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과학] 유해가스 감지와 오염물질 분해를 동시에

아이뉴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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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27 오전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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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과학] 유해가스 감지와 오염물질 분해를 동시에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영국)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공기 중 유해가스 검출 기능과 물 속의 미세 오염물질 분해 기능을 동시에 가진 고성능 환경 센서를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 조동휘·이정오 박사 연구팀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장지수 박사 연구팀이 공동으로 개발한 이 고성능 센서 소재는 국제학술지 ‘재료화학저널A’ (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 2023년 9월호 표지 논문으로 발표됐다.(논문명 : Atomically mixed catalysts on a 3D thin-shell TiO2 for dual-modal chemical detection and neutralization. 다성분계 나노 촉매가 결합된 3차원 얇은 쉘 구조의 이산화티타늄을 이용한 화학 검출 및 동시 중화 기술)

연구진이 개발한 ‘금속산화물 반도체 가스 센서’는 상온에서 낮은 전력으로 공기 중 유해가스인 황화수소를 감지할 수 있으며, 폐수 속 염료 등 오염 물질을 분해하기 위한 광촉매 특성을 함께 가진 것이 특징이다. 황화수소는 달걀 썩는 냄새가 나는 유해가스로, 축사 또는 화장실 옆 정화조 등에서 누출된 황화수소에 고농도로 중독되면 신경마비나 사망 위험이 있다.

한국화학연구원-한국과학기술연구원 공동연구팀이 대기오염물질 검출 및 난분해성 수질오염원 저감용 환경 센서를 개발했다. [사진=한국화학연구원]

가스 센서 기술은 다양한 방식이 있는데, 그 중 반도체식은 주로 금속산화물인 센서 소재가 특정 가스에 노출되면 전기적 특성이 변화하는 원리를 이용한다. 이 방식은 유해가스에 대한 높은 민감도, 빠른 반응속도, 양산성 등의 우수한 장점이 있다. 다만 센서를 수백 ℃까지 가열하는 활성화 과정이 필요해 전력이 많이 소모되며, 고온에서는 특정 가스만 선별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번에 개발한 센서는 히터 가열 방식이 아닌 ‘빛’을 통해 열을 발생시키는 ‘광활성화’ 방식을 적용해 전력 소모를 줄였다. 또한 특정 가스에만 반응하도록 ‘4가지 성분이 포함된 나노 촉매’를 센서 표면에 균일하게 합성해 문제를 해결했다.

연구팀은 우선 센서 재료로 금속산화물의 일종인 이산화티타늄을 ‘3차원 나노-쉘 구조’(조개껍데기처럼 얇은 반구 형태를 나노미터 단위의 크기로 매우 작게 만들어 3차원으로 쌓은 형태)로 만들었다. 이 구조는 빛이 최대한 잘 흡수될 수 있게 규칙적으로 정렬돼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기존보다 전력 소모가 100분의1 정도인 밀리와트(㎽) 수준의 빛을 집중시키는 것만으로 높은 열이 발생해 히터를 통한 가열이 없어도 센서 소재 활성화가 가능하다.

특정 가스만 선별적으로 감지하기 위해서는 센서 소재 표면에 여러 가지 성분을 혼합한 금속 나노 촉매를 합성했다. 나노 촉매를 이루는 원소가 다양할수록 여러 종류의 가스 중에서 특정 가스만 검출하는 데 유리하다. 이번 연구에서는 ‘백금, 팔라듐, 니켈, 코발트’의 4가지 원소를 첨가해 유해가스 중 ‘황화수소’에만 선택적으로 반응하도록 개발했다.

3차원 나노-쉘 구조로 만든 센서 소재(이산화티타늄)의 광열 효과를 이용한 다성분계 금속 나노 촉매 합성 공정 모식도 [사진=한국화학연구원]
우수한 광촉매 특성을 이용한 대기-수중 오염물질 검출 및 저감 특성 [사진=한국화학연구원]

이렇게 개발한 센서는 수중에서 오염 물질을 분해하는 소재로도 활용할 수 있다. 센서의 재료로 쓰인 이산화티타늄이 수중이나 대기 중 오염물질을 분해하기 위한 광촉매로 활용되는 대표적인 화합물이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에서 활용된 이산화티타늄은 그 표면에 나노 촉매가 합성된 상태에서도 효율적인 광촉매 특성을 보였다. 연구 결과 특히 물 속에 극미량으로 존재하는 염료나 난분해성 유해물질인 PFOA(과불화옥탄산) 등을 0.18㎎/㎠의 소형 센서 소재로도 분해할 수 있었다.

기존의 기술은 분말 형태의 광촉매를 오염수에 투입·반응시킨 후 전량 회수가 어려웠지만, 이번 기술은 소형화된 환경 센서를 오염수에 넣었다가 꺼내면 건조 후 재활용할 수 있다.

센서가 갖는 ‘광촉매’ 특성을 통해 오염수를 효율적으로 분해하는 모습. 분해 전(위)과 분해 후(아래). 왼쪽은 기존 분말 형태 광촉매. 오른쪽은 연구팀이 개발한 센서.왼쪽에는 침전물이 남았으나 오른쪽은 분해 후 오염수가 투명해지고, 침전물도 없는 모습이다 [사진=한국화학연구원]

이영국 한국화학연구원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한 기술은 황화수소 탐지, 수중의 오염물질 분해 등 국민의 건강한 삶을 위한 기술로서 앞으로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다양한 유해가스, 유해물질에도 적용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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