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7일!] “강도인줄 알았는데”… 탄핵 직전 항복한 대통령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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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7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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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17일!] “강도인줄 알았는데”… 탄핵 직전 항복한 대통령의 최후

1972년 6월17일 '워터게이트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1972년 중국으로 향하는 전용기에서의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오른쪽)의 모습. /사진=로이터1972년 6월17일. 5명의 괴한이 미국 워싱턴DC 워터게이트 호텔 민주당 전국위원회 사무실에 침입했다.

단순 절도 사건인줄 알았던 이들의 범행은 약 2년 뒤 미국 대통령을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는 단초가 됐다. 이는 사건이 일어난 호텔 이름을 따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불린다.

워터게이트 사건은 1972년 6월17일 도청장치를 설치하기 위해 침입한 일당이 붙잡히면서 불거진 미국 최대 정치 스캔들 중 하나다. 워터게이트 사건은 이후 여러 정치 스캔들에 ‘게이트’라는 말을 붙일 정도로 세계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도둑 든 줄 알았는데”… 도청 장치로 시작된 美 최대 정치 스캔들

1972년 6월17일 남성 5명이 도청 장치 설치를 위해 워터게이트 호텔에 침입했다. 사진은 미국 워싱턴DC 워터게이트 호텔 전경. /사진=로이터1972년 6월17일 워싱턴DC 워터게이트 호텔 경비원이 불법 침입 사실을 인지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워터게이트 호텔 민주당 전국위원회 사무실에 불법 침입한 남성 5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워터게이트 사건은 검거 당시 단순 절도 사건으로 취급됐다.

그러나 체포 당시 범인 중 한 명이 소지한 수첩에서 하워드 헌트라는 이름과 백악관 전화번호가 발견되면서 수사 방향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조사 결과 일당이 민주당 전국위원회 사무실에 도청 장치를 설치하기 위해 침입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후 심문 과정에서 일당 중 한 명인 제임스 매코드가 전직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이자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 재선위원회 보안 관계자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발견된 수첩에 적혀있던 헌트 역시 닉슨 대통령 재선위원회에서 활동한 사실이 드러나자 사건 배후에 닉슨 대통령이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당시 백악관은 관련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백악관의 해명에도 여러 증거들이 닉슨 대통령을 가리키면서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에 1973년 2월 닉슨 대통령이 재선 임기를 시작한 직후 미국 상원은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공청회를 열었다.

공청회에서 한 백악관 관계자는 대통령집무실의 모든 대화가 자동 녹음되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 폭로로 닉슨 대통령이 국가안보를 핑계로 CIA에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조사를 방해하라고 지시하는 육성이 공개됐다.

‘탐사저널리즘’의 존재 이유… 스스로 물러난 닉슨 대통령

당시 워싱턴포스트 편집자 벤 브래들리와 기자 밥 우드워드의 활약으로 '워터게이트 사건'의 진상이 세상에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 2011년 벤 브래들리(왼쪽)와 밥 우드워드의 모습. /사진=로이터워터게이트 사건이 발생한 지 2년여 만인 1974년 8월9일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자진 사임했다. 사임 직전 닉슨 대통령에 대한 탄핵결의안이 미국 하원을 통과해 상원 통과도 유력한 상황이었다. 닉슨 대통령의 자진 사임은 탄핵이라는 불명예를 피하기 위한 선택으로 평가됐다.

워터게이트 사건은 탐사저널리즘의 중요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닉슨 대통령이 권력을 이용해 수사를 방해하고 무마하려고 시도할 때마다 워싱턴포스트가 닉슨 대통령의 감춰진 비리를 들췄다.

특히 워싱턴포스트의 밥 우드워드 기자와 칼 번스타인 기자는 워터게이트 사건의 내막을 집요하게 파헤쳐 세상에 알렸다. 닉슨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민주당을 도청한 사실이 만천하에 알려졌다. 닉슨 대통령의 만행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정권의 압력에도 선거 방해와 부정 정치 헌금 등 닉슨 대통령의 부정부패를 연이어 폭로했다.

두 기자의 뒤에는 익명 제보자를 뜻하는 ‘딥스로트’가 있었다. 워터게이트 사건의 딥스로트는 마크 펠트 당시 FBI 부국장이었다. 딥스로트의 정체는 33년 만인 2005년에서야 세상에 알려졌다.

언론 보도의 효과는 확실했다. 부정적인 여론이 들끓자 미 하원은 닉슨 대통령에 대한 탄핵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상원 통과를 앞둔 시점에 닉슨 대통령은 끝내 자진 사임을 선언했다.

워터게이트 사건은 미국 언론계에 권력 감시라는 언론 본연의 역할을 다시금 일깨워 준 사건으로 남았다. 그러나 대통령직을 승계한 제럴드 포드 당시 부통령이 닉슨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권을 발동하면서 워터게이트 사건은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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