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고물가 시대 PB상품 본격 강화…“콘셉트, 전략 개편”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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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4 오전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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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고물가 시대 PB상품 본격 강화…“콘셉트, 전략 개편”

우후죽순 흩어진 브랜드 통합

1~2인 가구 위주 제품 크게 확대

상품 판매 시내지‧기업 정체성 확립

롯데마트에서 한 모델이 PB브랜드 요리하다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롯데마트

롯데 유통 계열사들이 자체브랜드(PB)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물가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PB상품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다. 우후죽순처럼 벌여놓은 PB를 한두 개로 통합하고, 1인 가구를 위한 소용량 제품도 크게 늘리고 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들은 올해 들어 PB상품 구조조정에 나섰다. 경기 침체와 고물가로 소비가 둔화됐지만 유통업체 자체브랜드(PB)는 날마다 우상향하고 있어서다. 특히 PB 가짓수는 많은데, 주목할 만한 매출을 내는 브랜드는 적다는 지적이 컸다.

PB상품은 유통업체가 제조업체에 제품생산을 위탁하면 제품이 생산된 뒤에 유통업체 브랜드로 내놓는 것을 말한다. 중간 유통상의 이윤과 마케팅 비용을 줄였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해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시장조사기관 닐슨아이큐를 통해 오프라인 소매점 약 6500곳 매출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2022년 4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1년간 국내 PB 상품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1.8% 늘었다.

롯데는 경쟁사 이마트 PB 사업의 핵심축인 노브랜드의 경쟁력을 꾸준히 키워온 것에 주목했다. ‘노브랜드’는 어느덧 이마트의 흥행 보장 브랜드로 자리매김 했다. 노브랜드의 매출은 론칭 첫 해 234억원으로 출발해 2020년 1조원을 넘어섰다.

노브랜드의 성공 이후 유통업계에서는 PB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한국의 경우 제조업 중심으로 성장한 만큼 다른 OECD 국가 대비 PB 개발이 더딘 편이다. 하지만 시장에서 유통업체의 지배력이 커지면서 본격 성장기에 접어들었다.

실제로 롯데마트는 PB 브랜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에도 상품 경쟁력 강화 전략을 지속하고 그랑 그로서리 중심 리뉴얼에 주력할 방침이다. 롯데마트는 가공식품과 일상용품 중심의 ‘오늘좋은’과 HMR 브랜드 ‘요리하다’ 두 가지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롯데마트는 신선과 가공식품, 일상용품 등으로 구성한 통합 PB 브랜드 ‘오늘좋은’을 출시했다. 기존의 식품, 일상용품 카테고리의 ‘초이스엘’, 디저트와 스낵의 ‘스윗허그’, 건강기능식품의 ‘해빗’과 더불어 가성비를 대표하는 ‘온리프라이스’ PB 브랜드를 대통합했다.

앞서 롯데마트는 지난 2022년 10월 ‘요리하다’를 전면 개편해 선보였다. 롯데마트 푸드이노베이션센터(FIC)의 전문 셰프와 2030세대 상품기획자(MD) 주도로 약 10개월간 준비했다. 브랜드 명칭만 유지하고 콘셉트, 전략, 패키지 등 모든 요소를 고객 관점에서 새롭게 구축했다.

특히 1인용 상품을 대폭 늘렸다. 일례로 최근 내놓은 ‘요리하다 트레이 파스타’는 1인분짜리다. 3~4인용이 대부분인 다른 간편식과 다르다. 오늘좋은 즉석밥도 최근 낱개 상품이 나왔다. 과거에는 12개들이 박스로만 팔았으나 1인가구가 늘어난 것에 착안해 소형화 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한 소비자가 킹장우 시리즈를 살펴보고 있다.ⓒ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 역시 간편식 PB ‘소반’, 베이커리 PB ‘브레다움’ 등을 없애고 ‘세븐셀렉트’로 통합했다. 이를 중심으로 가성비와 프리미엄 상품을 늘리고 글로벌 세븐일레븐과 네트워킹을 활용해 해외 편의점 인기상품 직소싱에도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세븐셀렉트는 외부 기업과의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배우 이장우, 셰프 정호영 등과 협업 통한 간편식 카테고리 확대에도 힘을 주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이달 초 배우 이장우를 2024년 간편식 모델로 발탁하고 ‘맛으로 무장해제, 맛장우’ 콘셉트의 간편식을 본격 출시했다.

정호영 쉐프와 함께 선보인 ‘카덴’ RMR 역시 인기에 힘입어 관련 상품군도 확대중이다. 지난 1월 정호영 쉐프와 함께 ‘카덴유부어묵우동’, ‘카덴유부초밥’, ‘카덴토핑유부초밥’ 3종은 출시 이후 모두 매출 상위군을 차지했다. 특히 카덴유부초밥은 초밥 카테고리 1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롯데하이마트는 자체브랜드(PB)는 올해 안에 리뉴얼 할 계획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부터 PB 경쟁력 강화를 위해 브랜딩, 디자인, 개발 역량 강화 등 전반에 걸친 리뉴얼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1~2인 가구의 증가, 가성비와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 트렌드 등에 집중해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상품 론칭, 연장보험 등의 서비스 연계 등을 추진해, 연내 PB 리뉴얼을 완료하고 새롭게 선보인다는 목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업체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모든 차별화 상품을 ‘PB화’하고 있다”며 “PB중요성이 커지고 기업 브랜드의 경쟁력을 대표하는 하나의 대명사가 되면서 PB브랜드를 통폐합해 소비자들에게 인식시키는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에는 PB상품하면 저가로 인식하는 소비자들이 많았으나 갈수록 그렇지 않다”며“시장이 커지면서 품질과 트렌드를 따지는 고객이 늘면서 가성비와 프리미엄 두 가지 제품으로 나뉘어 출시되고 있고, 앞으로도 이런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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