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공매도 전산화 구축 불이행시 참여 제한 검토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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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0 오후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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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공매도 전산화 구축 불이행시 참여 제한 검토

황선오 부원장보, “법령 개정 통해 의무화·제재 근거 마련 추진”

수탁 증권사 장부 관리 의무 부과…시범 운영 거쳐 시스템 보완

황선오 금융감독원 금융투자부분 부원장보.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공매도 전산 시스템 구축을 하지 않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공매도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법령 개정을 통한 제재 근거 마련도 검토할 방침이다.

황선오 금감원 금융투자부분 부원장보는 1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3차)’에 참석해 공매도 전산 시스템 구축 불이행에 따른 제재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전산 시스템 구축 의무화는 최대한 법령 개정을 통해 추진하려고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번 토론회는 기관투자자의 잔고관리 시스템을 포함한 공매도 전산화와 공매도 제도개선 등에 대한 논의 및 자본시장 현안에 대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 청취를 위해 마련됐다.

황 부원장보는 “법령에 공매도 전산화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은 당사자들에 대해 제재하는 근거까지 도입할 예정이고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한 투자자들은 공매도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기관투자자들이 마련한 자체 장부 관리 시스템을 공매도 주문을 수탁하는 국내 증권사들이 검증하도록 의무도 부과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이달 중 발표되는 가이드라인에 담길 예정이다.

황 부원장보는 “증권사들한테 기관투자자들의 자체 전산 시스템이 저희들이 말씀드린 상당의 차단 장치를 갖추고 있는지 철저하게 검증하도록 할 것”이라며 “체크리스트는 이미 개발 중으로 조만간 증권업계와 그 부분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이날 ‘공매도 전산화 논의 경과 및 구축 방안’을 발표하며 10개월 내 ‘불법 공매도 중앙 차단 시스템(NSDS·Naked Short Selling Detecting System)’ 구축과 이달 중 기관투자자의 자체 관리 시스템 마련을 위한 가이드라인 발표 계획을 밝혔다.

NSDS는 불법 공매도 중앙 차단 시스템으로 당국은 시스템과 관련된 세부사항을 논의하고 행정절차를 마무리 해 업체 선정에 들어갈 방침이다. 금감원은 업체 선정 돌입까지는 한 달 이상 소요될 것으로 봤다.

금감원은 글로벌 투자은행(IB)과 소통 내용을 근거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자체 관리 시스템을 마련하는데 부담이 크지는 않다고 판단했다.

황 부원장보는 “글로벌 IB와 상의를 해보니까 이미 자체적인 전산 시스템이 있긴 있다”며 “우리들이 요구하는 수준까지 올리려고 하면 비용이 드는데 생각했던 것 보다 그렇게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1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3차)’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개인투자자와 전문가들은 당국의 공매도 전산 시스템 구축이 시장 신뢰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개선 사항 지적과 추가 요구를 제시했다.


우선 대차거래 전산화가 공매도 전산화에 의무적으로 포함돼 있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회회 대표는 “대차거래 전산화가 빠져 지금처럼 수기로 하면 구멍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대차거래 전산화 의무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황 부원장보는 “자체 점검 관리 시스템을 3중 차단 장치로 만들게 되고 또 대차 내역들을 다 전산으로 보관을 하기 때문에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라며 “시스템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미비점이 나타난다면 (대차거래 전산화) 방안까지도 고민 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공매도 전산화 도입 전 베타 테스트 기간을 가져 예상치 못한 변수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왔다. 시행 착오를 거쳐 좀 더 완벽한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김동은 한국투자증권 홀세인본부장은 “어떤 시스템도 완벽하지 않다는 점을 참고하는 게 좋겠다”며 “불법 공매도를 이용한 기회도 있지만 수익이 그렇게 크지 않은 경우 리스키 하게 시스템을 구축해 놓을 때 이걸 해킹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큰 금융사고가 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공매도 전산화와 더불어 제도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외국인들이 공매도가 막히자 파생 상품 시장에서 꼼수 거래를 하며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등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단 관측에서다.

경제전문 유튜버 겸 전업 투자자인 전인구 전인구경제연구소장은 “공매도가 없어도 외국인들이 전략 포지션을 취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더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다른 전략들로도 지금 수익을 내는 방식이 있는데 그 과정에서 코스피 자체가 많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 부원장보는 이러한 개인투자자들의 우려에 대해 “자체 관리 시스템이라든가 NSDS를 정상 가동하기 전에 거래소와 논의해 충분한 시범 운영 기간을 거칠 예정”이라며 “그런 걸 통해 많이 보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3차)’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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