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전 찾는 서민 급증…저축은행, 1Q 중금리 대출 6000억↑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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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6 오전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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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전 찾는 서민 급증…저축은행, 1Q 중금리 대출 6000억↑

1조7969억…전 분기比 50.2% 증가

저신용자 취급 감소…500점 이하는 ‘無’

문턱 상향에 취약계층 불법 사금융행 우려

저축은행 이미지.ⓒ 연합뉴스

국내 저축은행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중금리대출 빗장을 걸었지만 관련 대출이 석 달 만에 6000억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신용점수가 낮은 차주들은 여전히 중금리대출을 받기 어려워 취약 계층은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14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국내 79곳 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민간 중금리대출(사잇돌 대출 제외) 잔액은 1조7969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50.2%(6002억원) 증가했다.

민간 중금리대출은 금융사가 신용 하위 50%인 차주에게 일정 수준 이하의 금리로 공급하는 상품이다. 금융사가 중금리 대출 목표를 달성하면 금융당국은 규제 완화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대출 금리 상한은 금융위원회가 조정하는데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의 중금리 대출 상한은 17.5%다.

중금리 대출을 취급하는 저축은행 수는 29곳으로 동일했다. 저축은행별로는 SBI저축은행이 3650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컸고 그 뒤를 이어 한국투자저축은행(2344억원)과 OK저축은행(2079억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애큐온저축은행 1911억원 ▲JT저축은행 1130억원 ▲JT친애저축은행 842억원 ▲신한저축은행 719억원 ▲다올저축은행 707억원 ▲NH저축은행 557억원 ▲키움저축은행 538억원으로 상위 10개 저축은행에 이름을 올렸다.

1분기 민간 중금리대출의 1건당 평균 액수는 1683만원으로 같은 기간 28만원(1.6%) 감소했다. 이는 전체 중금리대출 잔액 규모가 커진 만큼 취급 건수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3개월 간 중금리 대출 취급 건수는 6만9939건에서 10만6753건으로 늘었다.

저축은행은 지난해 고금리 속 연체율이 뛰면서 중금리대출에 브레이크를 걸고 나섰다. 중저신용자가 많이 이용하는 중금리대출은 여신 리스크가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79곳의 저축은행의 민간 중금리 대출 규모는 6조1598억원으로 전년 대비 4조6244억원(42.9%) 쪼그라들었다. 관련 대출 취급 건수도 39만1506건으로 1년 새 23만4364건(37.4%) 감소했다.

높아진 중금리대출 문턱에도 자금난을 겪는 서민들이 저축은행으로 몰려 1분기 중금리대출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금리 하락으로 시장이 안정화되며 저축은행들이 유동성을 다시 확보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저신용자에 대한 중금리 대출 외면은 여전한 상황이다. 1분기 신용점수 501~600점 이하 저신용자에 민간 중금리 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은 11곳으로 전년 대비 6곳 감소했다. 같은 기간 500점 이하 저신용자에 민간 중금리대출을 취급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저축은행업계가 민간 중금리대출에 소극적인 이유는 조달 금리 상승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대출 공급을 늘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고금리 기조에서 중금리 대출을 제공하려면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난다. 저축은행의 자금 조달수단은 예·적금 뿐인데 조달비용을 상쇄하려면 대출금리를 높여야 하지만 대출금리 상한은 17.5%로 제한됐다. 중금리대출을 많이 취급할수록 역 마진이 날 수 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건전성 악화도 민간 중금리대출 확대에 발목을 잡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1분기 저축은행 79개 사의 연체율은 8.8%로 지난해 말 대비 2.25%포인트나 급등했다. 이들 저축은행은 총 154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면서 전년 동기(-527억 원) 대비 순손실이 3배 가까이 늘었다.

이에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한 취약계층은 카드사나 대부업권으로 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은 자금 조달 비용 증대와 건전성 악화로 리스크 관리가 시급하다”며 “법정 최고 금리 제한으로 대출금리 상한도 막혀있어 신규 대출 자체를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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