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20대 다리미로 지졌다…경찰 뜨자 번갈아 튄 커플

뉴스1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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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1 오전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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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 20대 다리미로 지졌다…경찰 뜨자 번갈아 튄 커플

© News1 DB

전북 전주에서 20대 지적장애인 동생을 집 안 창고에 가둔 채 다리미로 지지는 등 학대를 일삼은 건 다름 아닌 친누나를 비롯한 남녀 4명이었다. 친누나 커플과 동생을 학대한 연인은 번갈아 가며 수사망을 피해 달아난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전주지검 등에 따르면 A씨(25·여)는 지난해 11월 정신과병원에서 퇴원한 친동생 B씨(23)를 전주시 금암동 자신의 월셋집으로 데려 왔다.

지적장애 3급인 B씨는 원래 임실에서 부모와 함께 살았다. 병원 치료가 필요한 B씨를 누나 A씨가 돌보기로 한 것이다. 

전주 집에는 A씨 남매 외에 객식구가 있었다. A씨 남자 친구(27)와 지인인 C씨(31) 커플 등 3명이 단독 주택에서 각각 월세를 내고 함께 살았다.

한집에 5명이 살게 되면서 비극이 시작됐다. 지적장애를 가진 B씨가 두 커플의 표적이었다.

A씨 등은 B씨를 거의 매일 학대했다. 스팀다리미 등을 이용해 B씨의 온몸을 지졌다. 밥을 굶기거나 하루에 한 끼 정도만 줬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해 12월24일부터 31일까지 거의 알몸 상태로 난방기구 없는 창고에 가두기까지 했다.

C씨는 B씨를 주먹과 발로 때리고, 바닥에 엎드려 기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학대는 12월 말까지 한겨울 내내 이어졌다.

고통을 견디다 못한 B씨가 지난해 12월31일 창고에서 “살려 달라”고 소리친 뒤에야 악몽은 끝났다. 

B씨의 다급한 목소리를 들은 이웃이 경찰과 119에 신고하면서 범행 전모가 드러났다. 구조 당시 B씨 온몸엔 화상과 욕창 등 상처가 발견됐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누나와 형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며 마구 때렸다”며 “창고 난방도 제대로 안 돼 너무 추웠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 커플을 현장에서 체포했다. 하지만 이들은 “우리는 남동생을 집에서 돌봤을 뿐 학대한 적이 없다. 상처는 남동생이 자해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C씨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달아났다. 20대 중반인 C씨 여자친구만 경찰 조사에 응했다. C씨 여자친구는 책임을 A씨 커플과 C씨에게 떠넘기거나 일부 혐의를 부인하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이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C씨에 대해 지명수배를 내리고, C씨 가족을 통해 계속 자수를 설득했다. 경찰은 지난달 13일 전주 덕진경찰서에 나타난 C씨를 체포했다. C씨는 혐의를 인정했다. 

경찰은 C씨와 C씨 여자친구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정작 이번엔 C씨 여자친구가 종적을 감췄다.

지난달 15일 전주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C씨는 출석했지만, C씨 여자친구는 나타나지 않았다. 경찰은 C씨만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보강 수사를 마친 전주지검은 10일 특수상해 및 특수중감금,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강요·공동폭행) 혐의로 C씨를 재판에 넘겼다. 앞서 지난 1월20일 A씨 커플도 비슷한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전주지검 관계자는 “C씨 여자친구가 구속 심사 당일 사라졌다”며 “경찰과 협력해 도주한 공범을 잡아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iamg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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