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타는데 이런 것까지 필요한지 논란인 이것

PN-카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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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2 오후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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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타는데 이런 것까지 필요한지 논란인 이것


도로를 달리다 보면 간혹 눈에 대번 들어오는 차량이 있다.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한 자동차다. 

‘법인차 전용 번호판 제도’의 결과다. 시행한 지 약 두 달여 정도 흐른 이 제도는 8천만 원 이상 법인 업무용 승용차(친환경 자동차 포함)에 연녹색 번호판을 의무로 부착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른바 ‘명찰 효과’를 통해 법인 차량의 사적 이용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국민들이 고급 차량으로 인식하는 대형 승용차(2,000cc 이상)의 평균 가격과 자동차 보험의 고가차량 할증 기준을 고려해 ‘8천만 원’이라는 기준이 정해졌다. 또 기존 운행하던 차량에 소급 적용하지 않고, 2024년 1월 이후 신규 등록한 차량에만 적용한다. 


우리나라는 차량 번호판에 관련된 법규가 까다로운 편이다. 번호판을 조작하거나 임의로 훼손하는 경우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 차량 전후면에 번호판을 부착하는 것 역시 의무다. 자유를 중시하는 미국은 우리나라와 사뭇 대조적이다. 플로리다, 애리조나, 조지아 등은 전면 번호판 부착이 의무가 아니다. 번호판 커스텀 역시 허가 후 합법적으로 이루어진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허락된 부분은 지면 위 12cm 이상이라는 범위 내에서 번호판의 위치를 위아래로 조금씩 옮기는 정도다. 이제 연녹색 번호판을 통해 차량 명의와 가격까지 내보이게 되었다. 


출처: NetCarShow(www.netcarshow.com)

또 독특한 색상이 자동차 디자인에서 나오는 멋을 해하는 방식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렉서스’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큼지막한 그릴이다. 크기만 큰 그릴이 아니다. 우아하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배가하는 렉서스만의 요소다. 렉서스는 자신의 아이덴티티 ‘스핀들 그릴(Spindle Grille)’을 자신있게 내세우고 있다. 2011년 렉서스의 콘셉트카 ‘LF-Gh’로 공개한 스핀들 그릴은 2012년 양산차 ‘GS’에 최초로 탑재되어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출처: NetCarShow(www.netcarshow.com)

대담한 디자인으로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렉서스의 스핀들 그릴에 붙을 연녹색 번호판은 아쉽다. 10여년 간 이어온 렉서스의 디자인 철학이자 헤리티지에 찬물을 끼얹는 느낌이다. 

독특한 색으로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켜 특정 심리를 이끌어내는 정책이 과연 옳은가. 일시불 결제나 취등록세에 부담을 느껴 운용리스와 장기렌트를 선택한 차주는 꼼짝없이 연녹색 번호판을 부착해야 한다는 맹점도 존재한다. 제조사의 철학이 깃든 디자인 매력을 감퇴시키지 않고서 사적 이용을 제제할 다른 방법이 과연 없었을까. 독특한 색상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둔감해질 것이라는 안일함에 기댄 결정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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