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데이즈’로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야쿠쇼 코지 필모그래피 엿보기

[스포츠W 임가을 기자] ‘퍼펙트 데이즈’로 제76회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일본 배우 야쿠쇼 코지의 필모그래피가 주목받고 있다. 40년 넘게 연극부터 영화와 드라마를 종횡무진하며 활약해 온 야쿠쇼 코지는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큐어’, 스오 마사유키 감독의 ‘쉘 위 댄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세 번째 살인’, 알레한드로 G. 이냐리투 감독의 ‘바벨’, 롭 마샬 감독의 ‘게이샤의 추억’ 등 다양한 작품에 참여했다. ▲ 사진=티캐스트 고레에다 히로카즈, 구로사와 기요시, 이마무라 쇼헤이, 호소다 마모루, 미이케 타카시, 나카시마 테츠야, 아오야마 신지, 오구리 코헤이, 니시카와 미와 등 일본 영화 거장들의 작품에 출연한 그는 일본을 넘어 알레한드로 G. 이냐리투, 롭 마샬 등 할리우드 감독들과도 함께 작업해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특히 ‘큐어’, ‘도쿄 소나타’, ‘회로’, ‘강령’ 등 여러 작품으로 오랜 기간 함께 호흡을 맞췄던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야쿠쇼 코지는 인간의 잠재력과 표현의 모든 범위를 소화할 수 있는 배우다. 예나 지금이나 이토록 광범위한 연기력을 가진 배우는 없는 것 같다”라고 극찬했다. 야쿠쇼 코지는 ‘퍼펙트 데이즈’에서 매일 반복되지만 충만한 하루를 살아가는 도쿄의 청소부 ‘히라야마’ 역을 맡아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소소한 기쁨과 행복을 만끽하는 모습을 섬세한 눈빛과 표정으로 잘 소화함으로써 표현, 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함으로써 2022년 손강호(브로커)에 이어 2년 연속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아시아에 안겼다. 야쿠쇼 코지는 특히 ‘퍼펙트 데이즈’에서 주연 배우로 열연한 것 외에 제작 총괄로도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또한 아시안 필름 어워드 남우주연상, 일본 아카데미상 최우수주연상, 키네마준포상 남우주연상 등을 거머쥐었다. ‘퍼펙트 데이즈’의 연출을 맡은 빔 벤더스 감독은 “야쿠쇼 코지는 평소 경외하던 배우로, ‘배우’의 정의에 해당하는 사람이다. 영화감독이 바랄 수 있는 최고의 배우다. 그는 ‘히라야마’ 그 자체이며 ‘퍼펙트 데이즈’의 심장이고 영혼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퍼펙트 데이즈’는 매일 반복되는 하루를 살아가는 도쿄의 청소부 ‘히라야마’의 평범하지만 반짝이는 순간을 담은 영화로 오는 7월 3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1980년 일본 ‘뉴웨이브’ 이끈 거장 ‘태풍 클럽’ 소마이 신지 감독은 누구?

[스포츠W 임가을 기자] 영화 ‘태풍 클럽’이 개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1980년대 일본 영화의 뉴웨이브를 이끌었던 소마이 신지 감독의 일대기에 관심이 모인다. 소마이 신지 감독은 1970년대 ‘일본 영화의 구세주’로 불리던 하세가와 카즈히코 감독 밑에서 조감독을 거친 후 1980년 ‘꿈꾸는 열 다섯’으로 데뷔했다. 이듬해 두 번째 장편 ‘세일러복과 기관총’이 흥행하고, 이후 하세가와 가즈히코, 구로사와 기요시, 이시이 소고 등과 함께 1980년대 일본 영화의 뉴 웨이브를 이끌었던 ‘디렉터스 컴퍼니’를 세운다. ▲ 사진=엠엔엠인터내셔널 ‘태풍 클럽’은 디렉터스 컴퍼니를 통해 작가주의적 입장에서 제작된 초기 대표작이다. 해당 작품은 제1회 도쿄국제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했고, 일본 대표 영화잡지 ‘키네마 준보’로부터 당시 침체에 빠진 일본 영화를 재건할 새로운 거장이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1990년대에는 ‘도쿄 하늘 반갑습니다’, ‘이사’, ‘여름 정원’, ‘아, 봄’ 등 자유분방하지만 불안한 10대와 삶에 염증을 느끼는 우울한 어른들의 모습을 번갈아 그렸다. 후기작 중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이사’는 어린 아이가 부모의 불화와 별거로 느끼는 불안과 성장을 담아내 1993년 키네마 준보 베스트 10에서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이후 소마이 신지 감독은 ‘바람꽃’을 마지막으로 2001년, 향년 53세에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소마이 신지 감독은 총 13편의 필모그래피에서 롱테이크, 롱샷을 이용해 인물을 비교적 멀리서 포착하면서 되도록 호흡을 끊지 않고 따라가는 방식인 ‘소마이 스타일’을 만들어내 후대 감독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하시구치 료스케 감독은 “대학 시절 영화감독을 꿈꾸는 모든 이들이 소마이 감독을 모방하려고 노력했다”고 증언했고, ‘드라이브 마이 카’의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소마이 신지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고 영화를 만드는 일본 감독은 없다”고 언급했다. 또, ‘큐어’의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역시 “일본 영화사의 마지막 거장일지도 모른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태풍 클럽’은 태풍이 다가오는 어느 여름, 한 시골 중학생들의 5일 간의 이상야릇한 행적을 쫓는 이야기로, 십대들의 위태로운 심리를 파격적이고 독특한 시선에 담았다. 영화는 오는 26일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