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人]② 이제 수지 찐친으로…이주영, “우울증 없어져” 배우가 천직

조이뉴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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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5 오후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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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② 이제 수지 찐친으로…이주영, “우울증 없어져” 배우가 천직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예상한 것 이상으로 털털하고 살갑다. 듬직함도 느껴진다. 그러다 미소를 지을 때는 귀여운 매력도 느껴진다. 1시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동안 이렇게 다양한 면모를 보여줄 수 있는 배우라니. ‘더 에이트 쇼’애서 보여준 강렬한 존재감 만큼, 실제로도 자연스레 눈길이 가고 마음이 끌리는 이주영이다. ‘독전2’, ‘더 에이트 쇼’에 이어 ‘다 이루어질지니’와 ‘애마’로 다시 넷플릭스 작품을 하고 있다는 이주영이 또 얼마나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지 큰 기대가 쏠릴 수밖에 없다.

지난 달 공개된 ‘더 에이트 쇼’는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런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글로벌 누적 조회수 3억 뷰를 기록한 배진수 작가의 네이버웹툰 ​’머니게임’과 ​’파이게임’​을 각색한 작품으로, ‘더 킹’, ‘관상’, ‘비상선언’ 한재림 감독의 첫 시리즈 연출작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 쇼’에서 정의롭고 강인한 ‘2층’을 연기한 배우 이주영이 7일 서울 중구 중림동 조이뉴스24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감각적인 연출과 개성 강한 캐릭터, 배우들의 호연 등으로 호평을 얻었고,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글로벌 인기를 누렸다. 류준열(3층), 천우희(8층), 박정민(7층), 이열음(4층), 박해준(6층), 이주영(2층), 문정희(5층), 배성우(1층)가 ‘더 에이트 쇼’ 속 8명의 참가자로 변신해 각자의 개성과 매력이 넘치는 인물들을 완벽하게 소화해내 극찬을 얻었다.

8개의 층으로 나누어진 비밀스러운 공간에서 협력과 대립, 배신을 거듭하는 8명 참가자는 높은 몰입도와 함께 끝까지 눈을 뗄 수 없는 재미를 선사했다. 이주영은 8명 중 가장 뛰어난 운동 신경을 가졌으며 ‘정의 빼면 시체’로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의 2층 역을 맡았다. 돈을 위해 쇼에 참여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쇼가 전개되자 깊은 고민에 빠진다. 특히 6층과 크게 대립하면서 극적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이주영은 액션스쿨 트레이닝을 비롯해 엄청난 강도의 운동을 통해 2층의 외형을 완벽하게 구현했고, 8명 사이 막강한 존재감을 뽐내며 극을 탄탄하게 이끌었다. 다음은 이주영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촬영하면서 재미있었던 일도 많았을 것 같은데 연기하면서 희열감을 느꼈던 때는 언제인가?

“1층과 2층 투표 끝나고 모자를 주면서 “제 말대로 해줘서 감사하다”라고 하는 신이다. 배성우 선배님 눈을 보는데 1층과 2층의 감정이 쌓이고 있었는지 진짜 울컥하더라. 선배님이 원래 장난도 많고 유쾌하신데, 제가 “이 신 너무 좋다”고 하니 선배님도 “진짜 그러네”라고 진지하게 답을 해주셨다. 그때 배우로서 쾌감이 느껴졌다. 또 누가 발톱을 뽑았는지 추궁하는 신은 대본을 읽으면서도 눈물이 났던 장면이다. 그런데 촬영을 하면서도 눈물이 나더라. 캐릭터의 강한 면을 부각하고 싶으셔서 그 장면은 잘렸는데 읽었을 때 감정이 연기할 때도 그대로 나오더라.”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 쇼’에서 정의롭고 강인한 ‘2층’을 연기한 배우 이주영이 서울 중구 중림동 조이뉴스24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 감정 그대로의 연기를 한 건데, 그것이 편집됐을 때 아쉬운 마음도 생겼을 것 같다.

“물론 아쉽긴 한데 전체를 위해서는 그렇게 해야 할 때가 필요하더라. 내 것만 욕심낼 수는 없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다 편집이 된다. 제가 조연을 많이 했는데 이 신에서는 내가 주인공이라고 생각하고 임한다. 능동적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한다. 하지만 나 혼자만 돋보이려고 하면 앙상블이 깨진다. 우리 모두 앙상블을 중요시하면서 그 신을 베스트로 살리는 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제가 덜 보이더라도 결국엔 작품이 더 중요하다.”

– 하나의 세트에서 계속 다 같이 촬영을 하다 보니 배우들 모두가 굉장히 돈독해졌을 것 같다. 한재림 감독도 많은 도움을 줬겠지만, 배우 중에서 유독 더 의지가 된 사람이 있다면 누구인가?

“다 캐릭터가 다르고, 다 좋은 분들이라 한 명만 꼬집긴 어렵지만 제가 천우희 배우와 대기실을 같이 썼다. 이야기도 정말 많이 나눴고 동갑 친구라 가까워졌다. 천우희라는 배우에 대해 알면 알수록 제가 팬이 되는 기분이었다. 인간적으로도 배울 점이 많다. 너무 좋은 사람이자 배우다.”

– 내가 진짜 장기자랑을 한다면 뭘 했을 것 같은가?

“노래다. 노래를 아주 잘하는 건 아닌데 부르는 걸 좋아한다. 해소가 된다. 9월에 친구가 결혼식을 하는데 친구가 부탁하지 않았는데도 제가 축가를 하겠다고 했다. 진짜 친한 친구라 좋다고 하더라. 성시경의 ‘두 사람’을 선곡했다.”

– 장기자랑하면 박정민 배우의 코코더 얘기를 많이 하는데 촬영장에서 어떤 느낌이었나?

“저는 현장에선 생각보다 안 웃겼다. ‘그게 웃긴가’ 했는데 드라마를 보는데 빵 터졌다. 알면서도 웃기더라. 역시 박정민은 계획이 있구나 했다. 정민 오빠에게 배운 것이 많다. 진짜 멋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본인은 안 그런 척한다. 이런 말을 하면 오그라들어 하고 부끄럽고 창피해한다. 아닌 척하면서 은근슬쩍 남들을 배려한다. 그건 조금만 예민한 사람들은 다 느낀다. 예를 들면 2부의 48신이다. 뇌전증 약을 가지러 가는 신 때 저를 안고 뒹군다. 오빠가 항상 제가 안 다치게 저를 받아서 떨어진다. 여러 번 테이크를 갔는데 매번 그랬다. 마지막에 오빠가 다리를 다쳤다. 살짝 삐끗했다고 하더라. 제가 미안하다고 하니까 오빠가 “너 때문에 그런 거 아니다”라고 하더라. 또 제가 대본 보면서 중얼거리면 지나가면서 “지금 그거 좋다”라고 하고 간다. 그런데 계속 아닌 척을 한다 뭔가 나서서 도와주려고 하는 것에서 뭔가 불편함이 있나 보다. 드러내지 않는다. 제가 힘들어하면 은근슬쩍 아닌 것처럼 도와준다. 참 멋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나도 누군가에게 저렇게 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배우 이주영이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 쇼’에서 2층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 본인은 어떤 스타일인가? 표현을 잘하나?

“저는 잘하는 편이다. 사랑한다는 말을 잘한다. 성격 테스트를 하는데 저의 가장 큰 장점은 사랑이었다.”

– ‘독전’에 이어 다시 만나게 된 류준열 배우는 어떤가?

“진짜 친남매 같다. 찐남매 케미가 있다. 준열 오빠는 그냥 존재만으로도 저에게 큰 힘이 되는 사람이다.”

– MBTI가 어떻게 되나?

“INFP다. 저는 상상이 저절로 되고 안 멈춰진다. N이 100%다. 직감이 높더라. 저는 혼자 잘 노는 I, 직관력이 뛰어난 N, 공감을 잘하는 F, 유연한 P라고 표현한다. P도 높은 편이다. 즉흥 연기를 되게 좋아했다. 노희경 작가님과 ‘라이브’를 하면서는 연습이 많이 됐다. 그러면서 대사대로 했을 때 표현되는 것에 대한 재미도 느꼈다. 하지만 너무 계획적이고 틀에 막히면 갇힌 느낌이 들어서 유연하게 하는 것이 좋다. 여행을 갈 때도 전 계획 안 짜고 숙소도 예약 안 하고 가서 숙소를 잡은 적도 있다. 그게 아무렇지도 않다. 당연히 숙소는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안 되면 밖에서 자면 된다고 한다. 낭만주의 같다. 그런 것에선 자유로운 것 같다.”

– 현재 김은숙 작가와 이병헌 감독의 넷플릭스 시리즈 ‘다 이루어질지니’ 촬영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어떤 역할인지 알려달라.

“수지 배우 친구로 나온다. 찐친이다. 연기를 계속 같이하고 있는데 너무 사랑스럽고 털털하고 좋은 친구라 재미있게 하고 있다. 제가 ‘안나’와 ‘이두나!’를 봤는데 진짜 팬이다. 그 친구도 깊은 면이 많은 것 같다.”

– 이렇게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고, 일명 스타 감독님, 작가님들과 함께할 수 있는 자신만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제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진정성이다. 작품에서도, 사람에게서도 첫 번째로 생각하는 것이다. 영화, 드라마 쪽에 계신 분들은 사람을 알아보는 것에서 되게 발달되어 있지 않나. 그러다 보니 제가 이런 면을 중요시 생각하고 노력한다는 것을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잘 캐치해 주시는 것 같다. 제가 이해영 감독님과 친한데 저에게 ‘진실의 배우’라고 해주시곤 한다.(웃음) 저는 한 번 하면 깊게 빠져드는 편이라 친한 친구들은 “네가 얼마나 진심으로 했겠어. 그러니 에너지가 다 닳지”라고 한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 쇼’에서 정의롭고 강인한 ‘2층’을 연기한 배우 이주영이 서울 중구 중림동 조이뉴스24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 그렇게 에너지를 쏟아내고 나면 충전하는 시간도 필요할 것 같은데, 충전도 잘하는 편인가?

“저 같은 사람은 애프터가 중요한 것 같다. 그래서 여행도 가고 옷도 산다. 술은 안 마시는데, 제가 돈을 제일 많이 쓰는 것이 옷이다. 제가 입고 다니는 예술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보는 것도 즐거워한다. 그런 것으로 스트레스를 푼다. 그리고 신앙에 의지한다. 캐릭터가 왔다갔다 하니까 나를 단단하게 뿌리 내려주는 것이 필요한데, 그래서 배우에게는 신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모델로 시작해서 배우의 길을 잘 걸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스스로도 연기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나?

“저는 연기를 처음 배우기 시작한 때부터 이건 천직이라고 느꼈다. 모델 일을 할 때는 잘 안 풀리고 우울증이 있었다. 힘든 시간이 많았다. 제가 약간 참는 성격이 있었고, 우울증은 그림자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고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연기를 배우면서 우울증이 없었다. 해소가 되더라. 그래서 주변에도 연기를 배우라는 얘기를 한다. 배우는 저에게 너무 잘 맞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기에만 완전히 매달려서 이것 밖에 없다고 하면 제가 또 잘못된 길을 갈 수도 있고 욕심을 부릴 수 있기 때문에 늘 거리감은 두려고 한다.”

– 굉장히 현명하게 잘 해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인들 고민도 잘 들어주고 조언도 잘해주는 듬직한 언니 스타일일 것 같다.

“그런 건 좀 있다. 그런데 저도 어려서는 그렇게 못했다. 20대 때는 샤이한 사람이었다. 모델 일을 힘들게 하고 나서 보니까 약간 내공이 쌓였다고 해야 하나. 그런 게 생긴 것 같다.”

– 나이를 먹고 경험치가 쌓이면서 스스로 단단해졌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앞으로의 내 삶도 기대되는 바가 있나?

“비슷한 것 같다. 누군가 20대로 돌아가고 싶으냐고 물어본다면 저는 절대 싫다고 한다. 그만큼 지금이 너무 좋다. 예전엔 풀리지 않았던 실마리들이 조금씩 풀리고 깨닫게 될 때 희열감이 있다. 인생 살면서 얻은 것을 연기를 통해 승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대된다.”

‘더 에이트 쇼’ 스페셜 포스터. [사진=넷플릭스]

– 아티스트컴퍼니 배우들 중 이번 작품 보고 연락을 준 이도 있나?

“정우성, 이정재 선배님이 카톡을 주셨다. 올 초에 회식을 하면서 안면이 생겼고, 작품도 좋았다 보니 연락을 주셨다. “2층님”이라고 불러주셨다.”

– ‘더 에이트 쇼’는 배우 이주영에게 어떤 의미의 작품으로 남을 것 같은가

“내가 나를 가장 아프게 하고 나를 가장 사랑해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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