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1조 투자’ 해저케이블 기술 유출 의혹에…LS전선 “피해 막대”

서울경제
|
2024.06.14 오후 02:25
|

’20년간 1조 투자’ 해저케이블 기술 유출 의혹에…LS전선 “피해 막대”

'20년간 1조 투자' 해저케이블 기술 유출 의혹에…LS전선 '피해 막대'
LS전선 해저 케이블. 사진제공=LS전선

국내 전선업계 1위 업체인 LS전선의 해저케이블 생산공정 도면이 경쟁사로 유출됐다는 혐의로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LS전선이 “기술 유출이 사실일 경우 회복이 어려운 손해를 입어 피해가 막대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14일 LS전선은 해저케이블 기술 경쟁사 유출과 관련한 설명자료를 통해 “약 20년간 해저케이블 공장과 R&D 등에 약 1조 원을 투자해왔다”며 “특히 500킬로볼트(kV)급 HVDC 해저케이블의 경우 국가핵심기술로서 제조 기술 및 설비 관련 사항들이 다른 국가로 유출될 경우 국가안보와 국민 경제 발전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최근 경기남부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케이블 제조업체인 A사와 건축 설계업체인 B사 관계자 등을 입건해 조사 중이다. B사 측이 과거 LS전선의 케이블 공장 건설을 맡았던 시기 해당 업체의 고전압 해저 케이블 기술에 대한 정보를 얻어, 이를 경쟁업체인 A사 측에 빼돌렸다는 의혹이다. 고발된 B사는 이달 초 완공된 A사의 해저케이블 1공장을 설계한 것으로 전해졌다.

B사는 2008년부터 LS전선 동해 해저케이블 공장 1~4동의 건축 설계를 전담해왔다. LS전선 측은 B사에 대해 “LS전선의 각 공장이 어떤 실패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어떻게 변경되고 발전해 왔는지 등에 대한 모든 히스토리와 노하우를 알고 있다”며 “B사와 계약 시 비밀유지의무에 관한 내용을 계약서에 명시했고 해당 용역과정에서 발생되는 일체의 자료 전부가 기밀사항임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고전압 해저 케이블 기술은 중저압 케이블에 비해 작동 속도와 내구성이 우수해 해상풍력 발전의 고부가 가치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해저케이블 공장은 일반 공장과 달리 고중량 제품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수직 연합기와 턴테이블 등의 특수 설비가 필수적이다. 도로로 케이블을 옮길 수 없고 선박으로 이송해야 하기 때문에 공장에서 항구까지 이송하는 방법에 대한 설계도 보안 사항에 해당한다.

LS전선은 이러한 해저케이블 공장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설계 도면 유출이 기술 유출로 직결된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공장 준공 후에도 수십년간 수많은 시행착오와 수천억 원의 실패 비용을 치르며 자체적으로 기술을 정립하고 설비를 제작했다”며 “해저케이블 공장의 설계는 특수 설비의 하중·배치·수량 등을 포함하기 때문에 경쟁사의 공장을 설계하게 되면 기술유출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위법사항이 확인되면 관련 업체에 대한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Leave a Comment

랭킹 뉴스

실시간 급상승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