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나라 살림, 지갑 연 서민들이 ‘동아줄’이었네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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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2 오전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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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나라 살림, 지갑 연 서민들이 ‘동아줄’이었네

지난해 이어 올해도 세수 결손 계속

경기 불황 탓 법인세 크게 줄어

고물가 등 영향에 부가세 역대 최고

하반기, 소비 늘어나 세수 증가 기대

고물가 등 영향으로 1~4월 부가가치세 역대 최대 규모로 늘어난 가운데 서울 시내 음식점 밀집지역의 모습. ⓒ뉴시스

지난해 이어 올해도 예상보다 세수가 덜 걷히는 상황에 부가가치세 수입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둔화로 법인세 등이 예상보다 줄면서 2년 연속 ‘세수 펑크’가 예고된 가운데 부가세가 재정 위기 버팀목 기능을 하는 셈이다.

1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1∼4월 국세 수입은 125조6000억원이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8조4000억원 줄어든 금액이다. 4월 한 달 국세 수입 또한 6조2000억원 줄어든 40조7000억원에 그쳤다.

올해 누계 국세 수입은 3월(-2조2천억원)부터 작년 대비 감소로 돌아섰다. 4월에는 감소 폭이 커졌다. 예산 대비 세수 진도율은 34.2%로 작년(38.9%)과 비교하면 4.7%P, 최근 5년 치 평균(38.3%)과 비교해도 0.6%P 낮다.

세수 부족 가장 큰 원인은 법인세다. 올해 법인세는 지난해 기업 실적이 저조했던 여파로 4월까지 13조원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원천분 증가세에도 일반·연결 법인의 사업실적이 저조했던 영향이다.

법인세는 4월에만 7조2000억원 줄면서 올해 누계 감소분은 3월 누계분(5조5000억원)보다 2배 이상 확대했다. 세수 진도율(29.4%)도 작년 4월 기준(33.9%)보다 좋지 않다.

법인세가 줄어든 것과 달리 같은 기간 부가세 수입은 늘었다. 1~4월 부가세 수입은 40조3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조4000억원 많아졌다. 같은 기간 역대 최고액이다.

부가세는 시중에 유통하는 모든 재화에 붙는 세금이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음료수는 물론 카페, 식당, 옷, 전자제품 등 사실상 모든 상품에 붙는다. 특별소비세와는 달리 모든 재화나 용역에 대하여 모든 거래단계에서 과세하므로 일반소비세이자 조세의 부담 최종소비자에게 전가해 간접세 성격을 띤다.

부가세는 물가와 연동된다. 물가가 올라 제품과 서비스 가격이 높아지면 10% 고정 세율인 부가세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고소득자일수록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 누진세와는 다른 구조다.

부가세액이 늘었다는 사실은 상대적으로 저소득층 부담이 커진 것으로 읽히기도 한다. 같은 지출이라도 소득이 낮을수록 압박이 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부가세가 다른 세금보다 많이 걷히면 ‘서민 증세’ 효과를 낳는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이번에 부가세가 늘어난 것은 국민 소비가 증가했다는 의미다. 한국은행 국내총생산(GDP) 잠정치에 따르면 1분기 민간 소비는 의류 등 재화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가 모두 늘어 전(前) 분기보다 0.7%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0% 늘었다.

특히 고물가 상황이 계속되면서 같은 재화를 사더라도 비용 지출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런 영향으로 이번에 같은 기간 역대 최대 규모 부가세가 걷힌 것이다.


정부는 부가세 증가를 반기는 분위기다. 올해도 세수 부족 상황이 반복하는 만큼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높은 민간 소비 증가율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수입 감소와 자영업 불황 등 부정적 요인이 남아 있다. 물가 안정세 또한 부가세액 감소를 유도할 수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4~5월 수입이 1분기보다는 좋아지는 흐름”이라며 “국내 소비도 앞으로 더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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