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턴어라운드 ‘반도체의 봄’ 온다…삼성·SK ‘감산 종료’ 만지작

아이뉴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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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7 오후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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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턴어라운드 ‘반도체의 봄’ 온다…삼성·SK ‘감산 종료’ 만지작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불황으로 얼어붙은 메모리 업황이 반등세로 돌아섰다.

반도체 수출이 2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도 지난 연말을 기점으로 개선을 본격화하고 있다. 양사는 올해 감산을 끝내고 물량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의 12단 HBM3. [사진=SK하이닉스 뉴스룸]

17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반도체 수출액은 110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19.3% 증가한 것으로, 지난해 월별 최대 실적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수출액 95억6000만 달러(10.7% 증가)에 이어 두 달 연속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국내 반도체업체들의 주력 품목인 메모리반도체 수출이 확대되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다. 12월 메모리 수출은 전년 대비 57.5% 증가한 69억9000만 달러였다. 메모리제품 고정가격도 지난해 4분기부터 3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단가가 회복된 데 따른 것이다.

D램(8Gb) 고정가격은 지난해 1분기 1.81달러→2분기 1.40달러→3분기 1.31달러로 계속 하락했다. 그러나 10월 1.50달러→11월 1.55달러→12월 1.65달러로 회복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도 지난 연말을 기점으로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2조8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5.03%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액은 67조원이었다. 분기별 영업이익을 보면 지난해 1분기 6400억원을 시작으로, 2분기 6700억원, 3분기 2조4400억원에 이어 3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가 잠정 실적을 발표하며 사업부별 실적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메모리 반도체 시황 회복으로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적자가 축소되면서 실적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DS부문의 영업손실은 작년 1분기 4조5800억원, 2분기 4조3600억원, 3분기 3조7500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 4분기 DS 부문 영업손실 규모가 1~2조원대로 줄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D램 사업의 경우 4분기 흑자를 냈을 것이란 분석이다.

메모리 감산 효과가 나타나고 과잉 재고가 소진되면서 주력인 반도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 실적발표를 하며 메모리 감산을 공식화했다. 이후 하반기 들어 감산 효과가 가시화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되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분기 D램 사업이 흑자로 돌아섰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1859억원 수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직전 분기 1조7920억원 영업손실 대비 큰 폭의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직 낸드플래시 메모리 부분은 회복세가 더뎌 적자 부담이 크다. 그러나 메모리 반도체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하고, 스마트폰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 회복세가 나타나면서 메모리 출하량이 증가하며 적자 폭을 줄이는 모습이다. 실제로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도 지난해 9~11월 사이 적자 폭이 11억2800만 달러로, 전 분기보다 23% 줄어드는 등 실적 개선이 나타나고 있다.

메모리 업황 반등이 확인되면서 시장 수요에 대응해 반도체 업체들도 물량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레이팅스가 발표한 올해 기술업계 신용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역성장했던 세계 반도체업계 매출이 올해는 메모리 부문의 선방에 힘입어 14%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PC·스마트폰·데이터센터 수요 둔화 속에 지난해 메모리 부문 매출 성장률이 30%가량 역성장했지만, 올해는 40%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서 “D램은 1분기에 변화를 주겠다”며 감산 기조에 변화를 시사했다. 그는 “최근 시황이 개선될 조짐이 보여서 일부 수요가 많은 제품들은 최대한 생산하고, 수요가 취약한 제품은 조절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가 물량 확대에 나서면 삼성전자도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30년 넘게 D램 메모리 업계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최근 SK하이닉스가 바짝 추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3분기 매출 기준 D램 시장점유율은 38.9%로, Sk하이닉스(34.3%)와 격차가 4%포인트(P)로 줄었다.

삼성전자 인공지능 HBM-PIM.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부터 재고가 많은 레거시 제품을 감산하는 대신 고대역폭메모리(HBM), DDR5, LPDDR5x 등 선단 공정 제품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수익 개선에 집중했다. 수익 구조를 개선한 만큼, 수요가 뒷받침될 경우 가파른 이익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에 SK하이닉스와의 격차를 벌리기 위해 물량 확대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진만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 부사장은 ‘CES 2024’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 스마트폰부터 반등의 시그널이 보이고 있고, 미국에서도 온디바이스(내장형) 인공지능(AI)를 사용한 PC가 본격적으로 출시될 것”이라며 “2분기 이후의 수요 예측은 굉장히 어렵지만, 예상치 못한 글로벌한 이벤트들이 없다는 가정에선 시장 반등이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HBM의 설비투자(CAPAX)를 2.5배 이상으로 늘리고, 내년도 그 정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HMB 수주가 계속 뜨면서 결국 2~3년 뒤엔 수요가 공급을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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