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V1’, 1994년 ‘V2’ 당시 LG 트윈스 우승 포수는 ‘KBO 레전드 포수’ 김동수였다. 하지만, LG는 1994년 이후 29년 세월 동안 우승 포수를 배출하지 못했다. 그리고 2023년 이적 첫 시즌 만에 박동원이 29년 만에 트윈스 우승 포수 타이틀을 품에 안았다.
LG는 11월 13일 잠실구장에서 KT WIZ와 한국시리즈 5차전을 치러 6대 2로 승리하면서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가장 큰 전환점은 2차전 8회 말 나온 박동원의 역전 2점 홈런이었다. LG는 1차전 패배 뒤 2차전에서도 끌려가는 경기를 하다가 박동원의 역전포 덕분에 시리즈 반등에 성공했다. 박동원은 3차전에서도 역전 2점 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대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박동원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0.313/ 5안타/ 2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LG 염경엽 감독은 우승 뒤 “중요한 1차전을 패했지만 2차전에서 박동원의 역전 홈런으로 경기를 잡은 게 컸다. 덕분에 기죽지 않고 자신감을 찾으면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할 수 있었다. 감독 상금 1,000만 원은 500만 원 씩 나눠주려고 한다. 박동원과 유영찬이다. 좋은 가방이라도 하나씩 샀으면 좋겠다. 동원이는 FA 때 돈을 많이 받았다(웃음). 유영찬은 우리 팀이 이닝을 끌고 가는 데 있어 숨통을 틔어주는 역할을 했다”라며 박동원의 활약상을 칭찬했다.
우승 세리모니를 마음껏 즐긴 뒤 취재진과 만난 박동원은 “너무 기쁘다. 144경기 고생한 보상을 받은 기분이다. 2차전 역전포는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거다. 2014년 한국시리즈 때 내 준비가 덜 됐다고 느꼈던 기억이 난다. 그때부터 나를 키워주신 감독님에게 보답해 다행이다. 그런데 감독님께서 상금은 왜 나눠주시는지 모르겠다. 그냥 2,000만 원 쓰시지(웃음). 아내에게 선물을 사준다고 말했는데 나도 선물 금액 계획에 차질이 생기겠다”라며 웃음 지었다.
9회 초 마지막 우승 순간 느낀 감정과 관련해 박동원은 “마지막 카운트 공은 내가 잡고 싶단 생각이 있었다. 그래도 잘 처리해서 다행이었다. 2아웃을 잡으니까 뭉클한 감정과 함께 눈물이 나올 듯했다. 개인적으로 세 번째 한국시리즈 도전인데 ‘삼세번’이란 말이 있듯이 세 번째 도전에 우승해서 정말 기쁘다. 이번에 우승을 못했다면 그만 둘 때까지 못했을 것”이라며 고갤 끄덕였다.
박동원은 LG 우승이 2023년 반짝 우승으로 그치지 않을 것으로 확신했다. ‘LG 왕조’를 세울 수 있단 자신감이 묻어나왔다.
박동원은 “여기까지 온 팀 동료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동료들 덕분에 우승 포수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우리 팀은 너무 강하다고 생각한다. 내년에 또 우승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다가오는 겨울에 다시 열심히 준비해볼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잠실(서울)=김근한 MK스포츠 기자
김근한 MK스포츠 기자(forevertoss@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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