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차 피부과 의사가 만들어 낸 뜻밖의 물건

뷰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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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8 오후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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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차 피부과 의사가 만들어 낸 뜻밖의 물건

  • 우연찮게 눈길이 간 제품이 있었나요? 번뜩이는 아이디어에 감탄한 제품이 있으셨나요? 세상에 이유 없이 존재하는 물건은 없습니다. 펜 하나를 만들 때도 수많은 공정과 문서 작업을 거친 후에 만들어집니다. 이번 시리즈에선 저마다의 노력으로 자신만의 가치를 세상에 내놓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이 일을 통해 사람들에게 자존감과 자신감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피부는 누구나 관심을 가지고 관리하고 단기간에 티가 나는 부위다. 특히 얼굴에 생기는 기미는 더욱 신경 쓰기 마련이었다. 불규칙한 모양의 갈색 점이 콤플렉스로 자리 잡을 때도 있다. 그러나 단시간 내에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으며, 색소 침착이 깊어질수록 치료 효과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일상적인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약물치료가 흔하게 이용됐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전 예방이었다.

피부과 11년 차 김성수 원장은 자외선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직접 개발에 뛰어들었다. 사업가가 의사에게 자문을 구하는 경우는 많이 접했지만, 의사가 직접 움직이며 개발을 하는 것은 흔치 않다. 이번 시간에는 수 많은 사람들에게 활력과 자신감을 선물한다는 김성수 원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김성수 원장

현재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의정부 근처에서 2010년 처음 미용 시술을 시작해 올해로 11년째 안티에이징 클리닉을 운영 중입니다. 주로 리프팅 시술, 피부 미용 등 비만 다이어트와 관련된 클리닉을 주로 맡고 있습니다.”

클리닉을 오랜 기간 운영한 만큼, 에피소드도 많을 듯합니다.

“흔하진 않지만, 학생 때 치료를 받고 여드름 흉터가 아주 심해 우울증이 올 정도로 위축돼있는 분이 있었어요. 정말 꾸준히 치료를 받아, 증상이 호전될 수 있었죠. 이후 대학을 졸업하고 면접까지 볼 수 있었다며 찾아와 감사의 인사를 전해준 적이 있었죠.

그리고 미용 시술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데요. 사고로 인해서 신체 한 부분이 비대칭이 돼있을 경우나 함몰이 돼있는 경우엔 필러로 보완을 해드리고 있어요. 시술 이후에는 자존감이 눈에 띄게 높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매번 감회가 새롭기도 해요.”

피부 미용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는 느낌이 드네요.

“사실 미용하는 의사들에 대해 시선이 달갑지 않을 수 있습니다. 외과 의사나 심부외과와 비교 했을 때, 생명을 다루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래서 중요하지 않은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고요. 그럼에도 제 역할은 미세한 변화와 자존감 회복을 통해 정신적인 치유를 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이 일을 통해 사람들의 일상생활이나 커리어에 있어서 많은 영향을 주는 일을 하고 있다고 느껴요 또한 저는 사람들의 자존감, 자신감을 찾아주는 일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이 생기기도 하죠.”

 

여러 학회 및 단상에서도 활발하게 연구를 이어가며 신뢰를 얻기도 했다.

제품을 개발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하면 될까요?

“오랜 기간 운영하며 피부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을 자주 보고, 기미나 색소 문제로 병원을 방문하기도 했어요. 기미는 치료가 어렵습니다. 한 번 생기면 완치도 잘 안될뿐더러 상태를 유지하기도 굉장히 어렵습니다. 의사들이 기미 환자분의 치료를 힘들어하는 이유에요.

병원에 방문하는 사람 중 아웃도어 활동을 좋아하시는 분이 있다면, 자외선 차단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해요. 자외선 차단을 위해 크림 제품을 바르기도 하지만 분명히 한계가 있어요, 가장 좋은 방법은 물리적으로 자외선을 차단해야 해요. 그래서 병원에 다니는 분들에게 물리적으로 자외선을 차단할 수 있는 제품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라운딩을 돌며 느낀 필요성

사실 그동안 생각에서 그친 아이템이 많았다. 아이디어의 시작은 아내와 라운딩을 돌면서 얻게 됐다. 많은 여성 골퍼들이 얼굴에 테이프 형태의 패치를 붙이기도 하고, 두건 같은 마스크를 두르는 것을 보게 됐다. 그렇게 자외선 차단에 대한 수요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테이프로 된 차단제는 접착 성분 때문에 피부 자극이 가게 되고 심하면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또, 비즈니스적으로 만나는 관계일 땐 두건 같은 마스크를 두르기도 어렵죠. 그래서 미관을 해치지 않으면서 피부 자극이 적은 제품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처음 디자인 도안을 만들때(왼쪽),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여러 패치를 비교했다.(오른쪽)

또한, 야외에서 활동할 땐 주로 모자를 사용하는데, 정작 기미가 호발하는 광대 부분은 차단해 주지 못했다. 이후 시중에 있는 제품을 직접 사와 뜯어보고 분석했다. 그렇게 성분 이외에도 새로운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문제점을 발견했다고요?

“제가 보기엔 시중에 있는 제품의 성분과 디자인이 조잡하다고 느꼈습니다. 해부학적인 것을 고려하지 않고 양산에 편한 모양으로 만들어낸 거죠. 기미가 생길만한 부위를 고려하거나, 접착력, 얼굴 근육의 움직임을 고려하지 않았어요. 붙인 채로 입을 크게 벌린다던가, 근육을 움직이면 쉽게 끊어지는 식이였죠.

그 부분을 개선하고 싶었어요. 제가 근육 움직임에 대해 고려하는 식으로 디자인 조언을 주면, 아내가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덕에 도안을 짜줬죠. 평소 친하게 지내던 의료기기, LED 마스크를 취급하는 셀프 코리아 대표님의 도움을 받아 제품화까지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하이드로겔을 적용한 최초 시제품 모습

성분에서는 어떤 차별화를 시도했나요?

“여성분들이 사용하는 마스크팩에서 착안했습니다. 마스크팩은 보습이라든지 피부 진정을 위해 사용합니다. 거기에 피부과에서 사용하는 트라넥사믹 애씨드, 알부틴, 나이아신아마이드 등 미백 효과와 함께 경구 기미 치료제로 쓰이는 성분을 녹였습니다.
임상 대학병원에서도 논문으로 남아있고, 대부분의 의사들이 루틴으로 건강에 문제가 없으면 기미를 억제하기 위해 처방하는 약이에요. 물론 복용하는 것에 비해 많은 효과는 없지만 예방 차원에서는 효과를 볼 수 있는 거죠. 거기에 크라이오 공법을 활용해 쿨링감을 줬습니다. 피부 온도를 낮추면 색소 생성을 줄일 수 있기에, 피부 보호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되는거죠.”

시장 반응은 어땠나요?

“처음에 지인분들이나 동호회에게 무료로 샘플을 나눠드렸습니다. 이후 구매하는 방법을 알려드렸는데, 생각보다 필요로 하시는 분이 찾아주셨어요. 패키지에도 심혈을 기울여 고급화하는 전략으로 내세우니, 선물용으로 인기가 많았어요. 입소문이 나면서 제약회사에서 대량으로 사입 하는 경우도 있었죠.”

골프 패치는 입소문을 통해 소비자들의 맘을 사로잡았다.

앞으로도 개발을 이어나갈 계획이 있을까요?

“사실 비용 때문에 병원에 와서 탄력 시술을 못하는 분들도 꽤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화장품을 통해 홈 케어를 받으려는 분들도 있어요. 시중에는 피부 리프팅과 관련한 제품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실제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미미한 편입니다. 의료기기가 될 수 있고, 패치가 될 수 있을 거예요. 저는 기회가 된다면 확실한 효과를 줄 수 있기 제품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김성수 원장

직접 사업을 해보니 어땠나요?

“저는 학문적인 것만 해왔지 사업이나 제품을 개발과는 거리가 멀었어요. 전에는 병원만 하고 사업적인 이런 부분에 대해 무지했어요.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났을 때, 좋은 파트너가 있어서 가능했던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함께 협업할 수 있는 좋은 파트너가 있으면 또 시도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죠.

최근 부정적인 뉴스로 피부미용, 시술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제 나름대로 정직한 진료를 통해 미용시술에 대한 거부감이나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 항상 움직이는 중이에요. 앞으로 마주하는 일에도 정직하게 임해서 환자들이 느끼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 주고 싶어요 그게 어떤 형태가 됐건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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