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나노 초미세 파운드리 승부수 띄운 삼성전자…HBM+패키징으로 AI칩 수주↑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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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3 오전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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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나노 초미세 파운드리 승부수 띄운 삼성전자…HBM+패키징으로 AI칩 수주↑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이 12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Samsung Foundry Forum 2024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이 12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Samsung Foundry Forum 2024)’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가 대만 TSMC와 점유율 격차를 좁히기 위해 전력 병목현상을 최소화하는 신기술을 도입한 2㎚(나노미터) 공정과 1.4㎚ 공정을 2027년 상용화한다. 미국 팹리스와 빅테크를 중심으로 자체 AI 반도체를 개발·양산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짐에 따라 초미세 공정과 HBM(고대역폭 메모리) D램, 첨단 패키징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솔루션을 턴키로 공급하는 전략으로 고객사 확대도 꾀한다.

삼성전자가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삼성 파운드리포럼 2024’를 개최하고 생성 AI 시대를 주도할 초미세 공정과 반도체 기술 전략을 공개했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은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AI를 중심으로 모든 기술이 혁명적으로 변하는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AI 구현을 가능케 하는 고성능·저전력 반도체”라며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AI칩 양산에 최적화한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 기술과 적은 전력 소비로 고속 데이터 처리를 지원하는 광학 소자 기술 등으로 AI 시대에 고객사가 원하는 원스톱 AI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2나노에 차세대 2나노 공정 더해…1.4나노도 차질 없이

최 사장이 가장 먼저 강조한 전략은 기존에 발표한 2㎚ 공정에 이어 신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2㎚ 공정(SF2Z)과 4㎚ 공정(SF4U)을 추가해 고성능 칩을 원하는 고객사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점이다. 

SF2Z는 후면전력공급기술(BSPDN)을 적용해 기존 2㎚ 공정 대비 소비전력·성능·면적(PPA)을 개선할 수 있어 고성능 AI칩을 양산하는 데 특화되어 있다. 후면전력공급 기술이란 전류 배선층을 웨이퍼 후면으로 옮겨 전력과 신호 라인 병목현상을 줄이는 신기술이다. SF4U도 광학적 축소 기술을 적용해 기존 4㎚ 공정보다 PPA를 개선했다. SF2Z는 2027년, SF4U는 내년 양산 예정이다.

SF2Z는 삼성전자가 2027년 양산 예정인 1.4㎚ 공정과 최선단 공정 투톱 체제를 이룰 전망이다. 앞서 지난 4월 TSMC가 2027년 1.4㎚ 공정 양산에 앞서 1.6㎚ 공정을 2026년 양산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여기에 삼성전자가 기술적 맞불을 놓은 것이다. 이번 발표로 2025년 2㎚ 공정 경쟁에 이어 2027년 1.4㎚ 공정까지 삼성전자와 TSMC의 최선단 공정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3㎚ 공정에 적용한 GAA 양산 경험을 2㎚ 공정에도 지속해서 적용한다. GAA는 트랜지스터 전류 누설을 막기 위해 채널 4면을 모두 게이트로 감싸는 기술로, 채널 간 간섭이 심한 초미세 공정 기반 반도체의 전력 효율을 높이기 위한 필수 기술로 꼽힌다. 최근 미국 정부가 대중국 반도체 제재에 GAA를 포함하려는 행보를 보이면서 중요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GAA 공정 양산 규모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선단공정 수요 성장으로 향후 큰 폭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7년까지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연평균 성장률은 18.1%로, 특히 매출 기준 5㎚ 이하 초미세 공정 점유율은 2023년 25.6%에서 2027년 44.5%로 확대되며 전체 시장 성장을 견인할 전망이다. 3㎚ 이하 공정 점유율도 2023년 3.7%에서 2027년 26.1%로 8배 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초미세 공정을 선점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TSMC, 인텔 등이 잇달아 신규 팹을 건립하며 경쟁 중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경쟁사보다 앞선 GAA 양산경험을 토대로 초미세 공정 고객을 확대하며 양적 1등 대신 질적 1등을 목표로 할 전망이다. 일례로 글로벌 AP(모바일 프로세서) 업체인 퀄컴은 2㎚ 공정에서 자사 최신 AP를 양산하기 위해 삼성전자에 샘플칩 생산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 사진삼성전자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 [사진=삼성전자]

◆칩 양산+HBM+패키징 모두 공급…AI칩 팹리스 고객 확대

이날 최 사장은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부문의 또 다른 핵심 경쟁력으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AI칩 개발에 필요한 모든 솔루션을 턴키 공급할 수 있는 점을 꼽았다. 

AI칩 팹리스가 칩 설계를 마치고 이를 양산하려면 파운드리, D램, 첨단 패키징(AVP·이종 반도체 결합) 등이 필요한 데 이 세가지를 모두 공급할 수 있는 종합 반도체 기업(IDM)은 삼성전자뿐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TSMC와 인텔은 파운드리와 첨단 패키징만 갖추고 있고 HBM을 포함한 D램 공급 능력이 없다. 반면 삼성전자는 고객사가 원할 경우 HBM을 필두로 GDDR(그래픽 메모리)과 LPDDR(저전력 메모리)까지 다양한 AI칩용 D램을 공급할 수 있다. 최근에는 세 가지 외에도 HBM D램에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기 위해 베이스 다이(로직 다이) 설계·양산 능력도 필요해지고 있는데, 이 역시 삼성전자가 제공할 수 있다.

최 사장은 “삼성전자의 통합 AI 솔루션을 활용하는 AI칩 고객은 파운드리, D램, 패키징 업체를 각각 사용할 경우보다 칩 개발부터 생산에 걸리는 시간을 약 20% 단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빠른 신제품 출시로 AI칩 시장을 선점하는 게 중요한 상황에서 팹리스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이러한 통합 AI 솔루션을 토대로 반도체 설계 업계의 전설인 짐 켈러가 이끄는 텐스토렌트와 구글 AI칩 텐서플로유니트(TPU) 설계인력이 주축이 되어 설립한 그로크의 차세대 AI칩 양산 사업을 수주했다. 한국에선 최근 사피온과 합병을 발표한 AI칩 팹리스 리벨리온이 삼성전자 통합 AI 솔루션을 활용해 차세대 AI칩 ‘리벨’을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구글·메타·아마존 등 자체 AI칩을 개발하는 미국 빅테크도 통합 AI 솔루션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AI칩 사업 수주로 삼성전자는 모바일 AP 중심의 파운드리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모바일 외 제품군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계획이 성공할 경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도 최대 20%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2027년에는 통합 AI 솔루션에 광학 소자까지 통합한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빛을 이용해 처리장치와 D램 간 데이터를 주고받는 광학 소자는 전자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존 방식 대비 데이터 병목현상을 획기적으로 줄일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광학 소자가 상용화되면 삼성전자 첨단 패키징 기술 경쟁력도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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