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여심공략 잰걸음…중대질환·정신건강까지 살핀다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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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8 오전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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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여심공략 잰걸음…중대질환·정신건강까지 살핀다

보험업계의 여심잡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여성 보험의 상품성이 어느 정도 검증되면서 해당 상품을 내놓는 보험사가 급증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여성 특화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 신한라이프
보험사들이 여성 특화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 신한라이프

18일 보험업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만 총 6개 보험사가 여성 특화 상품을 출시했다. 주요 여성 질환이나 임신·출산 등을 대비한 상품이다. 특히 최근 들어 ▲난임 진단∙치료(급여 인공수정, 체외수정 치료 등) ▲난자동결 시술 ▲조기폐경진단 ▲급여 골밀도검사지원 등 보장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시장 경쟁에 불을 지핀 곳은 한화손해보험이다. 한화손보는 지난해 3월 나채범 대표 취임 이후 ‘여성 특화 보험사’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성과는 가시적이다. 지난해 7월 출시한 ‘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은 올 4월까지 누적 보험료 132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20·30대 여성 고객 가입 증가률만 73.6%에 달한다. 지난 1분기에는 124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분기 기준 사상 최대실적을 달성했다. 여성 특화 상품을 앞세운 장기 보장성 월납신계약 실적이 전년 대비 48.4% 증가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올해 초에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 2.0’을 출시했다. 이중 유방암(수용체 타입) 진단비와 출산장려 가임력 보존 서비스는 손해보험협회로부터 3개월 배타적사용권도 부여받았다. 연내 여성 특화 서비스를 강화한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 3.0’도 선보일 예정이다. 

다른 보험사도 이에 뒤질세라 상품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지난 10일 난소암·자궁암·유방암 등을 보장하는 ‘신한건강보장보험 ONE더우먼’을 출시했다. 호르몬 변화나 가족력에 따라 여성 개개인에게 발생할 수 있는 질병 위험이 다르다는 점에 착안해 꼭 필요한 보장만 담았다는 게 신한라이프측 설명이다. 난소기능 검사 할인을 비롯해 난자동결 시술 우대, 이른둥이 방문 간호 컨설팅 등을 제공한다. 

롯데손해보험은 ‘FOR ME(나를 위한) 언제나언니 보험’을 올해 초 공개했다. 35~45세 여성을 대상으로 골다공증, 관절염 등 갱년기 관련 보장을 50세까지 제공하는 상품이다. 갱년기에 올 수 있는 우울증 등의 치료 비용을 보장해주는 ‘정신질환치료비’ 보장을 담았다. 지난 2월에는 임신·출산 관련 담보를 보장하는 새로운 여성 전용 보험서비스를 앨리스에 추가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NH농협생명도 지난달 ‘핑크케어NH건강보험’을 내놨다. 유방과 갑상선, 생식기 등에 특화해 여성에게 자주 발생하는 질환을 진단부터 치료까지 보장한다. 난임치료특약가입 시 난임치료를 위한 인공수정·체외수정 치료자금을 보장한다.

DB생명은 ‘레이디 더블케어 암보험’을 출시했다. 여성 중대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전조 질환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가령 자궁내막진단특약 가입 시 진단 자금을 보장해 중대질병 원인을 사전에 치료케 한다. 건강한 유방암진단특약 및 건강한 자궁경부암진단특약을 가입하는 경우 유방암·자궁경부암이 발생하지 않고 생존 시 2년마다 건강관리자금을 지급한다.

흥국화재는 주로 젊은 여성층이 타깃이다. ‘여성MZ보험’을 통해 갑상선암·유방암·난소암 등 여성 관련 암 보장을 강화했다. 5세 이상 딸을 둔 50세 이하 엄마라면 누구나 월 보험료의 2%를 할인받을 수 있다. 딸아이가 같이 가입하면 아이의 보험료도 3% 할인해주는 등 차별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본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성별 총 인구 중 50세 이상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2045년 60.8%로 늘어날 전망이다. 2065년에는 여성 3명 중 2명은 50세 이상이다. 인구 구조 변화를 고려할 때 시장의 주된 소비자가 중년 이상 여성이 될 거란 분석이다.  

2030년 전 세계 펨테크(여성+기술의 합성어) 시장 규모는 약 138조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도 나온터다. 여성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보장을 요구하는 수요가 지속 늘어나고 있는 만큼, 보험사가 장기적 관점에서 여성상품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황현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기혼 여성은 보험 구매 결정 시 가계의 재무 건강, 생애 전반에 대한 의사결정자로서 보험상품의 필요성에 대한 높은 인식과 상대적으로 높은 자율성을 가지고 보험에 가입한다”며 “여성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보험 상품기능과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노력과 보험 소비 전과정의 효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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