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어 투 와이어’ 이예원, 윤이나 추격 뿌리치고 시즌 2승 “목표는 다승왕”(종합)

[용인=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이예원이 ‘데뷔 동기’ 윤이나의 추격을 뿌리치고 시즌 2승을 달성했다. 이예원은 12일 경기도 용인의 수원 컨트리클럽(파72/6586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8억 원, 우승상금 1억4000만 원)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만 4개를 낚았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를 기록한 이예원은 윤이나(10언더파 206타)의 추격을 3타 차로 뿌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2승, 통산 5승째. 이예원이 승전고를 울린 것은 지난 3월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 이후 두 달 만이다. 특히 생애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기에 더욱 뜻깊다. 더불어 이예원은 박지영(2승)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로 다승자 반열에 올랐다. 지난 2022년 정규투어에 데뷔한 이예원은 사상 최초로 신인상포인트 3000점(3001점)을 돌파하며 신인왕을 수상했다. 2년차 시즌인 2023년에는 3승을 수확하며 상금왕과 대상, 최저타수상 등 주요 타이틀을 싹쓸이, KLPGA 투어의 간판 스타로 성장했다. 이예원의 기세는 2024시즌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승을 신고한 데 이어, 지난주에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메이저대회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파스컵에 출전해 우승 경쟁을 펼치며 3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다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이예원은 상금 3위(3억6113만3038원), 대상포인트 4위(149점)로 도약하며 타이틀 경쟁에 불을 지폈다. 이날 3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이예원은 3번 홀(파3)에서 정확한 티샷 이후, 약 1.8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산뜻한 출발을 했다. 이어 5번 홀(파3)에서도 약 7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더니, 7번 홀에서는 약 11m의 장거리 버디 퍼트까지 성공시키며 2위권과의 차이를 5타까지 벌렸다. 그러나 우승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윤이나가 8번 홀과 9번 홀, 11번 홀과 12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며 이예원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이예원도 11번 홀에서 버디로 응수했지만, 윤이나는 14번 홀에서 약 15m 거리의 장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2타 차로 따라붙었다. 설상가상으로 이예원은 16번 홀에서 티샷과 칩샷 미스가 연달아 나오면서 보기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이예원은 위기에서 강했다. 약 6.3m 파 퍼트를 정확하게 홀 안에 집어 넣으며 위기를 넘겼다. 반면 윤이나는 18번 홀에서 보기에 그치며 무너졌다. 결국 이예원이 윤이나의 추격을 뿌리치며 3타 차 우승을 차지했다. 이예원은 우승 기자회견에서 “다승을 시즌 초반에 하게 돼 기쁘다”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은 처음이다.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더 값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우승의 가장 큰 분수령이 된 16번 홀 상황에 대해서는 “티샷 미스가 나왔고, 세컨샷 위치도 모래 바닥이어서 좋지 않았다. 어프로치 미스가 또 나와서 당황했지만 잘 마무리해서 안심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예원은 또 “(대회 기간 동안) 티샷도 워낙 잘 됐지만, 세컨샷을 할 때 그린 미스를 많이 안 한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 또 중거리 퍼팅이 많이 들어가서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우승의 비결을 전했다. 올 시즌 목표도 밝혔다. 가장 큰 목표는 지난해 아쉽게 놓친 다승왕이다. 이예원은 지난해 3승을 기록했지만, 4승을 수확한 임진희에 밀려 아쉽게 다승왕 타이틀을 놓쳤다. 이예원은 “대상과 상금왕도 당연히 욕심나는 상들이다. 하지만 지난해 아쉽게 놓친 다승왕이 너무 아른거려서 올해는 다승왕이 가장 큰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1> 윤이나는 최종 라운드에서 5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0언더파 206타를 기록했지만, 이예원을 따라잡지 못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준우승은 윤이나의 징계 복귀 후 최고 성적이다. 또한 윤이나는 지난달 크리스에프앤씨 제46회 KLPGA 챔피언십(9위)에 이어 두 대회 연속 톱10을 달성했다. 황유민과 한진선은 최종합계 7언더파 209타로 공동 3위, 안선주와 이동은은 6언더파 210타로 공동 5위에 올랐다. 이승연이 3언더파 213타로 7위에 자리했고, 박주영과 박혜준, 조아연 등이 2언더파 214타로 그 뒤를 이었다. 상금(4억3276만2717원), 대상포인트(178점) 1위를 달리고 있는 박지영은 이븐파 216타를 기록, 공동 18위로 대회를 마쳤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돌아온 박민지 “아프고 많은 것 배워…골프가 좋아졌어요”

[양주=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골프가 좋아졌어요” 한 달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돌아온 박민지의 말이다. 박민지는 25일 경기도 양주의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파72/6554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크리스에프앤씨 제46회 KLPGA 챔피언십(총상금 13억 원, 우승상금 2억3400만 원) 1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아직 오후조 경기가 진행 중인 오후 2시 현재, 박민지는 공동 선두 서연정, 안지현(이상 5언더파 67타)에 1타 뒤진 공동 3위 그룹에 자리하고 있다. 이날 박민지는 4번 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하지만 7번 홀에서 첫 버디를 낚으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박민지의 본격적인 버디 사냥은 후반부터 시작됐다. 10번 홀과 11번 홀에서 연달아 약 6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타수를 줄였다. 이어 15번 홀과 16번 홀에서도 연속 버디를 보태며 순위를 끌어 올렸다. 기세를 탄 박민지는 18번 홀에서 공동 선두 도약을 노렸지만, 회심의 버디 퍼트가 홀을 돌아 나오며 아쉬움을 삼켰다. 박민지는 “오늘 샷이 크게 좋지는 않았는데, 그린에서 퍼트가 빠져도 컵을 스치거나 다 들어갔다. 오늘은 퍼터가 주인공이었다고 할 수 있다”면서 “오랜만에 대회에 나왔는데 좋은 성적으로 첫날을 마무리할 수 있어서 과분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민지는 KLPGA 투어를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 중 한 명이다. 루키 시즌인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1승씩을 거뒀고,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6승을 쓸어 담으며 KLPGA 투어를 ‘민지 천하’로 만들었다. 지난해에도 2승을 추가하며 통산 18승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4월 동안 KLPGA 투어에서는 박민지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지난 시즌 후반부터 괴롭혔던 신경통이 박민지를 괴롭혔기 때문이다. 다행히 최근 통증이 사라지면서 이번 대회를 통해 KLPGA 투어에 돌아올 수 있었다. 박민지는 “2주 전부터 통증이 아예 없어서 이번주부터 시합에 나왔다. 지금까지는 굉장히 좋다”며 “매일매일 오늘을 건강하고, 착실하게 살자는 목표로 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음식과 규칙적인 생활에 신경을 쓰고 있다. 누가 제대로 살아야 한다고 알려 준 것 같다. 고마운 병이 아닐 수 없다”며 웃었다. 반갑지 않은 병이지만, 박민지는 이를 마인드를 새로 하는 계기로 삼았다. 박민지는 “(이전과) 100% 다른 사람으로 바뀌었다. 이전에는 골프에만 너무 집중을 해서 골프가 싫고 재미가 없었다. 잘 쳐야만 재밌는 골프를 하고 있었다”며 “아프고 나서 골프를 치기 위해 밖에 나와있는 것 자체가 건강하다는 이야기고, 소중하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박민지는 또 “이번 아픔으로 많은 것을 배웠다. 이전에는 30살이 되면 골프를 그만두고 싶다고 이야기했는데, 이제는 마음이 바뀌어서 40살까지 치고 싶다. 그 정도로 골프가 좋아졌다”고 전했다. 오랜만에 만난 팬들에게 고마움의 인사도 전했다. 박민지는 “너무 감사했다. 2019년 이후 처음으로 랜덤조였는데, 그래도 좋은 시간대에 걸렸다. 많은 분들이 응원을 해주셔서 ‘나 이렇게 사랑받는 선수였지’라고 생각하고 좋은 플레이를 보여드리려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목표도 밝혔다. 박민지는 메이저 대회 중 한국여자오픈, KB금융 스타챔피언십,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아직 KLPGA 챔피언십과 한화 클래식에서는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관심사는 그랜드슬램 달성 여부에 쏠린다. 박민지는 “(그랜드슬램을) 하게 되면 너무 좋을 것 같다”면서도 “아무 대회에서나 우승했으면 좋겠다. 그랜드슬램을 할 수도 있지만 한 가지 목표를 보고 가고 싶지는 않다. (그랜드슬램도) 목표 중에 하나이지만 치우치지 않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박민지는 “내일도 오늘처럼 쳤으면 좋겠다. 조금 더 성숙한 골프를 하면 덜 후회되는 라운드를 하는 것 같다”면서 “조금의 실수가 있더라도 관대하게 칠 수 있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