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걸린 금감원 사모펀드 전수조사 내달 발표… 부실 운용사 정리 초읽기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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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8 오전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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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걸린 금감원 사모펀드 전수조사 내달 발표… 부실 운용사 정리 초읽기

단군 이래 최대 금융 사기로 꼽히는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시작된 금융감독원의 사모펀드 전수조사가 4년 만에 마무리된다. 지난해까지 금감원은 마무리된 건에 한해 일부 검사 결과를 발표해 왔다. 허위 투자설명서 작성과 대주주 사익 추구 등의 사례가 적발됐지만, 대규모 불법 운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당국은 검사 결과 드러난 불법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묻고 유사 사례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조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사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사

1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다음 달 초 전문사모운용사 전수 검사 결과를 공개한다. 피해 규모만 수조원인 2020년 라임·옵티머스 사모펀드 환매 연기 사태로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 그해 7월 사모운용사만 전문적으로 검사하는 부서인 전문사모운용사전담검사단을 만든 지 4년 만이다.

검사 대상은 2020년 5월 말 기준 설립된 전문사모운용사 233개사로, 환매 중단 등 사고가 발생하거나 임직원의 불법 행위 제보가 있는 운용사에 대해 우선적으로 검사했다.

검사 범위는 불건전 영업행위 여부와 펀드 재산의 실재성이었다. 이는 라임과 옵티머스의 주요 불법 행위에서 착안했다. 라임펀드가 펀드의 수익률을 돌려막기함에 따라 ‘불건전 영업행위’가, 공공기관의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던 옵티머스펀드가 실제로는 비상장사가 발행한 사모사채와 중소형 업체의 부실채권에 담은 데 따라 ‘펀드 자산의 실재성’이 검사 범위로 정해졌다. 추가적으로 금감원은 내부통제와 위험 관리의 적정성도 점검했다.

최종 검사 결과는 다음 달 발표되지만, 이미 중간 검사 발표에서 여러 운용사의 비위 행위가 확인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A운용사는 자사의 대체투자펀드가 투자한 사업장의 공사가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걸 인지했음에도 자산운용보고서에 공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허위 기재했다. 그러면서 해당 펀드의 투자자들에게 또 다른 펀드를 권유해 추가 투자하게 만들었다. 일부 기관 투자자들이 현장 실사를 요청하자 A운용사는 펀드와 무관한 정상 사업장을 보여주며 투자자들을 속였다.

대주주의 필요에 따라 펀드 자금을 유용하는 등 고객 재산을 사유화한 사례도 적발됐다. B운용사는 대주주인 가족법인이 자금난을 겪자 특수관계자 등에게 펀드 자금을 보냈다. 옵티머스펀드처럼 투자자에게 투자처를 엉터리로 알려주기도 했다. B운용사는 국채 등 안전자산에 투자한다며 자금을 모집했으나, 이 돈을 부실 사모사채에 투자해 손실을 본 펀드에 집어넣었다.

운용역이 본인 주머니를 챙기기도 했다. C운용사 운용역은 자신이 운용하는 펀드가 갖고 있는 우량 비상장주식을 가족 명의로 헐값에 매수했다. 그중 일부를 매수하자마자 매수한 가격의 2배로 매도했다. 펀드의 자산을 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파는 방식으로 운용역들은 수십억원의 부당 이득을 거뒀다.

이 외에도 여러 사례가 드러났지만, 2021년 중간 검사 발표에서 금감원은 라임·옵티머스와 같은 대규모 불법 운용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검사 이후 좀비 운용사에 대한 정리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강력한 무기는 ‘직권 등록말소’다. 이는 금감원이 일반 사모집합투자업자와 투자자문·일임업자의 등록을 검사나 제재 절차 없이 말소시키는 제도로 2021년 10월 도입됐다. 이 제도로 올해 초 기준 10개사의 등록이 말소됐다.

직권말소 요건은 ▲최저 자기자본 미달 ▲등록업무 미영위 ▲전문인력 요건 미달 ▲업무보고서 미제출 ▲사업자등록 말소 ▲파산 선고 등이다. 금융투자업자가 직권말소 처분을 받으면 그 대주주와 임원은 5년간 금융투자업체 대주주가 될 수 없다.

☞라임·옵티머스 사태

라임 사태는 2019년 7월 라임자산운용이 코스닥 기업들의 CB 등을 편법 거래하면서 부정하게 수익률을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에서 시작됐다. 그해 10월 라임자산운용 펀드에 들어 있던 주식 가격이 폭락해 뱅크런(펀드런) 위기를 맞으면서 결국 환매 중단을 선택했다.

옵티머스 사태는 라임 사태에 이은 대규모 사모펀드 사기 사건으로, 라임과 달리 처음부터 사기 목적으로 기획된 것이 특징이다. 사건의 주범이자 옵티머스 대표인 김모씨에게는 역대 경제범죄사범 중 최고 형량이자 강력범죄자를 제외한 모든 범죄자 중 최고 형량인 징역 40년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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