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 없이 자유로운’ 초전도 현상, 아직 도전 중[아무Tech]

뉴스1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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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30 오전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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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 없이 자유로운’ 초전도 현상, 아직 도전 중[아무Tech]

초전도체 위에서 자석이 공중부양하고 있는 사진. 이같은 현상은 초전도체의 마이스너 효과에 의해 나타난다. (로체스터 대학 사진 / J. Adam Fenster) 2023.07.28 /뉴스1
초전도체 위에서 자석이 공중부양하고 있는 사진. 이같은 현상은 초전도체의 마이스너 효과에 의해 나타난다. (로체스터 대학 사진 / J. Adam Fenster) 2023.07.28 /뉴스1

온열기처럼 애초에 발열이 목적이 아닌 전기·전자 기기에서 발열은 골칫거리인 경우가 많다. 발열이 심할 경우 회로의 노화를 유발해 제품 수명을 깎아 먹기도 한다.

그렇다면 저항이 없다면 어떨까?

발열 문제뿐 아니라 저항에 의한 에너지 손실을 줄일 수 있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일부 물질은 특정 조건에서 저항이 없어지는 ‘초전도 현상’이 나타난다. 초전도체는 초전도 현상에 더해 ‘마이스너 효과’가 나타나는 물질이다. 마이스너 효과는 물질이 초전도 상태에 이르렀을 때 물질 내부에 침투한 자기장이 외부로 밀려나는 현상이다.

저항이 없기 때문에 초전도체는 대규모의 전류를 다룰 때 문제가 되는 발열이나 에너지 손실 문제에서 자유롭다. 또 전자기유도 효과를 바탕으로 ‘초전도 전자석’을 만들면 큰 규모의 자기장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초전도체는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인류의 건강을 지킬 뿐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초전도체는 원자 수준의 물질 구조를 볼 수 있는 핵자기공명분광기(NMR), 슈퍼컴퓨터, 핵융합 장치 등 첨단 과학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대신 극저온이 필요하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초전도 현상은 1911년 수은 극저온 실험 중 처음 발견됐다. 절대영도보다 4도가량 높은 영하 296도(℃)에서 갑자기 저항이 사라진 것. 이렇게 초전도성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온도를 임계온도라고 부른다.

더 높은 임계 온도의 물질을 찾으려는 시도는 이어져 1986년에는 영하 238.15도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한다. 이후에도 영하 140도 부근에서 초전도성을 나타내는 ‘Hg-1223’이 발견되기도 했다. ‘Hg-1223’에 엄청난 압력을 가하면 임계 온도가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러한 시도는 다른 물질로 이어졌다. 2019년에는 영하 23도에서 초전도성을 나타내는 물질이 발견됐지만 문제는 대기압의 약 170만배에 해당하는 엄청난 압력이 필요한 것.

현대 초전도 소재 연구는 일상적인 ‘온도’와 ‘압력’ 범위에서 일어나는 초전도 현상을 목표로 이뤄지고 있다. 초전도 현상이 지닌 무궁무진한 잠재력 탓에 온도나 압력 범위 둘 중 하나만 달성하더라도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일이 일어난다.

2020년 10월 미국 로체스터대학의 디아스 교수 연구팀은 탄소질황수소화물에 260만기압을 가했더니 15도 이하에서 초전도성이 나타났다는 논문을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했다. 직후 과학계에서는 재현이 안 된다는 문제 제기가 이뤄졌고 데이터의 신뢰성에도 의구심이 더해졌다. 논란 끝에 2022년 네이처는 데이터 신뢰도를 이유로 논문 철회를 결정했다.

디아스 교수는 2023년 3월 NDLH라는 물질이 20.5도 이하, 1만기압 조건에서 초전도성을 나타낸다는 논문을 네이처에 발표했다. 지난 논문 철회를 의식한 듯 그는 다른 과학자들이 보는 앞에서 실험했지만 지식재산권을 이유로 시료 제공은 거부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남은 상태다. 현재 디아스 교수는 초전도체 관련 스타트업을 창업한 상태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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