~11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CATL은 점유율 37.1%로 중국 BYD(13.6%), LG에너지솔루션(12.3%)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업종 별로는 전자, 제약바이오, 은행, IT, 2차전지가 상위권

분위기 바뀌는 中증시…작년 시총 10위권 움직임 보면 [차이나는 중국]

업종 별로도 살펴보자. 중국 시가총액 500대 기업 중 전자와 제약바이오 업종이 44개사로 1위를 차지했다. 전자업종은 수요급감 여파로 2021년 59개사에서 2022년 44개사로 감소한 반면, 제약바이오 업종은 40개사에서 44개사로 늘었다. 지난해에도 중국에서 코로나19의 영향이 지속됐음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 다음은 은행(38개), IT(36개), 전력설비(33개), 식음료(29개), 부동산(27개) 순이었다.

특히 2차전지 업체가 속해 있는 전력설비 업종은 매년 중국 시총 500대 기업에 포함된 기업이 늘고 있다. 식음료 업종 역시 중국인들이 즐기는 우량예, 양허주식 등 바이주업체와 칭다오맥주가 포함되면서 29개사가 중국 시총 500대 기업에 진입했다.

중국 기업들의 1선도시 집중도 눈에 띈다. 중국 시총 500대 기업 중 본사가 베이징에 있는 기업이 101개사를 기록했으며 그 다음은 상하이(58개), 홍콩(47개), 선전(32개) 순이었다. 특히 은행, 석유화학 등 대형 국유기업 본사가 집중된 베이징은 중국 시가총액 10대 기업 중 절반이 자리잡은 도시다.

범위를 좀 더 확대해보면 중국 시총 500대 기업 중 261개사의 본사가 베이징, 상하이, 광둥성(省), 저장성에 위치해 있는 등 베이징, 상하이와 중국 남부 수출기지 광둥성, 민영기업이 발달한 저장성의 위상이 두드러졌다.

마지막은 지난해 가장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한 중국 기업 이야기다. 교육업체인 신동방온라인은 중국 정부의 사교육 철폐 정책으로 2021년초 30홍콩달러에 달했던 주가가 2022년 5월 3홍콩달러 아래로 급락했다.

생사의 기로에 놓였던 신동방온라인은 라이브 쇼핑 채널 ‘동방전쉬안’을 내놓으며 라이브커머스 업체로 전환했다. 특히 중국어와 영어로 라이브 쇼핑 방송을 진행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지난해말 주가가 50.4홍콩달러로 급등했다. 시가총액도 472억 위안(약 8조6400억원)에 달한다.

신동방온라인은 중국 정부의 정책으로 회사가 부도위기에 처했지만, 불굴의 기업가 정신으로 재기에 성공한 사례다. 이처럼 중국에도 기업가 정신을 가진 기업가들이 적지 않다. 올해는 중국 기업과 기업가에 관심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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