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8명→300명, 제 손으로 직접 뽑은 사람들은요”

뷰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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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1 오후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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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8명→300명, 제 손으로 직접 뽑은 사람들은요”

  •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 고성장을 꿈꾸는 기업을 ‘스타트업’이라고 부릅니다. 많은 이들이 스타트업에 뛰어들며 한국 경제에도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데요. “향후 10년은 한국 스타트업이 시장을 주도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들의 영향력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당신이 알고 싶던 모든 스타트업의 이야기를 현직자의 입으로 생생하게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온라인 클래스 플랫폼 ‘클래스101’(이하 클원)은 성인 대상 취미개발 교육 사이트로 시작했다. 3년 만에 참여 크리에이터 10만 명을 넘겼고, 누적 회원 수는 330만 명에 이른다. 기존 교육시장의 장벽을 허물고 다양한 분야의 온라인 클래스를 선보이며, MZ 세대와 일상에 치인 직장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8명이서 시작한 회사는 300여 명에 가까운 직원들과 함께 나아가고 있다. ‘모두가 사랑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며 새로운 문화와 복지를 바탕으로 성장 중이다.

클원의 채용과 문화를 이끌고 있는 김동현 피플팀 리드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클래스101 사무실에서 만났다. 인터뷰 장소에서 볼 수 있는 “스타트업의 하루는 보통 사람의 일주일이다”라는 문구를 통해 약동적으로 움직이는 조직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날 김 리드는 “잊어야지 배운 것”이라며 “상황에 걸맞게 적용할 수 있는 사고가 중요” 하다고 강조했다.

◇ 대기업에서 스타트업으로

김 리드는 현대차그룹에서 6년간 인사 담당으로 일하며, 새로운 도전을 위해 스타트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리고 간편 송금 서비스 ‘토스’, 여행 플랫폼 ‘야놀자’에서 HR 담당 인원으로 커리어를 쌓고, 클래스101에 합류했다. 제조업 대기업에서 시작해 IT 서비스 스타트업으로 전환한 셈이다. 자신의 커리어가 대척점에 놓여있다고 소개한 김동현 리드는 어떤 계기로 이런 노선을 밟아왔을까.

“시작은 우연이었어요. 삼성전자에서 해외 영업부 인턴으로 근무하며 정규직 전환을 기다렸는데, 결국은 불합격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지원한 현대에선 합격했다는 소식을 받았고, 모비스에서 3년여 동안 조직관리 및 30여개 법인을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운이 좋게도 현대차 그룹의 기획조정실로 들어갈 수 있었고 그곳에서3년 동안 다양한 HR프로젝트 및 그룹HR을 담당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권태기가 빠르게 찾아왔어요. HR 업무에서 내가 커리어를 쌓았을 때 업무의 숙달 이외엔 얻는 게 없을 듯했습니다. 근본적인 체계라든지 시스템 영역에서의 발전은 없을 거라 생각해, 새로운 산업 혹은 새로운 일에 도전하자는 생각에 무작정 스타트업으로 향했습니다. 그렇게 계속해서 도전해오다가 지금의 회사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특별히 이곳에 오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스타트업일지라도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회사들은 익숙해지기도 했고, 그전에 대기업에서 가지고 있던 경험들을 바탕으로 제가 가진 노하우나 장점을 쉽게 투영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정도 저의 성장에 있어 매너리즘에 빠졌었죠. 그래서 저도 새로운 곳에 가서 새로운 영역에 도전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습니다. 아직은 초기 성장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이 어디 있을까를 고민하던 와중에, 빠른 성장 속도 및 확장성 그리고 가슴을 뛰게하는 비전을 보고 클원에 합류했습니다. 클원에서 저와 미팅을 하며 했던 이야기가 있었는데, 좋은 사람이라면 TO에 대해서 생각하지 말고 파격적으로 지원해줄 수 있으니 데려오라 말해 주셨어요. 그 이야기를 들으며 HR이 단순히 지원,관리 조직이 아닌 클원의 성장을 리딩하기위해 같이 고민할 수 있겠다고 확신했습니다.많은 말보다도 그 한마디가 저를 다시 설레게 만들고 선택하게 만들었어요.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HR의 차이가 있을까요?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HR 직무는 관점이 달라요. 사람을 구성하고 회사가 성장하고 존속할 수 있는 본질은 비슷합니다. 대기업은 이미 수익 구조가 안정화돼있고 인프라 중심으로 돌아가는 영역이 큽니다. 반면 스타트업은 불안정한 영역도 있고, 사람과 아이디어를 베이스로 움직입니다. 그러다 보니 개인의 임팩트와 맨파워에 따라 성장이 달라질 수 있어요. 결국은 스타트업에선 채용이 중요한 포인트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합류 이후에 가장 먼저 한 고민은 무엇이었나요?

“제가 입사했을 때 회사 차원에서 바라는 것이 있다면 채용이었습니다. 합류했을 때와 비하면 지금 100여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새롭게 합류했습니다. 빠른 속도로 인원이 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확장도 굉장히 빠른 편이라 그에 맞춰 채용을 하다 보니, 초기 인프라 세팅을 중점적으로 고민했었습니다.

피플팀을 처음 맡고 이미 어느정도 안정적인 조직 (HX파트, GA파트)외 필드에서 실제 문제 해결 및 퍼포먼스를 만들어내는 조직(채용파트, HRBP파트)에 대해 조직 세팅을 집중하였고, 현재 25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피플팀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회사의 빠른 성장에 따른 조직 안정화 및 고도화를 위해 HR시스템/체계 관점에서도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100명에 가까운 인원을 채용하며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특이한 직무로 인해 채용에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어요. 사내에 ‘클래스 MD’라는 직무가 있습니다. 최전선에서 클래스를 기획하고 크리에이터를 초빙해 강의를 여는 일을 맡아요. 이런 직무를 하기 위해 어떤 경력과 경험이 필요한지 고민을 했어요. 클래스를 기획할 줄도 알아야 하고, 크리에이터를 설득하고, 실제 비즈니스 임팩트를 만들어내는 일을 최전선에서 수행해요. 그런데 사실 시장에 이런 사람은 없습니다.

시장을 분석해 클래스를 기획하고 크리에이터를 섭외해 회사에 임팩트까지 줄 수 있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아요. 이 직무를 뽑기 위해 구성원들의 이력을 살펴봐도 공통점이 없었어요. 검증하는 시간을 가지자니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죠. 그래서 저희는 유연하게 대처하기로 했습니다. 상황에 따라 영업력이 중요하고 또 어떤 때는 기획력이 중요할 수도 있지만 그 부분은 회사의 정책과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며 채용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피플팀에서 현재 직원에게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요?

“기본적인 복리후생의 원칙은 업무에 몰입하기 위해 회사에서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최대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포괄임금제를 폐지한 것도 한 부분인 거죠. 또 야근을 하면서 야근비나 식비, 교통비에 딱히 제한을 두지 않아요. 또, 직원들이 직접 우리 서비스를 사용하며 고객관점에서 고민을 하고 피드백을 줄 수 있도록 클래스 수강도 지원하고 있어요. 그래서 얼마 전엔 해금 클래스를 수강하며 해금을 구매하는 동료도 있었어요.”

클원만의 평어 문화도 눈길을 끄는 요소 중 하나였습니다.

“평어 문화는 팀원 간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줄이고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 채택한 것 중 하나였습니다. 최근에 들어서는 경어를 기본 언어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평어 문화에서 문제점이 생겼다기보다는,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해나고 시니어 경력자가 많아지는 과정에서 고민한 결과였습니다. 다양성과 변화를 유려하게 수용하기 위해 경어를 사용하기로 결정한 거죠. 경어를 쓰면서 평어에서 가졌던 의사소통의 속도라든지 친밀함이 떨어질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보완할 수 있도록 다양한 관점에서 고민과 노력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문화에 적응하기 힘들어한 사람도 있진 않았나요?

“과거 인터뷰 과정에서 보면 경력직분들의 제일 큰 걱정은 평어 문화지만 입사 후 적응 과정에서 평어는 사실 그렇게 어려운 문화가 아니었습니다. 평어보단 빠르고 애자일한 실험 문화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분이 많았습니다. 클원의 속도가 너무 역동적이라 다른 회사에서 1년 동안 준비를 하거나 고민할 문제를 최대한 빠른 시간에 일단 실행해보며 수정, 보완하며 발전시키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빠르고 유연한 실행력과 시장에 대한 대응력이 필요해요. 1년동안 평균 10여개의 신사업 아이템이 진행되고 그중에 50%정도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습니다. 다른 어떤 스타트업 회사들보다도 클원은 훨씬 빠르고 다이나믹한 곳입니다. 불과 6개월만에도 클원은 다른 회사라고 느낄 정도로 굉장히 빠릅니다. “

스타트업 인사담당자로서 지원자의 어떤 부분을 보나요?

“먼저 회사의 문화와 잘 맞는 사람인지 보게 됩니다. 착하고 똑똑하고 야망 있는 사람이 우리가 추구하는 인재상이지만 면접을 통해서 100% 그 사람에 대해 검증할 순 없습니다. 1년을 지켜봐도 모르는 게 사람이더라고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변동성이 높고 다이내믹하게 조직이 변화하다 보니, 즐길 줄 아는 사람이 적합하더라고요. 한때 저희 시즌 포스터의 콘셉트도 서퍼였는데, 파도나 물은 예측 가능하지 않고 변동이 많잖아요? 휩쓸리기보단, 그 위에서 서핑을 하며 즐기는 사람들이 이 변동성을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변화를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 적응에도 쉽게 적응할 수 있었죠. 그래서 빠른 변화를 즐길 줄 알고 나아가 주도할 수 있는 사람을 찾게 되는 듯합니다.”

지금은 어떤 방식으로 채용하고 있나요?

“공고를 올려 지원받기도 하지만, 현재 클원은 더 성장해야 할 단계에 있습니다. 부서마다 경력직의 합류가 필요한 상황이 필요한 상황이라 입사자 중 약 20%가 아웃바운드로 전략적 채용을 진행하고 있고, 리드급은 90%가 아웃바운드로 합류 중입니다. 회사의 성장을 견인하고, 지금보다 더 높은 단계로 성장하기 위해 이런 채용 형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HR 직무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줄 수 있다면?

“회사 관점에서 해야 하는 것과 개인 HR 담당자 철학에서 하고 싶은 일은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조직은 회사가 잘 성장할 수 있기 위해 존재합니다. 독단적으로 현실을 고려하지 못하고 진행하고자 한다면 이격이 생길 수도 있고요. 아무리 책 속이나 케이스에서 나오는 좋은 문화와 제도가 있다 하더라도, 실제 각 회사 조직에서는 그걸 그대로 똑같이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단순한 조직이 부족하고 나쁘다는 관점이 현실적인 상황과 여건 차원에서 다양한 이유가 존재합니다. 언제든 바꾸려고 시도하거나 의지는 막지 않아요, 다만 이걸 위한 고민이 어디까지 되어있는지에 대해서 살펴봐야 합니다. HR로서 일을 잘하기 위해선 작업에 앞서 몇 개월 동안 씨를 뿌리고 밭을 가는 과정에 더 집중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스타트업에서 유연한 HR을 하기 위해선 다양한 지식과 경험은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거기에서 멈추게 되면 그 사람은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기보단 많은 것을 공부한 사람이 되기 쉽습니다. 암기한 뒤 기존에 주어진 기본유형 문제를 푼다해도 결국 응용문제를 풀지 못하면 그것은 죽은 지식입니다. 배운 것을 다 소화하고 틀을 잊어버려야지만 새로운 환경과 문제에 대해 본질적으로 보고 고민하게 되는 관점과 내공이 생기게 됩니다. 그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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