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용 안되고, 보안 걱정도…아직은 ‘반쪽짜리’ 에이닷 통역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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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5 오후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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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사용 안되고, 보안 걱정도…아직은 ‘반쪽짜리’ 에이닷 통역

아이폰 이용자 대상 ‘통역콜’ 서비스 시작

한국어·영어·일본어·중국어 등 4개국어 지원

에이닷 해외 미지원에 “사용처 한정적” 지적

에이닷 통역콜 이미지.ⓒSK텔레콤 에이닷 통역콜 이미지.ⓒSK텔레콤

SK텔레콤 인공지능(AI) 비서 ‘에이닷’에서 통화 내용을 통역해 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만 사용처가 국내에로만 한정된 데다 국내 이용자 80% 이상이 사용할 수 없는 기능이라는 점에서 ‘반쪽짜리’ 서비스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이날 ‘에이닷 통역콜’ iOS 업데이트를 시작했다. SK텔레콤은 당초 전날부터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었으나, 애플 앱스토어 심사가 늦어지면서 서비스 일정이 하루 밀렸다.

통역콜은 말 그대로 통화 내용을 동시 통역해 주는 기능이다. 에이닷 전화기능 내 ‘통역콜’을 누르면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중 원하는 언어를 통역받을 수 있다. 회사는 추후 지원 언어를 늘려갈 계획이다.

회사 측은 “영어가 서툰 국내 이용자가 해외 호텔을 예약하기 위해 호텔 룸 예약 담당자와 통화를 할 때 영어를 지원하는 통역콜을 이용하면 이용자가 한국어로 말하면 바로 AI가 영어로 통역해 준다”며 “반대로 예약 담당자가 답변을 영어로 해도 한국어로 이용자에게 통역해준다”고 설명했다.

국내 전화 애플리케이션(앱) 중 실시간 통역을 제공하는 건 에이닷이 처음이다. 기존에는 별도의 번역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하거나 영상 통화 별도 툴을 이용해야했다.

하지만 ‘최초’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서비스 완성도는 뒤떨어지는 편이다. 통역 지연시간(레이턴시)이 2~3초에서 긴데다 사용자도 한정적이다. 현재는 아이폰 이용자만 사용할 수 있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80%이상이 안드로이드 기종을 이용하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안드로이드)가 84%에 달하고 애플 아이폰은 15%에 불과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AI 전화(아이폰 통화 녹음·통화요약 서비스·통역콜)를 먼저 iOS제공하고 있다”면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안드로이드 단말 사용자도 동일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에이닷은 해외에서 접속할 수 없다. 해외 접속 시 접속 시 '해외에서는 A. 서비스 이용을 지원하고 있지 않습니다.'라는 문구만 뜬다.ⓒ데일리안 남궁경 기자 에이닷은 해외에서 접속할 수 없다. 해외 접속 시 접속 시 ‘해외에서는 A. 서비스 이용을 지원하고 있지 않습니다.’라는 문구만 뜬다.ⓒ데일리안 남궁경 기자

해외에선 사용 조차 할 수 없다. ‘반쪽짜리’ 서비스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우선 해외에선 에이닷 서비스 접속 자체가 불가능하다. 해외에서 접속 시 ‘해외에서는 A. 서비스 이용을 지원하고 있지 않습니다.’라는 문구만 뜬다.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해외로 연락을 할 때 전화보다 이메일 등 텍스트가 더 편한 게 사실”이라면서 “회의나 바이어 연결 등의 통역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에이닷 전화보다 진짜 통역사를 고용해 사용하는게 낮지 않겠느냐”고 했다.

설사 에이닷 해외 서비스가 이뤄지더라도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있어, 지원 여부도 불투명하다. 에이닷 통역콜은 SK텔레콤이 통화 음성 데이터를 클라우드를 통해 네이버의 자체 AI 통번역기 ‘파파고’에 전달하고, 파파고가 데이터를 텍스트로 변환한다. 번역된 텍스트는 다시 클라우드를 거쳐 음성으로 전환되는 구조다.

국내에선 SK텔레콤 망을 사용해 데이터 유출 하기 때문에 유출 우려가 적지만, 해외에선 다른 나라 통신사 망을 사용하기 때문에 음성 데이터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유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역 서비스가 클라우드 기반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보안에 대한 걱정이 있다”면서 “해외에서 클라우드 연동은 장기적으로 봐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데이터 유출 우려도 있지만, 해외에선 통화 내용을 데이터로 수집하는 것이 불법인 곳들이 많다”라고 했다.

다만 SK텔레콤이 AI 기반 B2C(소비자간 거래) 서비스를 내놓았다는 점에서 의의를 두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회사 관계자는 “AI는 B2C면에서 고객에게 인지되기 쉽지 않은데, 통역서비스를 내놓음으로써 와우포인트는 됐다”면서도 “사용자들에 지속적으로 어필이 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 에이닷 통역콜 출시로 실시간 통역 서비스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초 공개할 갤럭시S24 시리즈에 ‘온디바이스(기기 기반) AI’ 기반 실시간 통역 통화(AI Live Translate Call) 기능을 선보일 예정이다. 온디바이스 AI는 클라우드 같은 외부 서버를 거치지 않고, 기기 내부에서 AI기능을 실행하는 형태로, 보안에 큰 강점을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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