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소송 않고 2500만원 챙긴 변호사…죗값은 벌금 1000만원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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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5 오후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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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소송 않고 2500만원 챙긴 변호사…죗값은 벌금 1000만원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수임료·공탁금 명목으로 2500만원을 받고도 고소·소송을 진행하지 않은 채 의뢰인에게 거짓말을 한 현직 변호사가 현행법상 자격정지 요건을 밑도는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5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이 법원 형사1단독 김상일 부장판사는 업무상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40대 남성 A변호사에게 지난 12일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A변호사는 의뢰인이 1억원짜리 차용증에 얽힌 사기·횡령 피해를 호소하자 형사고소·민사소송·가압류를 대리하기로 하며 2020년 5월 계약을 체결하고 수임료로 1000만원을 받았다.

의뢰인은 이듬해 3월 A변호사로부터 “가압류를 위해선 담보공탁금이 필요하니 1500만원을 달라”는 말을 듣고 재차 돈을 건넸다. 하지만 사건은 이후 진척이 없었다.

A변호사는 형사고소나 민사소송을 시작하지도 않은 채 민형사 절차들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것처럼 의뢰인을 속였고, 담보공탁금을 사무실 운영비 등에 써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A변호사는 거짓말이 들통나 고소된 뒤에야 의뢰인에게 돈을 돌려주고 합의했다. 검찰(기소검사 방준성)은 지난해 12월 A변호사를 재판에 넘겼다.

김 부장판사는 “고도의 신뢰관계를 유지하며 공익을 위해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변호사가 직무를 저버리고 의뢰인의 담보공탁금을 횡령해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초범이며 합의를 마친 점 등은 A변호사에게 유리한 양형요소로 반영했다.

형사처벌 대상이 된 변호사는 징역·금고 집행유예 이상 형을 선고받아야 변호사법에 따라 일정 기간 자격을 잃는다.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A변호사는 변호사협회에서 별도로 징계를 받지 않는 이상 변호사 자격을 유지할 전망이다.

머니투데이 취재 결과 A변호사는 15일 현재 서울중앙지검 주변에 소재한 모 법무법인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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