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뻗으면 닿을 듯한 ‘그곳’이 불과 10여 km…‘다크투어 스폿’ 연평도 여행

여행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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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2 오후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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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뻗으면 닿을 듯한 ‘그곳’이 불과 10여 km…‘다크투어 스폿’ 연평도 여행


연평도 / 사진=인천관광공사

인구 2000명 규모의 작은 섬 연평도. 얼핏 보면 한적하고 평화로워 보이기만 하는 이 섬은 북한 강령 반도와 불과 12km 떨어져 있어 남북 긴장이 높은 지역 중 하나다. 실제로 제1연평해전, 제2연평해전, 연평도 포격전의 아픈 역사를 겪은 곳이기도 하다.

과거의 상흔을 잊지 않으면서도 미래의 평화를 기원하고 있어서인지, 연평도 내에는 평화와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관광지들이 많다. 비극적인 역사를 찾아가는 다크투어 스폿으로 제격이다. 이렇게 연평도를 관통하는 의미가 무겁다 보니 인천에서 두 시간 정도 배를 타면 도착하는 가까운 거리지만 배에 오르기 전부터 멀게 느껴졌다. 평소와는 달리 마냥 들뜨지만은 않은 마음으로 연평도를 한 바퀴 둘러봤다.

평화공원


연평도 평화공원 / 사진=박소예 인턴기자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평화공원이다. 평화공원은 연평해전과 연평도 포격 당시 전사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기리기 위해 만들었다. 평화관광으로 연평도를 들르는 사람들이 찾는 대표 장소 중 하나다.

공원 입구를 지나면 제1, 제2 연평해전 당시 사용한 헬기와 군함을 재현해둔 것과 전사한 해병대 장병들의 추모비가 위치해 있다. 추모비 맞은편에는 교전 상황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풀어 기록했다. 연평해전에 대해 세부 지식이 없는 채로 방문하더라도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짐작해볼 수 있다.


연평도 평화공원 위령탑 / 사진=박소예 인턴기자

추모의 길을 따라 내려가면 연평도 포격 당시 전사한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의 위령탑이 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숭고한 희생에 마음이 절로 경건해졌다. 방문한 날이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 포격전이 발생한지로부터 13주년 부근이어서 잠시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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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평화공원

인천광역시 옹진군 연평면 연평로682번길 75-5

조기역사관


등대공원 / 사진=박소예 인턴 기자

조기역사관 산책로는 평화공원 옆에 나란히 위치한다. 이곳은 역사관 자체보다는 한적하게 바다를 전망하면서 걸을 수 있는 산책로 덕에 관광지로 인기가 많다. 등대공원은 산책로가 시작하는 지점이다. 이 등대는 1960년 처음 불을 밝혔지만 1974년 군사적인 이유로 소등했다. 이후 2019년부터 재 점등해 지금까지 주변 바다를 지나는 선박들의 안전한 항해를 돕고 있다. 군인과 어민의 비율이 높은 연평도에서는 의미가 깊은 등대이다.


산책로 / 사진=박소예 인턴 기자

등대공원을 지나쳐 쭉 걸으면 조기역사관이 나온다. 연평도의 또 다른 상징은 조기다. 과거에는 조기철만 되면 전국 각지의 어선이 연평도에 모여들어 배 위에서 장이 서는 파시(波市)를 형성하기도 했다. 조기역사관은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설립한 장소다. 1층에서는 연평도의 어업의 역사를, 2층 전망대에서는 탁 트인 시야로 바다를 볼 수 있다. 지금은 평화롭고 한적하게만 보이는 저 바다가 치열했던 제1연평해전의 장소라는 점이 믿기 힘들었다.


가래칠기해변 / 사진=박소예 인턴 기자

빠삐용절벽 / 사진=박소예 인턴 기자

산책로에서 바다 쪽으로 시야를 돌리면 가래칠기해변과 빠삐용 절벽이 보인다. 가래칠기해변은 알록달록한 자갈과 굵은 모래알이 특징인 해변이다. 빠삐용 절벽은 영화 ‘빠삐용’에 나온 절벽과 닮아 이런 이름이 붙었다. 사람의 손때가 타지 않고 자연 모습을 그대로 보존한 연평도 대표 절경으로 꼽힌다. 놀라운 점은 해변 너머로 보이는 섬이 전부 북한 땅이라는 점이다. 한민족이라고는 해도 멀게만 느껴지던 곳이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 보여 오묘한 기분을 들게 했다.


군터널 관광시설 / 사진=박소예 인턴 기자

산책로를 따라 아래로 내려가면 군 터널 관광시설이 나온다. 폭 2m, 길이 150m인 군사 터널은 연평 해병부대의 인공터널로 본래는 부대 작전 시 군 시설로 쓰인다. 작전이 없을 때는 민간인에게 관광시설로 공개도 하고 있다. 쉽게 군사시설 내부를 접할 수 없는 민간인들에게 신기한 경험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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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역사관

인천광역시 옹진군 연평면 연평로682번길 83

평화전망대


평화전망대 / 사진=박소예 인턴 기자

북한과 가까운 전망대 중 하나인 평화 전망대다. 이곳은 연평도의 평화관광 활성화를 위해 조성한 곳으로 내부에는 전시실, 전망대, 카페 등의 시설이 있다. 전망대에서는 북한 땅을 전망할 수 있다. 연평도를 축소해 둔 모형과 인근에 있는 북한 섬들의 명칭과 거리를 기재해 둬서 한 눈에 알아보기 좋다. 전망대 방문 시 유의해야 할 점은 주변에 실제 군부대 시설이 있어 사진 촬영 시 해당 건물들이 나오지 않게 찍어야 한다는 점이다.

연평도에서 가장 가까운 것은 4km 떨어진 석도다. 이곳은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다. 그다음으로 가까운 것은 4.5km 떨어진 갈도, 7km 떨어진 장재도인데 주민은 살지 않고 북한군만 주둔하고 있다. 조기기념관 산책로에서도 북한 땅을 봐서 가까이 위치했다는 걸 인식하고 있었지만, 수치로 보니 그 거리감이 더 와닿았다.


평화전망대 카페 / 사진=박소예 인턴 기자

전망대 건물 1층에는 연평도의 역사, 주요 관광지, 인물에 대해 설명하는 전시물들이 있다. 또 지하 1층에는 카페가 있다. 아늑한 분위기의 카페 내부에서 커피 한잔을 주문하고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가졌다. 군부대가 많은 섬이다 보니 카페 벽 곳곳에는 군인들과 가족들의 응원 메시지로 가득 차 있었다. 어쩐지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의 무사와 행복을 바라게 됐다.

안보 교육장


안보교육관 외부 / 사진=박소예 인턴 기자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안보 교육장이다. 안보 교육장은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 포격전의 아픔을 생생하게 살아있는 체험장이다. 연평도 포격 도발로 인해 총 5개 권역의 민간인 거주지가 피해를 입었는데, 외부에는 그중 민가 3채를 그대로 보존하고 잔해물을 전시해 뒀다. 세 채 모두 지붕 부분의 유실이 특히 심했고, 건물 전체적으로 파손 정도가 컸다. 당시 상황을 문자로 전해 듣는 것과 실제 현장을 보는 것은 확실히 다른 파급력이 있었다.


안보교육관 1층과 2층 / 사진=박소예 인턴 기자

1층에는 포격전 당시 해병대 용사들을 기리는 공간을 마련했다. 2층에는 포탄이나 당시 병사들의 행적, 연평도 해전의 타임라인을 시간에 흐름에 맞춰 보기 쉽게 정리했다. 또 당시의 상황을 남겨둔 사진과 가옥에 있던 유물들을 전시했다.


안보교육관 2층 연평도 포격 당시 사진 / 사진=박소예 인턴 기자

건물에 불이 번지고 무너진 사진만으로도 그날의 참혹했던 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날의 연평도를 도운 건 날씨였다. 자칫하면 불이 인근 산으로 번져 큰 피해로 번질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바람 한 점 없는 날씨 덕에 큰 화재로 번지는 걸 막을 수 있었다. 연평대전 당시의 흔적을 엿보면서 안보와 평화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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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안보교육장

인천광역시 옹진군 연평면 연평중앙로12번길 25

함상공원


함상공원 / 사진=박소예 인턴 기자

함상공원에는 연평해전 당시 참전했던 동일한 모델의 고속정 참수리호를 재현해 전시 중이다. 참수리호는 제1연평해전, 제2연평해전에서 활약한 전투선으로 평상시에는 불법어로, 밀입국, 간첩선을 감시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함정에는 참수리가 위엄 있게 그려져 있다. 영화 ‘연평해전’ 속 등장하는 군함도 동일한 기종이다.


함상공원 / 사진=박소예 인턴 기자

선상에 올라가면 고요하고 잔잔한 연평 바다를 구경할 수 있다. 마을 앞에 길게 놓인 다리와 등대는 마음을 평안하게 만들어줬다. 함상공원은 또 연육교와 같이 연평도의 일출 명소로도 꼽힌다. 이곳에서 보는 일출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졌다.

실제로 둘러 본 연평도는 예상보다도 더 고요하고 평안했다. 이 조용하고 작은 섬이 앞으로도 계속 평화롭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섬을 나왔다.

글=박소예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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