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국수 하나로 1년 동안 시달린 아이돌, 알고 보니

맥스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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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7 오후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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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국수 하나로 1년 동안 시달린 아이돌, 알고 보니

뉴진스 민지 사과문 발표하게 만든, ‘칼국수 논란’의 전말

“칼국수가 뭐지”라는 민지의 한 마디 물음으로 시작해 장장 1년간 이어진 일명 ‘칼국수 논란’ 끝에 결국 민지가 공식 사과했다.

최정상의 인기 그룹 뉴진스 멤버 민지가 16일 그룹 소통 플랫폼 포닝에 장문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핵심은 “이번 일을 계기로 말 한 마디의 책임감을 느낀다”는 반성의 메시지다. 앞으로 언행에 더 신중하겠다는 다짐도 내놨다.

민지를 중심으로 뉴진스를 1년간 괴롭힌 ‘칼국수 논란’은 지난해 1월 유튜브 채널 침착맨 라이브 방송에서 촉발했다. 뉴진스 멤버들과 이 채널의 라이브에 출연한 민지는 대화 도중 새로운 음식에 낯가림이 있다고 말하는 과정에서 칼국수와 관련한 이야기가 나오자 “칼국수가 뭐지?”라고 작게 말했다.

이를 포착한 누리꾼들은 ‘칼국수를 모른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일부는 강원도 춘천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민지가 칼국수를 모른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까지 내놨다. 물론 민지가 칼국수를 모를 수도 있고, 그의 발언에 누리꾼들이 ‘어떻게 모를 수 있느냐’고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여론은 악화됐고 비난과 비방이 속출했다.

특히 일부의 팬들은 민지가 일명 ‘아이돌 콘셉트’를 유지하려고 칼국수를 모른다고 말했다고 판단한 뒤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SNS와 유튜브 등을 통해 민지의 칼국수 발언과 이에 대한 각종 억측은 몇 달간 계속 쏟아졌다. 인신공격성 게시물이 넘쳤고, 민지의 발언들을 악의적으로 편집해 유포하는 사례도 급증했다.

● 지난 2일 민지의 라이브 방송 발언, 2차 여론전 시작

아이돌 팸덤 사이에서 일어난 해프닝으로 지나칠 수 있던 민지와 칼국수 논란은 지난 2일 뉴진스가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면서 다시 촉발했다.

팬들과 소통하는 라이브 방송에 참여한 민지는 “이제 뭘 안먹는다는 말을 그만하려고 한다”며 “여러분, 제가 칼국수를 모르겠어요”라고 물으면서 “모르니까 모른다고 하지, 칼국수의 종류나 재료 다 알고 계세요”라고도 재차 물었다. 오해를 받는 상황에 답답한 마음을 풀어낸 의사 표현으로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발언이었지만, 칼국수 논란에 날선 반응을 보인 이들은 이번엔 민지의 ‘태도’를 지적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다른 멤버들은 먹어본 한 라면의 존재에 대해서도 민지는 의아한 반응을 보인 상황까지 문제 삼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뉴진스 멤버 사이에 의구심을 드러내는 팬들의 날선 시선까지 확산했다.

민지의 공식 사과문은 그 과정에서 나왔다.

민지는 사과문에서 “지난 2일 버니즈(뉴진스 팬덤 이름) 분들과 소통하는 라이브에서 저의 말투와 태도가 보는 분들께 불편함을 드렸다”며 “버니즈 분들과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소통하는 라이브에서 좋지 못한 태도를 보여드린 것 같아 놀라고 상처받았을 버니즈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작년 겨울, 칼국수가 뭔지 모른다는 제 말에 어떤 반응들이 있었는지 저도 알고 있었다”며 “제가 편식이 심해 칼국수를 먹어본 적이 없어 칼국수의 종류와 맛을 생각하다 저도 모르게 ‘칼국수가 뭐지?’라는 혼잣말이 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혼잣말이라 오해가 생길지 몰랐고 명확한 해명을 하고 싶었으나 이미 엎질러진 물인 것 같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 잠잠해질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억측이 난무하자 사과문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민지는 “제 판단과 다르게 더 많은 말들이 따라붙고 멤버들과의 사이까지 언급되며 이상한 오해를 받는 게 1년이라는 시간 동안 계속해서 저를 알게 모르게 괴롭혔다”며 “답답한 마음에 해명했지만 너무 미숙한 태도로 실망시켜드린 점 스스로도 많이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 악의적인 루머 비방 쏟아내면서도 높은 잣대 요구하는 팬덤

뉴진스 민지의 이번 사과문은 갈수록 파워를 키우고 집단화하는 아이돌 팬덤의 이면을 보여준다. 그동안 아이돌 스타들이 여러 논란이나 이슈에 휘말려 사과하는 사례는 많았지만 ‘칼국수를 모른다’는 이유로 사과문을 내놓기는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물론 일부 팬들이 문제 삼는 부분은 팬덤과의 소통에 임하는 민지의 ‘태도’에 집중돼 있다. 갈수록 아이돌과 팬들의 교감과 소통의 거리가 좁아지는 환경에서 아이돌은 더욱 높은 잣대를 부여받는 악순환이 이뤄지는 셈이다.

민지의 사과문 발표 이후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는 악성 댓글과 악의적인 비방,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어도어는 “비단 법적 대응 공지로 인해서가 아니라 한 사람의 인격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더 이상의 무분별한 억측과 악의적 비방은 삼가주길 바란다”고 재차 당부했다.

[민지의 사과문 전문]

안녕하세요 민지입니다.
데뷔 때부터 정말 많은 분들께서 관심 가져주시고 사랑해 주 셔서 늘 감사하게 생각하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2일 버니즈분들과 소통하는 라이브에서 저의 말투와 태도가 보시는 분들께 불편함을 드렸습니다. 버니즈분들과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소통하는 라이브에서 좋지 못한 태도를 보여드린 것 같아 놀라고 상처받으셨을 버니즈분들께 정말 죄송합니다.

작년 겨울 칼국수가 뭔지 모른다는 제 말에 어떤 반응들이 있었는지 저도 알고 있었습니다.
제가 편식이 심해 칼국수를 먹어본 적이 없어 칼국수의 종류 와 맛을 생각하다 저도 모르게 칼국수가 뭐지? 라는 혼잣말이 나와 버렸습니다. 혼잣말이라 오해가 생길지 몰랐고, 명확한 해명을 하고 싶었으나 이미 엎질러진 물인 것 같기도 하고 시간이 지나면 잠잠해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제 판단과는 다르게 더 많은 말들이 따라붙고 멤버들과의 사이까지 언급되며 이상한 오해를 받는 게 일 년이라는 시간 동안 계속해서 저를 알게 모르게 괴롭혔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답답한 마음에 해명을 했지만 너무 미숙한 태도로 실망시켜드린 점 스스로도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이번 일을 통해 휴가중에 많이 고민해보고 주변분들과 대화를 통해서도 제 말 한마디의 책임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고 많이 배웠습니다.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더 조심하고 신경쓰겠습니다.

라이브를 보며 불편하고 당황하셨을 버니즈분들께 다시 한번 죄송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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