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호·김강우·강태주·고아라, 모두가 ‘귀공자’였다 [솔직리뷰]

김선호의 광기 어린 눈빛은 ‘귀공자’ 그 자체였다. 여유로운 듯 촉박하게 쫓고 쫓기는 반전의 추격전은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영화 ‘신세계’로 한국 범죄 누아르의 지평을 쓴 박훈정 감독은 ‘마녀’ 시리즈, ‘낙원의 밤’에 이어 ‘귀공자’를 탄생시켰다. ‘귀공자’는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와 묘하게 웃음을 자아내는 블랙 코미디가 조화를 이뤘다.

‘귀공자’는 “나 프로야”라고 외치는 냉철하고 잔인한 귀공자(김선호 분)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맑은 눈의 광기를 보여주는 귀공자의 모습이 끝난 후, 필리핀 불법 사설 경기장에서 병든 어머니 수술비 마련을 위해 복싱선수로 살아가는 마르코(강태주 분)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마르코는 코피노(한국인과 필리핀인의 혼혈)로, 어머니의 병환이 깊어지는 상황에 마지막 희망으로 한국에 있는 아버지를 찾는다. 그러던 중 한국에서 연락이 오고, 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도중 정체불명의 귀공자를 만나면서 추격전이 시작된다.

귀공자를 비롯해 재벌 2세 한이사(김강우 분), 미스터리한 인물 윤주(고아라 분)까지 마르코를 두고 치열한 추격전을 펼친다.

누가 구원자인지, 적인지 구별할 수 없는 혼란 속 예측불허한 반전의 반전이 계속 이어진다.

여기에 복싱, 총격, 카체이싱까지 박훈정 감독의 새로운 추격전이 러닝타임 내내 짜릿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귀공자’의 재미를 가장 배가시키는 것은 네 배우의 연기력이다. 첫 스크린 데뷔에 나선 김선호는 연극과 다수의 드라마로 다져진 탄탄한 연기력을 뽐냈다.

깔끔한 헤어스타일과 슈트 차림의 김선호는 무거울 수 있는 작품에 미치광이 웃음으로 웃음과 함께 섬뜩함을 선사한다. 전작에서 선한 이미지를 선보였던 김선호의 상반되는 매력은 ‘귀공자’의 색다른 시청 포인트다.

1,980:1의 치열한 경쟁률을 뚫은 강태주는 코피노 복싱선수로 오해할 정도의 근육량과 외모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복싱 선수에 어울리는 어깨와 근육을 위해 꽤 오랜 시간을 투자해 외형을 완성했고, ‘귀공자’에서 쫓기는 자의 치열함을 완벽하게 담아내며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을 펼쳐 시선을 사로잡았다.

두 사람 못지 않게 김강우가 큰 주축이 된다. 나쁜 역할임에도 묘한 ‘섹시함’을 풍기며 눈길을 끈다. 22년동안 꾸준히 이어온 연기력이 빛을 바라는 순간이 아닐까 싶다. 김강우는 살기 가득한 눈빛, 아무런 감정없이 목표를 위해 달리는 한이사를 맡아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매력을 과시했다.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 고아라 역시 만만치 않은 연기력을 선보였다. 친절하지만 미스터리한, ‘반전’을 선사하는 키 포인트 캐릭터 윤주로 전작들에서 보여주지 못한 모습으로 관객들의 궁금증을 자아낼 예정이다.

무엇보다 ‘귀공자’는 마지막 반전을 추측하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반전을 따라가면서 ‘귀공자’를 본다면 추격 액션에서 웃음을 터트리며 블랙 코미디의 진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속편을 기대케 하는 쿠키 영상도 잊지 말고 봐야할 포인트다.

한편 ‘귀공자’는 오는 21일 개봉한다.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118분.

김나영 MK스포츠 기자(mkculture@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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