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졌다 하면 ‘억’소리 나는 금융사고…내부통제 있으나 마나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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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2 오후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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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졌다 하면 ‘억’소리 나는 금융사고…내부통제 있으나 마나

또 수백억대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터졌다 하면 ‘억’ 소리 나는 금융사고에 은행권을 향한 비판의 눈초리가 매섭다. 고액의 연봉을 받으면서도 고객의 돈에까지 손을 뻗치는 직원을 관리하지 못하는 은행의 책임이 크다. 금융당국은 물론 은행권은 모두 내부통제에 고삐를 죈다는 방침이다.

주요 은행 금융사고 적발. /IT조선
주요 은행 금융사고 적발. /IT조선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11일 대규모 횡령 사고가 발생한 우리은행에 대한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우리은행은 경남 김해 지점에서 100억원 상당의 고객 대출금이 횡령된 사실을 파악하고 자체 감사를 진행 중이다. 사고 직원은 올해 초부터 대출 신청서와 입금 관련 서류를 위조하는 방식으로 대출금을 빼돌렸다. 이후 가상 화폐 등에 투자하며 투자 손실이 약 60억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022년에도 우리은행에서 약 712억원을 횡령한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 올 초 금감원은 이 사고 및 개인정보 무단 사용 등에 대해 ‘기관경고’와 과태료 8억7800만원 등의 처분을 부과했다. 

우리은행은 이같은 제재를 받고도 같은 금융사고를 막지 못했다. 내부통제가 여전히 부실하다는 지적에 따라 임종룡 우리금융회장이 강조해 온 윤리경영은 물론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내부통제 강화 다짐이 무색해졌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해 10월 우리금융지주 본사에서 우리금융그룹 임종룡 회장 외 계열사 대표들과 윤리강령 준수 서약식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우리금융
우리금융그룹은 지난해 10월 우리금융지주 본사에서 우리금융그룹 임종룡 회장 외 계열사 대표들과 윤리강령 준수 서약식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우리금융

임 회장은 지난해 10월 조병규 우리은행장 등 전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16명과 함께 윤리강령 준수 서약식을 진행한 바 있다.

조 행장은 취임 일성으로 내부통제 강화를 내세운 뒤 은행 내부 감사 조직의 컨트롤타워인 ‘검사본부’를 신설했다. 또 건전한 영업문화 정착을 위해 영업본부에 준법감시 인력을 소속장급으로 전담 배치해 선제적으로 금융사고를 예방하고 불건전 영업행위를 방지하겠다고 했지만 체면만 구긴 셈이다.

금융사고는 우리은행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5개 시중은행에서 지난해 36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한데 이어 올해 들어 100억원 규모가 넘는 금융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농협은행에선 지난 3월과 5월에 각각 100억원대, 64억원 규모의 부당대출 배임 사고가 터졌다.

국민은행에서도 올해 들어 3건의 업무상 배임 사고가 적발됐다. 안양 지점 104억원, 용인 지점 273억원, 대구 지점 111억원 등 사고 금액이 500억원에 달한다.

금융당국의 입장도 난감해졌다. 최근 몇 년간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고삐를 죄고 있지만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아서다. 금융감독원이 감독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금감원은 내달 3일 책무구조도를 골자로하는 지배구조법이 시행되는 데 맞춰 내부통제 관련 제재 가이드라인을 담은 ‘내부통제 책임과 관련된 제재·면책기준 운영 지침’을 금융위원회와 마련 중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 뉴스1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 뉴스1

내부통제 책임을 촘촘히 해 조직문화로서 자리 잡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책무구조도 도입이 이뤄지면 금융사고 등에 대한 책임이 명확해지는 만큼 지금보다 강화된 내부 통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말엔 금융사의 ‘은행 내부통제 혁신방안’ 이행 시기를 앞당기기도 했다. 이에 은행들은 오는 2025년 말까지 전체 은행 임직원의 0.8% 이상을 준법감시인력(자금세탁방지 인력 제외)으로 둬야 한다. 또 장기근무자 인사관리 등 장기과제 이행시기도 단축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최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은행 권역별 내부통제 기능 강화 방안의 이행실태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미흡한 점에 대해서는 보완, 개선토록 지도 예정”이라며 “책무구조도 도입으로 금융회사 임직원들이 내부통제를 자신의 중요업무로 인식하는 등 금융권의 근본적인 행태변화를 유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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