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확대하는 보험업계…물리적 망규제 숙제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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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3 오전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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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확대하는 보험업계…물리적 망규제 숙제

대면영업 등 전통 영업방식을 고수하던 보험업계에도 생성형 인공지능(AI) 바람이 불고 있다. 고객 상담업무를 비롯해 보험금 지급 분야 등에 생성형 AI 도입을 고려하는 보험사가 늘고 있다.

보험사들이 실무에 생성형 AI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 DALL-E

13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생성형 AI의 업무 활용도는 금융·보험업이 10.1%로 타 산업 대비(과학·기술 서비스 9.6%, 정보산업 8.1%)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는 생성형 AI를 통해 업무효율성 제고 및 서비스 고도화를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생성형 AI는 사용자가 제공하는 입력 데이터나 명령어를 바탕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하는 AI다. 이용자 요구에 따라 새로운 콘텐츠를 인간과 상호작용이 가능한 형태로 생성한다는 점에서 기존 AI와 다르다.

현재 국내 보험사는 간단한 업무지원·고객관리 등에 AI를 우선 적용하고 있는데, 생성형 AI까지 실무에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보험금 지급 및 상품 개발까지 활용도가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최초로 AI연구소를 신설하고 임원급 AI실장을 임명한 한화생명은 다른 보험사보다 적극적으로 신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AI를 통한 미래 성장 전략을 설계하겠다는 구상이다. 생성형 AI 기술을 상담사 지원 등 고객 서비스에 본격 적용 중인데 향후 고객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KB손해보험은 최근 생성형 AI기업 ‘딥브레인AI’와 함께 AI 명함 서비스를 시범 도입하고 있다. AI명함 서비스는 생성형 AI 기술에 기반해 디지털 명함을 제작해 주는 서비스다. 사진과 10초 분량 음성을 입력하면 원하는 가상 인간을 만들어 준다. 고객 관리 등 업무에 사용할 수 있다. 

KB라이프생명도 상품 안내 서류·이미지를 자동 생성하고 보험 설계사의 상담을 돕는 생성형 AI 서비스를 연내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교보생명은 챗GPT 기술에 기반해 고객에게 보험약관을 상품별 가입 기간별로 요약해 설명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은퇴설계 솔루션을 제공하는 생성형AI 서비스도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생명은 생성형 AI 기반 임직원용 업무보조챗봇을 시범운영 중이다. 생성형 AI 기반 보험가입심사 솔루션(심사 결과와 내용 설명)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스타트업 ‘위커버’와 협업을 준비하고 있다.

보험사별 생성형 AI 실무 적용 현황 / IT조선
보험사별 생성형 AI 실무 적용 현황 / IT조선

보험산업 내 생성형 AI 기술 진화에 따른 혁신이 가장 큰 분야로 언더라이팅 및 상품개발이라고 전망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뚜렷한 사례가 등장하지 않고 있다. 지속된 고도화 작업을 통해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생성형 AI가 보험사 실무에 확대되기 위해서는 물리적 망 분리 규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물리적 망 분리는 금융소비자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내부 금융 시스템을 인터넷과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것을 말한다. 금융사가 민감한 개인 금융 정보를 관리하는 만큼 개인정보 유출, 악성코드 감염, 해킹 등의 위험도 간과할 수 없다고 판단해 2013년 도입됐다.

내부망에 연결된 전산시스템을 외부망과 분리하다보니 금융사 PC로는 타사 생성형 AI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등 외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생성형 AI를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이 한정돼 기술개발에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보험사가 망 분리 규제를 적용받지 않고 AI 시스템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금융사 전산센터 내부에 위치한 형식이거나 프라이빗 클라우드 형식이어야 한다. 이때 드는 시스템 구축 비용은 보험사가 온전히 부담해야 한다.

현재 삼성생명·교보생명·동양생명·KB라이프생명 등 8개 보험사가 금융위원회로부터 금융당국 샌드박스 지정을 받아 내부망에 마이크로소프트(MS)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사용하고 있다. 보험업계 전반적인 생성형 AI 기술 개발이 확대되려면 망 분리 규제가 해소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손재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도입과 관련해 보험업을 비롯한 금융업은 망 분리 규제로 인해 AI 활용에 부담이 적지 않다”며 “보험산업이 본연의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AI 활용과 관련하여 균형있는 제도 마련이 요구된다”고 진단했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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