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론] 마이데이터 2.0, 새로운 시대 연다

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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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1 오후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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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시론] 마이데이터 2.0, 새로운 시대 연다

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

오늘날 우리는 내 손안의 ‘금융 혁신’을 몸소 경험하고 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여러 은행에 흩어져 있는 내 계좌들의 잔액을 확인하고, 자산관리 서비스도 이용한다. 이러한 모습은 너무나 익숙해서 마치 무척 오래된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이는 금융 마이데이터에 의해 가능한 것으로, 금융 마이데이터는 시행한 지 불과 2년 남짓이다.

마이데이터는 2022년 1월 ‘전 국민을 위한 금융 비서’라는 청사진을 제시하며 세계 최초로 국내에 도입됐다. 금융 소비자들은 자신의 금융 자산과 거래 내역을 통합적으로 조회할 수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대환대출, 보험상품 비교·추천, 신용점수 올리기 등 금융 플랫폼의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현재 금융정보 통합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총 69개로, 이들은 1억1787만명의 가입자(2024년 2월 말, 누적 기준)에게 자사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맞춤형 금융서비스는 금융 이용 편의성을 높임과 함께, 금융이력 부족자의 금융 접근성을 개선해 빠른 속도로 국민의 일상에 정착했다.

이처럼 마이데이터를 이용한 맞춤형 금융서비스가 빠르게 자리를 잡은 데에는 금융위원회의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새로운 혁신 금융의 시대를 선도하며 적극적으로 관련 제도와 정책을 도입하고 개선해 온 결과다.

그러나 그간의 마이데이터 운영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면 개선해야 할 점들도 꾸준히 발견된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때 자산 보유와 운영 내역 등이 상세히 조회되지 않는다거나, 중복된 동의 절차로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점 등이다. 이를 해소하고 더 나은 금융 환경을 만들기 위해 금융위원회는 전문가, 업계 유관기관 등과 함께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담은 마이데이터 2.0을 추진하고 있다.

마이데이터 2.0은 마이데이터 정보 확대, 영업 활성화, 이용자 편의성 제고, 마이데이터 정보보호 등을 중심으로 계획됐다.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용자 범위 확대, 보다 상세하고 다양한 마이데이터 정보 제공,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자산관리 플랫폼 기능 강화 등이 있다. 이들 내용 중 특히 기대가 큰 변화 몇 가지를 짚어보고자 한다.

먼저, 마이데이터 2.0이 도입되면 금융사의 오프라인 점포에서도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가입하고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마이데이터 1.0에서는 오프라인 점포를 통한 서비스의 가입이 제한돼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는 디지털 소외계층은 관련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는 ‘디지털 불평등’의 한 모습이다. 마이데이터 2.0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여 오프라인 점포에서도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가입과 자산 내역 확인 등 마이데이터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둘째, 마이데이터의 불완전성과 부정확성을 해소할 수 있다. 현재는 이용자의 금융자산, 부채, 거래 내역이 불완전하게 제공돼 마이데이터 이용 시 금융자산·부채 내역을 일괄적으로 조회할 수 없다. 또한 소비자가 플랫폼 등에서 물품을 구매한 결제 정보가 마이데이터 사업자에게 제공되고 있지만 정보가 올바르게 표시되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다. 판매 사업자명이 제대로 표시되지 않거나, 구입한 물품 내역이 제공되지 않는 식이다.

마이데이터 2.0이 추진되면 이용자는 자신의 금융자산을 일괄적으로 조회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장기 미거래 금융회사나 숨겨진 금융자산을 쉽게 알 수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자에게는 보다 상세하고 다양한 정보가 제공된다. 이용자의 결제내역에서 판매 사업자명이 보다 정확하게 표시되고, 구입한 물품내역 등도 구체적으로 보여진다. 이러한 처리에 따라, 사업자는 자사가 제공하는 맞춤형 서비스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이용자는 체감할 수 있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받는 기회가 늘어나게 된다.

셋째, 공공 마이데이터의 활용이 확대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하겠다. 마이데이터 2.0에서는 공공 마이데이터의 활용 범위를 확대해 개인의 소득, 부동산, 자동차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자산관리 서비스의 제공이 가능해진다. 이는 금융거래 시 대출이나 카드 한도 심사 과정에서 긍정적인 정보로 활용될 수 있어 이용자의 신용도를 제고하거나 금융거래 조건을 개선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마이데이터 2.0 계획’은 새로운 마이데이터 시대를 예고한다. 이는 여러 곳에 흩어진 정보를 연결·통합해 국민들께 혁신적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 아래 부단히 노력해 온 결과물이다. 미래의 청사진을 향해 신중히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뎌 온 만큼, 마이데이터 2.0을 통해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새로운 마이데이터 시대가 열리길 기대한다. 금융 소비자는 금융 상품에 대한 보다 쉬운 접근으로 사용이 편리한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기업의 입장에서는 고도화된 기능의 혁신 금융서비스를 시장에 선보이는 기회가 늘어나게 되어 금융의 국가 경쟁력이 크게 높아지는 시작점이 되었으면 한다.

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

〈필자〉 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은 동국대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내 핀테크 시장의 태동기에 전통금융권에 몸담고 있으면서 은행권 공동 오픈 API플랫폼의 구축을 주장, 이를 구현시켜 오픈뱅킹의 초석을 다지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이후 핀테크 분야로 자리를 옮긴 후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소상공인간편결제추진단장, 한국간편결제진흥원 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패스 대표를 맡고 있다. 500개 이상의 회원사를 둔 국내 최대 핀테크 조직인 한국핀테크산업협회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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