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령존’ 잇는 ‘정우존’ 꿈꾼다…‘NO.0’ 98년생 타이거즈 차세대 중견수 “단 한 차례 기회라도 간절해.”

mk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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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3 오후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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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령존’ 잇는 ‘정우존’ 꿈꾼다…‘NO.0’ 98년생 타이거즈 차세대 중견수 “단 한 차례 기회라도 간절해.”

KBO 퓨처스리그 남부리그에서 6월 2일 기준으로 도루 1위에 오른 선수는 다름 아닌 KIA 타이거즈 외야수 박정우다. 박정우는 시즌 21도루로 2위 장두성(롯데 자이언츠-14도루)과도 꽤 큰 격차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단순히 발만 빨라 도루 1위에 오른 게 아니다. 그만큼 퓨처스리그에서 출루를 자주 했기에 가능한 도루 수치다. 박정우는 퓨처스리그 안타 44개로 남부리그 1위, 타율 0.317로 남부리그 타율 4위에 올라 있다. 규정 타석을 채운 남부리그 타자들 가운데 타율 3할을 넘긴 선수는 단 5명. 그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박정우다.

손승락 퓨처스팀 감독도 박정우의 활약상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손 감독은 박정우에게 갖다 맞히는 타격이 아닌 풀스윙을 주문했다. 풀스윙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준 체계적인 웨이트 트레이닝 프로그램과 철저한 휴식 시간 아래 박정우는 더 힘 있는 타구를 생산하게 됐다.

 KIA 외야수 박정우가 올 시즌 초반 퓨처스리그에서 뛰어난 타격 활약상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함평)=김근한 기자
KIA 외야수 박정우가 올 시즌 초반 퓨처스리그에서 뛰어난 타격 활약상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함평)=김근한 기자

손 감독은 “박정우 선수가 콘택트 유형의 타자긴 하지만, 이전보다 더 풀스윙을 하는 느낌으로 타격에 임하길 주문한다. 선수가 자기는 풀스윙을 했다고 말해도 영상 분석을 하면 콘택트 느낌에 가까운 경우가 많다. 그러니까 자기 본래 스윙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거다. 박정우 선수가 ‘지난해 같았으면 몸이 퍼지고 아팠을 건데 이제 힘이 남아도는 느낌’이라고 말하더라. 두려움 없이 마음껏 스윙을 하게 하니까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MK스포츠와 함평에서 만난 박정우는 “퓨처스팀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도와준 덕분에 시즌 초반 운 좋게 타격 지표가 잘 따라온 듯싶다. 웨이트 트레이닝과 휴식 시간을 적절하게 분배하면서 이제 힘에서 밀리지 않는단 느낌이 생겼다. 타격코치님도 정말 세세하게 내 스윙을 분석해주셔서 큰 도움이 됐다. 예전엔 대부분 타구가 좀처럼 앞으로 잘 안 나가는 느낌이었는데 이제 실투를 공략하면 타구가 앞으로 쭉 뻗는다. 그런 게 정말 좋아졌다”라며 만족감을 내비쳤다.

덕수고 출신 1998년생인 좌투좌타 박정우는 2017년 신인 2차 7라운드 전체 64순위로 팀에 입단했다. 입단 때부터 강력했던 1군 외야 뎁스진을 뚫지 못해 현역 군 복무까지 마치고 오랜 기다림을 거친 박정우는 2021시즌 정식 선수로 전환돼 드디어 1군 데뷔전을 치렀다.

박정우는 2021시즌 32경기에 출전해 타율 0.188/ 9안타/ 4타점/ 10볼넷, 2022시즌 1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3/ 1안타/ 2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박정우는 대주자로서 아쉬운 주루 장면이 나와 1군 출전 기회를 계속 이어가지 못했다.

박정우는 “입단 초기엔 쟁쟁한 외야 선배님들이 많아 기회를 잡기 쉽지 않았다. 현역으로 군대를 다녀왔는데 훈련 도중 햄스트링을 두 차례나 다치면서 재활 기간도 길어졌다. 2021년부터 1군 출전 기회가 왔는데 지난해 1군에서 아쉬운 주루사를 당하면서 많은 걸 느꼈다. 긴장감을 크게 느낀 것도 있었다. 올 시즌엔 자신감이 생긴 만큼 만약 1군에 올라가면 더 편안한 마음으로 좋은 활약을 보여드리고 싶다”라며 목소릴 높였다.

 2022시즌 1군 경기에 출전한 박정우의 타격 장면. 사진=김재현 기자
2022시즌 1군 경기에 출전한 박정우의 타격 장면. 사진=김재현 기자

외야수로서 박정우의 롤 모델은 팀 선배인 김호령이다. 오래 전부터 수비 스페셜리스트로서 ‘호령존’을 구축한 김호령에 이어 ‘정우존’을 만드는 게 박정우의 꿈이다. 수비뿐만 아니라 주루에서도 박정우는 또 다른 팀 선배 박찬호에 큰 영감을 얻었다. 박정우는 “(김)호령이 형을 정말 닮고 싶다. KBO리그에서 외야 수비 하나는 가장 잘하는 형이다. 수비에서 배울 게 정말 많아서 롤 모델로 삼았다. (박)찬호 형이랑 겨울에 같이 운동했는데 왜 도루를 잘하는지 알겠더라. 상대 투수 퀵 모션과 견제 동작 공부를 엄청나게 하는 거 보고 사람이 달라보였다. 순수 주력은 찬호 형보다 빠르다고 자부하지만, 그런 부분에선 내가 한참 멀었다고 느꼈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어느덧 입단 7년 차가 된 박정우는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1군 무대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린다. 물론 현재 KIA 외야진 뎁스는 엄청난 수준이다. 조만간 나성범과 최원준까지 합류할 경우 더 빈 틈을 뚫고 들어가기 어려워진다.

박정우는 “1군 외야수 형들이 다들 잘하고 있어서 내가 들어갈 구멍이 보이지 않는 건 사실이다. 그래도 꾸준히 퓨처스 경기에 나가면서 혹시나 올지 모르는 기회를 잘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 이번에 (신)범수 형이 한 번 온 기회를 바로 잡았지 않나. 나도 그러고 싶은 마음이 크다. 단 한 차례 기회라도 1군에 올라가 지난해 안 좋았던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플레이를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그 전까지 열심히 준비해보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박정우는 단 한 차례라도 1군 콜업 기회를 간절하게 기디란다. 사진=김재현 기자
박정우는 단 한 차례라도 1군 콜업 기회를 간절하게 기디란다. 사진=김재현 기자

김근한 MK스포츠 기자(forevertoss@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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